[게임 노트] '기적 일군 사제지간', 서로를 겨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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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전 기적을 연출했던 스승과 제자가 이제는 팀의 맞대결로 서로를 겨누는 입장이 되었다. 한화 이글스 감독으로 취임해 지휘봉을 잡고 있는 김 감독과 확고부동한 SK 간판 에이스로 자리매김한 김광현. 25일 한밭에서 운명적인 맞대결이 펼쳐진다.
2006년 말 SK 감독으로 자리한 김 감독은 취임 후 학생 티를 벗지 못한 김광현(안산공고 출신 1차 지명)을 두고 장차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투수가 될 것이라고 장담하고 그를 특별히 지도했다. 2007시즌 김광현은 20경기에서 3승 7패 평균자책점 3.62로 기대에는 다소 못미치는 모습을 보여주었지만 김 감독은 그에게 특별한 경험을 선사하고자 2007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포함시켰고 이에 김광현은 그런 스승의 믿음에 보답했다.
2007년 한국시리즈 4차전이 열렸던 잠실 구장. 이 경기 전까지 두산이 2승 1패로 앞서나가고 있었다. 더군다나 두산의 4차전 선발은 당시 22승을 올렸던 다니엘 리오스. 그러나 3차전에서의 9-1 완승으로 팀 분위기가 살아났음을 감지한 김 감독은 4차전 선발로 김광현을 믿고 선발로 기용했다. 그 결과는 야구팬들이 모두 알다시피 김광현의 완승과 SK의 4차전 승리였다. 이날 김광현은 7⅓이닝 동안 9개의 삼진을 잡아내며 역대 신인 한국시리즈 한 경기 최다 탈삼진을 기록하며 4-0 완승을 이끌었다.
그의 호투 속에 시리즈를 원점으로 만든 SK는 이후 두 경기를 이기며 리버스로 창단 첫 우승을 차지하는 감격을 누렸다. 그렇게 한국시리즈에서 맹활약하며 팀이 창단 첫 우승을 거머쥐는 데 큰 역할을 했던 김광현은 이듬해인 2008시즌부터 완벽하게 성장한다. 2008년부터 2010년까지 3년 연속 10승 이상을 기록했고 2008년에는 리그 MVP까지 거머쥐었고 베이징올림픽에서 호투하며 금메달까지 목에 거는 등 인생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김광현의 성공. 데뷔 첫 해 채찍과 당근을 함께 제공하면서도 성공을 예견한 김 감독의 조련이 큰 몫을 차지했다.
이 둘의 뜨거웠던 만남과 환상적인 궁합은 김 감독이 2011시즌 중도 사퇴하면서 아쉽게 끝나고 말았다. 더욱 안타까웠던 것은 김광현이 당시 부상으로 인해 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것. 김 감독이 SK를 떠난 뒤에도 돈독한 사제의 정은 여전했다. 지난해 12월 김광현의 결혼식 당시 주례가 바로 김 감독이었기 때문이다.
SK 사령탑에서 물러난 이후 김 감독은 2012년 한국 최초의 독립리그팀인 고양 원더스의 초대 사령탑으로 취임했다. 김 감독은 프로 지명을 받지 못하거나 방출당한 선수들을 지도하며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이끌었다. 그리고 2년 뒤인 2014년 한화 이글스의 지휘봉을 잡으며 3년 만에 프로에 복귀했다.
그리고 25일. 그 어느 누구보다 돈독했던 스승과 제자가 이제는 적이 되어 만난다. 특별한 사제관계이지만 그라운드 위는 냉정하다. 더욱이 김 감독은 최근 몇 년 간 최하위권을 맴돌았던 한화의 성적을 수직상승시켜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김광현 또한 메이저리그 진출 도전이 실패로 귀결된 뒤 2년 간 명성에 걸맞는 모습으로 완전한 FA가 되어 메이저리그를 다시 노크하겠다는 각오다.
올 시즌 김광현의 초반 성적은 4경기 3승1패 평균자책점 5.40으로 투구 내용이 아쉽다. 김 감독은 SK 재임 당시에 비해 인자해졌으나 적어도 그라운드 위의 김 감독은 치밀한 승부사 그 자체다. 초반 제구난이 나온다면 김 감독이 그 틈을 파고들 수 있다. 김 감독의 한화 또한 24일까지 10승10패 승률 5할(5위)로 갈 길이 급하기 때문이다.
[사진] 김성근 감독-김광현, 추억이 된 사진 ⓒ SK 와이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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