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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 이슈] '전주월드컵'엔 없는 '옛 전주성'의 특별한 맛과 멋

작성일: 2017.04.03 12:00 유현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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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주종합경기장에서 2골을 터뜨린 김진수.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티비뉴스=전주, 유현태 기자] 전북 현대가 옛 전주성에서 시즌 2번째 경기를 치렀다. 앞으로 5경기가 남았다. 시설은 열악했지만 축구를 즐기기에 전혀 문제가 없었다. 가끔 옛 전주성에서 경기를 펼치는 것은 어떨까.

전북 현대는 2일 전주종합경기장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2017 4라운드 FC서울과 경기에서 1-0으로 이겼다. 전북은 옛 홈 경기장인 전주종합경기장에서 이번 시즌 모두 승리했다. 이정도면 '옛 집'이 맘에 들 만하다.

전북은 2002년 한일 월드컵 이후 전주월드컵경기장을 홈으로 사용하고 있다. '장기 집권' 중인 최강희 감독도 전주종합경기장에서 경기를 치르는 것은 이번 시즌이 처음이라고 했다. 

전주종합경기장의 시설 자체는 열악하다. 1라운드 전남 드래곤즈와 경기에선 잔디 때문에 경기력에도 문제가 있었다. 경기장에서 비와 햇빛을 가려줄 지붕도 없는 곳이 태반이다.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다 보니 이동식 화장실 이용을 권유할 정도로 편의 시설도 부족하다. 좌석도 낡았다.

▲ 전북 서포터즈 MGB, 전주종합경기장 입구, 경기장 뒤로 선 빌딩, 전주종합경기장 밖 입장을 기다리고 있는 팬들. ⓒ전주, 유현태 기자

그런데도 전주종합경기장은 매력이 있다. 1라운드 뒤 어느 정도 경기 운영 '노하우'를 찾은 듯했다. 전남 드래곤즈와 시즌 개막전에서 지적됐던 잔디 문제도 어느 정도 해결된 듯했다. 선수들이 뛰는 데 지장은 없었다. 안전 요원과 경기 운영 요원도 충분히 배치해 길을 찾는 것도 마냥 어렵지 않았다. '초행길'인 기자도 기자석 입구를 찾지 못했지만, 안내 요원의 도움으로 기자석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

전주종합경기장은 위치가 좋다. 시가지와 어울어진 경기장을 K리그에서 보는 것이 쉽지 않다. 접근하기 좋다. 전라북도 다른 지역에서도 올 수 있는 버스 터미널과도 매우 가깝다. 전주종합경기장은 전주 시내 번화가에서도 멀지 않다. 전북대학교 앞 대학가는 길 하나를 두고 붙어 있다. 경기 전부터 전북의 유니폼을 입은 사람들이 거리를 돌아다니며 점심을 먹을 곳을 찾았다. 가만히 있어도 경기 홍보가 되는 셈이다.

경기 뒤 즐길 거리를 위해서도 좋은 위치다. 축구 팬들이라면 같이 경기장을 찾은 사람과 경기를 마친 뒤 맛있는 음식과 필요하다면 술을 곁들여 축구 이야기로 꽃을 피우는 것에서 행복을 느끼곤 한다.

전북 최강희 감독도 "시설이 열악한 것만 빼면 좋다. 접근성도 좋고 경기 끝나고 음식을 먹기에도 용이해 팬들 중에 좋아하는 사람도 있다더라"고 말했다.

지나치게 크지 않은 관중석도 좋았다. 경기장 분위기가 뜨거웠다. 서울전 전주종합경기장엔 19141명의 관중이 찾았다. 수용 인원이 4만 명을 넘는 전주월드컵경기장이었다면 절반도 채우지 못한다. 그러나 전주종합경기장은 경기장은 얼추 찼다. 빈 좌석보다 관객이 훨씬 많았다. 당연히 경기장은 팬들의 소리로 들끓었다. 옆에 앉은 관중의 소리에 덩달아 흥이 났다. 기자석은 열악했지만 전북의 VIP 팬들 사이에 있었다. 덕분에 기자들도 더욱 박진감 있는 경기를 즐길 수 있었다.

대다수 월드컵 경기장은 교통과 주차 문제 등을 이유로 도시 외곽에 지어졌다. 경기 자체는 즐기기 좋지만 그 이후의 즐길 거리가 부족하다. 전주월드컵경기장은 주차도 편하고 경기장 시설도 좋지만, 경기만 즐기고 모두 헤어져야 한다. '팝콘'도 없고 '푸드 코트'도 없는 영화관이 아쉽지 않을 사람이 있을까.

오래 전부터 전북을 응원해 온 이른바 '올드 팬'의 향수를 일으킬 수도 있다. 부산 아이파크 팬 가운데 부산 구덕운동장에 대한 추억을, 울산 현대 팬 가운데 울산 공설운동장의 추억도 안고 있는 축구 팬들도 적지 않다.

강원FC, 부산 아이파크, 전남 드래곤즈 등 K리그 클럽 가운데도 경기장을 옮기면서 경기를 치르는 경우가 종종 있다.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을 마친 뒤에도 새 전주성과 옛 전주성을 오가며 경기를 치르는 것은 어떨까. 시설과 경기 운영이란 현실적 문제는 노력한다면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은 전북이 어느 정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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