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S]① 남궁민 "'김과장'은 19년 뚝심 무너뜨린 작품"
작성일: 2017.04.12 07:35
문지훈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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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궁민은 지난 2015년 SBS '냄새를 보는 소녀'에서 사이코패스를 연기하며 두각을 나타냈다. SBS '리멤버-아들의 전쟁'(이하 '리멤버')에서는 분노조절장애를 앓는 남규만에 동화돼 악역의 화룡점정을 찍었다. SBS '미녀 공심이'를 통해 더욱 주가를 높인 그는 지난달 종영한 KBS2 '김과장'으로 대세 입지를 완전히 굳혔다.
KSB2 수목드라마 '김과장'(극본 박재범, 연출 이재훈)은 지방 조폭 회사의 자금을 관리하던 '삥땅'의 대가 김성룡(남궁민 분)이 특유의 노하우와 언변으로 위기에 처한 회사를 구하는 과정을 담았다.
모든 사건은 김성룡을 중심으로 흘러갔기에 장면마다 남궁민이 등장했다. '김과장'이 '남궁민의 원맨쇼'라고 불렸던 이유다. 남궁민은 폭넓은 감정 연기를 발휘, 얼떨결에 의인이 되고 정의롭게 변하는 김성룡을 입체적으로 구현해냈다. 능글맞은 말투와 몸개그로 웃음을 주면서도 부조리한 사회상을 비판해 통쾌함까지 선사했다.
남궁민의 호연에 힘입어 '김과장'은 17.2%(닐슨코리아, 전국 기준)의 시청률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 동시간대 경쟁작 SBS '사임당, 빛의 일기'(이하 '사임당')도 가볍게 제쳤다.
◆ 이하 남궁민과 나눈 일문일답
Q. 전작에 비해 김성룡은 어떤 점이 달랐나.
김성룡이 '리멤버' 남규만보다 연기하기 어려웠다. 매 장면마다 웃겨야 해서 집중력이 약간만 저하돼도 연기가 어려웠다. 또 김성룡이 나와 아예 다른 인물이라 나라는 사람을 완전히 숨겨야 했다. 방심하면 남궁민의 리액션이 나왔다. 김성룡은 생각하는 방식부터 괴짜며, 적극적이고 공격적이다. 말도 너무 빠르고 뻔뻔하다. 이에 비해 나는 소극적이고 신중하다. 맡았던 캐릭터 중 가장 나와 달랐다.
Q. 김성룡을 구현하기 위해 어떤 부분에 가장 중점을 뒀나.
말의 속도를 높였고 대사를 딱딱 끊어서 건들거리는 느낌을 줬다. 스스로 외국 사람으로 착각한다고 생각하고 손짓을 많이 했고, 표정도 역동적으로 변화시켰다. 헤어, 의상 등 외적인 부분에도 변화를 줬다. 촌스러운 노란색으로 염색했고 의상은 구제 시장에 가서 직접 샀다. 오천 원 짜리 티셔츠, 4만원 짜리 모피 코트도 다 내가 골랐다. 노란 컨버스도 부산에 사는 지인을 통해 구했다. 남궁민이라는 사람의 사고 방식과 완전히 대조되는 것들만 찾아다녔다.
Q. '사임당'과 경쟁에 대한 부담이 있었을 것 같다.
자기 드라마에만 집중하면 드라마가 잘 되는데, 남의 작품을 의식하는 순간 잘 안되는 것 같다. 나는 상대를 생각하지 않고 우리 작품에만 집중했다. 자신 있었다. 물론 이영애 씨의 복귀작이고 200억이 든 작품이니 신경은 조금 쓰였다. 하지만 '사임당이 대작이니까 우리는 망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잘 될 것이라 생각하고 재밌게 촬영했다. 대본이 정말 재밌었기에 당연히 시청률은 잘 나올 것이라고 생각했다. 작품을 많이 하다 보니까 전체를 보는 능력이 생긴 것 같다.

일단 재밌다는 점이 가장 큰 이유다. 앞 회차를 못 보고도 내용을 쉽게 알 수 있었고, 편안하게 웃을 수 있었다. '사이다 드라마'인 것도 인기 요인이다. 엔딩이 잘 나와 더 좋아해주신 것 같아서, 10회 넘어가면서 엔딩에 대한 부담이 생겼다. 표정을 많이 연구했다.
Q. '김과장'으로 대세 배우 입지를 완전히 굳혔다.
그런 말을 자주 들었는데, 나 스스로는 '김과장'으로 인해 많이 부족하다고 느꼈다. 전에는 내가 완성형이 돼가고 있다고 생각했다. 19년이라는 기간 동안 연기를 하다보니 내 고집, 뚝심이 생겨서 남의 말을 듣기기도 힘들었다. 하지만 '김과장'으로 많이 겸손해졌고, 노력의 원동력이 됐다. 이 작품을 하지 않았다면 나는 정체기를 겪었을 것이다. 연기자는 날카로운 칼날을 유지하기 위해 항상 칼을 갈고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게 한 작품이다. 앞으로 부단히 노력하면서 발전하는 배우가 돼야겠다는 의지가 생겼다.
Q. 모든 배우와 좋은 케미를 형성했다.
케미가 좋다는 칭찬은 항상 기분이 좋다. 사람들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진솔하게 받아들일 수 있다는 능력이 있다는 이야기다. 나는 상대 배우의 의견과 말을 많이 들으려고 노력한다. 그러면서 케미가 생기는 것 같다. 배우들 중에는 대사만 외워오고 호흡을 맞추려 하지 않아 벽처럼 느껴지는 사람이 있다. 하지만 이번에 같이 연기한 분들은 열려 있는 분들이었다. 누구와 만나서 이야기를 하든 편하게 이야기했다.
Q. 거의 모든 캐릭터를 연기했다. 또 도전해보고 싶은 역할이 있나.
좋은 감독, 작가, 대본이 있다면 어떤 역할이든 할 생각이다. 특정 역할에 정착하거나 스스로 괜찮다고 인정해버리면 배우로서 발전은 끝나버린다. 지금 당장 내게 어색한 캐릭터라도 도전해 볼 계획이다.
Q. 데뷔 19년 차에 뒤늦게 빛을 발했다.
나는 늦게 빛을 본 이 상황이 오히려 고맙다. 그동안 꾸준히 경험을 쌓으면서 스스로를 돌아볼 기회를 얻었다. 노력할 수 있는 시간도 많았다. 일찍이 잘 됐다면 다른 사람 조언도 듣지 않고 하고 싶은대로 했을 것 같다. 무명으로 지낸 기간도 나에겐 선물 같은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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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지훈 인턴기자 mjh@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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