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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CWS 외야는 '가르시아 세상', 1982년 해태 타이거즈 외야는 '김 씨 세상'

작성일: 2017.04.19 12:06 신명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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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년 올스타전에서 재회한 해태 타이거즈 전성기 동료들. 선동열 김종모 서정환 한대화 김성한 홍현우 장채근 김일권 김봉연 이순철(왼쪽부터)

[스포티비뉴스=신명철 기자] 지난 15일 재미있는 외신 한 꼭지가 여러 매체에 소개됐다. 메이저리그 역사상 처음으로 같은 성(姓)을 가진 외야수 세 명이 한 팀 유니폼을 입고 선발 출전했다는 내용이다.

시카고 화이트삭스는 이날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 타깃필드에서 열린 2017년 메이저리그 미네소타 트윈스와 방문 경기 선발 라인업에 좌익수 윌리 가르시아(25), 중견수 레이오리 가르시아(26), 우익수 아비사일 가르시아(26)를 올렸다. 아비사일은 5번, 윌리는 7번, 레이오리는 9번 타순에 배치됐다.

메이저리그 홈페이지 MLB.com에 따르면 메이저리그 역사에서 '스미스'라는 성을 가진 선수가 약 160명 있었다. 약 111명의 선수는 존슨이라는 성을 썼다. '데이비스'나 '잭슨', '존스', '곤살레스' 등도 메이저리그에서는 흔한 성이다.

미국 스포츠 통계 전문 회사 엘리어스 스포츠 뷰로에 따르면 메이저리그에서 같은 성을 가진 한 팀의 외야수 3명이 같은 경기에서 선발 출전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도미니카공화국 출신의 '알루 3형제'(펠리페, 매티, 헤수스)가 1963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서 한솥밥을 먹으며 8경기에 같이 출전했으나 셋이 함께 선발로 나선 적은 없었다.

화이트삭스의 '가르시아' 세 명은 가족 관계도 아니다. 윌리와 로리는 도미니카공화국, 아비사일은 베네수엘라 출신이다.

그렇다면 KBO 리그에서는 이와 비슷한 사례가 없을까.

1982년 4월 24일 대구 시민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경기에 나선 해태 타이거즈 라인업을 살펴보자. 1번 좌익수 김일권 2번 2루수 차영화 3번 1루수 김성한 4번 지명타자 김봉연 5번 우익수 김준환 6번 3루수 김종모 7번 중견수 김우근 8번 포수 김용만 9번 유격수 조충열에 선발투수 김용남까지 10명의 선수 가운데 8명이 김 씨이고 외야수 3명은 모두 김 씨다.

프로 야구 원년인 그해 해태의 KBO 등록 선수는 김용남 강만식 이상윤 신태중 방수원(이상 투수) 박전섭 김용만 김경훈 홍순만(이상 포수) 김봉연 차영화 김성한 최영조 조충열 임정면(이상 내야수) 김준환 김우근 김종모 김종윤 김일권 등 20명인데 이 가운데 10명이 김 씨이고 외야수 5명은 모두 김 씨다.

1982년 시즌 내내 해태 외야수는 '김 씨 트리오'일 수 밖에 없었다. 시카고 화이트삭스 사례는 1980년대 초반 해태에서는 일상(日常)이었다.

1982년 해태의 김 씨 선수들은 그 무렵 프로 야구 취재기자였던 글쓴이가 기억하는 한도에서는 모두 친척 관계가 아니다. 그 무렵 친·인척 관계로 화제가 된 선수는 1983년 20승 투수 이상윤이다. 이상윤의 장인은 한국인 첫 프로 복싱 세계 챔피언(WBA 주니어 미들급)인 김기수(작고)다. 김기수는 프로 야구 원년 ‘홈런왕’ 김봉연과 동서 사이다.

1980년대 초반 해태 선수단의 김 씨 비율은 매우 높은 편이다. 주전은 두 말할 나위가 없고. 2015년 11월 1일 현재 인구 5,107만 명 가운데 김 씨는 1.069만 명으로 20.9% 정도다.

선수단뿐만이 아니다. 그해 시즌 초반 사령탑도 김 씨였다. '빨간 장갑의 마술사'로 불린 김동엽(작고)은 유남호와 조창수 두 코치와 함께 해태를 이끌었다.

1980년대 초반 해태 선수들 가운데 김일권은 '대도(大盜)'로, 방수원은 KBO 리그 첫 노히트노런 기록으로, 김성한은 1982년 시즌 10승-3할 타율 '투타 겸장'으로, 주전 유격수 조충열은 '땅콩'이라는 별명으로, 김종모는 정교한 중거리 타격으로 야구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김 씨가 중심을 이룬 해태는 또 다른 김 씨 사령탑인 김응룡 감독 지휘 아래 1983년 한국시리즈에서 MBC 청룡을 4승 1무로 가볍게 누르고 '김 씨 해태 왕조'의 출범을 알렸다. 그해 한국시리즈 MVP는 김봉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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