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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명철의 스포츠 뒤집기] 눈여겨봐야 할 일본 탁구의 재기 과정

작성일: 2017.06.07 16:16 신명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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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상수 ⓒ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신명철 기자] 6일 독일 뒤셀도르프에서 막을 내린 2017년 세계탁구선수권대회(개인전)에서는 중국 독주 판도에 약간의 균열이 생겼다. 균열을 일으킨 주인공은 한국과 일본인데 일본이 좀 더 강한 충격을 중국에 던졌다. 이번 대회에서 메달을 딴 중국 외 나라는 한국과 일본, 대만과 홍콩, 싱가포르, 독일 등 6개국이다.

한국은 이상수가 2007년 자그레브(크로아티아) 대회 유승민 이후 10년 만에 남자 단식 메달리스트(동)가 됐고 이상수-정영식 조는 남자 복식에서 2015년 쑤저우(중국) 대회 이상수-서현덕 조에 이어 2개 대회 연속 동메달을 기록했다. 나름대로 선전한 결과다.

일본은 혼합 복식의 요시무라 마하루-이시카와 가쓰미 조가 금메달을 차지했다. 일본이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것은 1979년 평양 대회 남자 단식 오노 세이지 이후 38년 만이다.

남자 복식에서는 모리조노 마사다카-오시마 유야 조가 은메달, 니와 고키-요시무라 마하루 조가 동메달을 거머쥐었다. 여자 단식에서 히라노 미우, 여자 복식에서 이토 미마-하야타 히나 조가 동메달을 보태 일본은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 1개와 은메달 1개, 동메달 3개의 짭짤한 성과를 올렸다. ‘만리장성’(금 4 은 3 동 2.5)을 크게 무너뜨리지는 못했지만.

메달에 앞서 특정 나라의 탁구 실력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남녀 단식 8강을 보면 일본은 남자부에서 하리모토 도모가츠와 니와 고키가, 여자부에서 이시카와 가쓰미와 히라노 미우가 이름을 올렸다. 남녀 4명으로 8명의 중국(여 5명 남 3명) 다음으로 많다. 한국과 싱가포르, 독일과 홍콩이 1명씩이다.

▲ 히라노 미우
남녀 단식에서 이상수와 함께 ‘유이’한 중국 외 메달리스트인 히라노 미우는 2000년 4월 14일생이다. 17살인 히라노 미우는 지난해 필라델피아(미국)에서 열린 월드컵에서 우승했고 올해 우시(중국) 아시아선수권대회서 정상에 올랐다.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에서는 단체전과 개인전에서 금메달 1개와 은메달 3개를 거둬들였다. 2014년 인천 아시아경기대회 단체전 은메달 멤버이기도 하다. 14살 때 아시안게임 메달리스트가 된 것이다. 일본인들로서는 ‘탁구 천재’로 불렸던 후쿠하라 아이를 뛰어넘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클 수밖에 없다. 히라노 미우는 일본 선수로는 1969년 뮌헨(독일) 대회 고와다 도시코(금메달) 이후 48년 만에 여자 단식 메달 주인공이 됐다. 일본으로서는 이 메달의 의미가 각별하다. 뮌헨 대회에서 일본은 남자 단체전과 남녀 단식, 혼합복식에서 금메달 4개와 은메달 2개, 동메달 5개를 차지했다. 세계 탁구계에서 ‘만리장성’의 위력이 본격화하기 전인 1950~60년대 일본은 세계 탁구 최강이었다. 옛 영화를 뒤로한 지 오랜 세월 끝에 거둔 히라노 미우의 성적이 일본에는 특별할 수 밖에 없다.

​뮌헨 대회에서 한국은 최정숙-최환환 조가 여자 복식 동메달을 차지했는데 한국이 세계탁구선수권대회 개인전에서 처음으로 획득한 메달이다. 단체전에서는 1959년 도르트문트(독일) 대회에서 여자가 은메달을 차지한 게 세계탁구선수권대회 첫 메달이다.

1970년대 들어 중국의 초강세가 시작되면서 1980년대 이후 일본은 한국과 북한에도 밀리는 처지가 됐다. 1973년 사라예보(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대회 한국 1위 중국 2위 일본 3위-1975년 캘커타(인도, 오늘날의 콜카타) 대회 중국 1위 한국 2위 일본 3위-1979년 평양 대회(북한 방해로 한국 출전 불발) 중국 1위 북한 2위 일본 3위-1981년 노비사드(세르비아) 대회 중국 1위 북한 2위 한국 3위 등 여자 단체전 성적에서 바뀐 세계 탁구 판도를 알 수 있다.

일본이 개최한 1991년 지바 대회 여자 단체전 순위(코리아 1위 중국 2위 프랑스 3위)에서 일본은 없다. 이 대회에서 일본은 하나의 메달도 따지 못했다. 남북 단일팀 코리아는 여자 단체전 금메달(현정화 리분희 홍차옥 유순복)과 함께 여자 단식 리분희 은메달, 남자 단식 김택수 동메달, 혼합복식 김성희-리분희 조 동메달 등 중국(금 3 은 4 동 4)과 스웨덴(금 3 은 1 동 1)에 이어 종합 성적 3위에 올랐다. 이 무렵 남자부는 중국과 스웨덴이 세계 탁구 판도를 양분하고 있었다. 일본은 보이지도 않았다.

그러던 일본이 2001년 오사카 대회 여자 복식 동메달로 시동을 걸더니 2009년 요코하마 대회와 2013년 파리 대회 남자 복식 동메달, 2011년 로테르담(네덜란드) 대회 혼합복식 동메달과 2015년 쑤저우 대회 혼합 복식 은메달을 차지했다. 남자 단체전에서는 2008년 광저우(중국) 대회부터 2014년 도쿄 대회까지 4개 대회 연속 동메달 그리고 직전 대회인 2016년 쿠알라룸푸르(말레이시아) 대회 은메달을 거머쥐었고, 여자 단체전에서는 2001년 오사카 대회부터 2010년 모스크바(러시아) 대회까지 5개 대회 연속 동메달 그리고 2014년 도쿄 대회와 2016년 쿠알라룸푸르 대회 2연속 은메달을 획득하는 회복세를 보였다.

그리고 이번 개인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중국(금 4 은 3 동 2.5)에 이어 종합 성적 2위를 기록했다. 1950~60년대 탁구 강국 수준은 아니지만 상당한 수준에서 옛 명성을 되찾았다. 이렇게 되기까지 과정을 한국 탁구 관계자들은 잘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번 대회에서는 나타나지 않았지만 ‘위기의 한국 탁구’는 한때 중국 선수 귀화와 재중 동포 영입 등으로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해 보려고 했다. 반짝 효과가 있었지만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단체전 세계탁구선수권대회는 내년 할므스타(스웨덴)에서, 개인전 세계탁구선수권대회는 2019년 부다페스트(헝가리)에서 열린다. 내년에는 자카르타 아시아경기대회에서 탁구 경기가 열린다. 이들 대회는 단기 대책이 필요하지만 2020년 도쿄 올림픽부터는 중·장기 발전 방안이 나와야 한다.

1973년 사라예보 세계선수권대회와 1991년 지바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단체전 금메달, 1988년 서울 올림픽 남자 단식 유남규와 여자 복식 양영자-현정화 조 금메달, 2004년 아테네 올림픽 남자 단식 유승민 금메달 등 수많은 국제 대회 승전보로 스포츠 팬들은 물론 국민에게 기쁨을 안겼던 한국 탁구, 반드시 다시 일어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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