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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신? 안일? KIA, 불펜 활용이 불러온 '고척 참사'

작성일: 2017.09.04 05:50 고유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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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한승혁-심동섭-박진태-김진우

[스포티비뉴스=고유라 기자] KIA 타이거즈가 믿을 수 없는 역전패를 당했다.

KIA는 지난 3일 고척 넥센전에서 7-1로 앞서 있던 9회에만 7실점하며 7-8 끝내기 패배를 당했다. KIA는 5연승 행진을 악몽 같은 패배로 멈춰야 했다. 2위 두산과의 승차는 4.5경기 차로 아직 큰 위기라고 할 수는 없지만 선두 KIA의 약점을 고스란히 보여준 경기였다.

KIA는 선발 헥터 노에시가 8이닝 1실점을 한 뒤 6점차로 넉넉히 앞선 상황에서 한승혁을 마운드에 올렸다. 한승혁은 김하성에게 볼넷, 장영석에게 좌월 2루타를 맞은 뒤 고종욱에게 1타점 땅볼을 허용했다. 이어 이택근에게 좌전 적시타를 맞고 교체됐다.

그런데 마운드에 올라온 투수는 심동섭이었다. 그는 지난달 30일 삼성전에서 5이닝 무실점으로 선발승을 거두며 5일 선발 등판이 유력했으나 이날 갑자기 몸을 풀고 마운드에 올랐다. 심동섭은 채태인과 대타 김민성을 연속 볼넷으로 내보낸 뒤 이정후를 삼진으로 잡았지만 2사 만루에서 서건창에게 2타점 적시타를 내줬다.

KIA 벤치의 불펜 시험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7-5로 쫓기던 2사 1,2루에서 다음 투수로 박진태를 올린 것. 가장 센 카드를 꺼내 막아도 아쉬운 흐름에서 올해 3이닝 던진 세이브 2번만 있을 뿐 터프세이브는 한 번도 없던 대졸 신인 박진태가 등판했다. 그는 결국 마이클 초이스에게 볼넷을 내줘 다시 2사 만루 위기를 만든 뒤 김진우로 바뀌었다.

KIA에는 김세현과 김윤동이라는 필승조가 있으나 김세현은 1일, 2일 경기에서 던졌고 김윤동은 지난주 6경기 중 4경기에 던졌다. 2일 양현종의 18승을 날린 블론세이브를 기록하기도 했다. 김세현의 3연투를 막기 위해 KIA는 전날 8회 1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던 김진우를 최후의 보루로 꺼냈다.

하지만 약 한 달을 쉬고 온 김진우의 팔은 일찍 풀리지 않았다. 김진우는 계속해서 스트라이크존을 크게 벗어나는 공을 던지며 위기를 자초했다. 그는 김하성을 9구 싸움 끝에 볼넷으로 출루시켜 7-6을 만든 뒤 장영석에게 몰린 공을 던져 2타점 적시타를 맞으며 끝내기를 허용하고 말았다. 전날 양현종에 이어 헥터가 18승을 놓쳤다. 팀은 5연승을 마감했다.

이날은 월요일 휴식을 앞둔 일요일이었다. 1일 16개, 2일 14개를 던지며 투구수가 많지 않았던 김세현의 3연투도 생각해볼 수 있는 상황이었다. 어찌 됐든 점수차가 점점 줄고 있는 상황에서 오히려 더 경험이 부족하거나 구위가 불안정한 투수들이 나오는 KIA의 불펜 운용은 등판한 투수들에 대한 맹신, 혹은 6점차에 대한 안일한 대응이라는 느낌을 강하게 줬다.

KIA는 이날 패배로도 두산과 4.5경기 차이가 난다. 팀들마다 20경기 남짓 남겨놓은 상황에서 뒤집기 쉬운 점수차는 아니다. 그러나 1패 이상의 충격을 안은 이번 경기로 인해 앞으로의 불펜 활용에도 변화가 필요해졌다. 선수들의 멘탈 회복은 물론, 비슷한 상황이 왔을 때 대처 방법을 벤치도 한 번 더 생각해봐야 할 '지침서' 같은 패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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