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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의 고백 "어쩌죠, 아직도 너무 이기고 싶어요"

작성일: 2017.09.04 09:10 정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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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일 잠실 두산전 마지막 타석에서 안타를 치지 못한 뒤 돌아서는 이승엽.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국민 타자' 이승엽(41.삼성)은 지금 선수 생활 중 잊기 힘든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문자 그대로 모두의 축복 속에 마지막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을 상대하는 9개 구단은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한 이승엽의 마지막 가는 길을 밝혀주고 있다.  

각 팀은 이승엽에게 의미가 될 만한 선물을 정성껏 준비하고 작은 기념식을 열어주고 있다. '작다'고는 하지만 적어도 20분 정도씩은 모두 서둘러야 행사를 마칠 수 있다.

경기 시간에 맞춰 루틴이 확실하게 있는 선수들에겐 적잖이 부담되는 시간이다. 그러나 모두들 밝은 표정으로 영웅의 마지막 길에 박수를 보내주고 있다. 

이승엽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감동스럽다"고 했다. 처음 은퇴 투어 이야기가 나왔을 땐 그저 "최대한 작게 해달라"고만 했던 그다. 하지만 진심을 다한 타 팀들의 배려에 그의 마음도 크게 요동치고 있다.

▲ 이승엽(가운데)이 3일 잠실 은퇴 투어서 두산 선수들에게 기념품을 받고 있다. ⓒ한희재 기자
하지만 이승엽은 '행복하다'는 표현은 쓰지 않았다. 마음에 걸리는 것이 있기 때문이다. 바로 팀 성적이다.

삼성은 최근 10경기서 2승8패에 그쳤다. 당연히 이승엽의 은퇴 투어 경기서도 지는 일이 태반이다.

10위로 쳐져 있던 팀 성적이 9위로 올라갔을 때만해도 "이제부터 시작"이라며 반겼던 이승엽이다. 하지만 삼성의 성적은 더 이상 위로 올라가지 못했다. 간혹 젊은 선수들의 활약으로 희망을 발견하기도 하지만 아직 갈 길이 멀게 남아 있음도 역시 확인할 수 있다. 이승엽의 마음이 편치 않은 이유다. 

은퇴 투어라는 감동적인 무대가 이어지고 있으니 한 켠으로 위로가 될 수 있지 않을까. 그러나 이승엽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현재 삼성의 성적을 놓고 이승엽에게 손가락질 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타율 2할7푼7리 20홈런 74타점. 마지막 시즌이라는 것이 안타까울 정도로 좋은 기록을 내고 있다.

하지만 이승엽은 팀 성적에 대해서는 가슴 깊이 아쉬움을 갖고 있다. 자신이 좀 더 역할을 해야 한다는 무거운 책임감을 여전히 느끼고 있는 것이다.

"최근엔 마음을 많이 내려놓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아직도 지면 너무 많이 아쉽다. 정말 이기고 싶다. 여전히 이기고 싶은 마음이 강하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유니폼을 입고 나면 마음이 또 달라진다. 유니폼을 입으면 본능적으로 승부욕이 생기는 것 같다. 은퇴 투어는 정말 감동적이지만 이기지 못하면 마음이 무거워지는 건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적어도 유니폼을 입고 있는 순간 만큼은 승리를 위해 모든 것을 끌어내고픈 욕심. 어쩌면 이것이 우리가 그를 보내주기 싫은 또 하나의 이유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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