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선수들이 판을 치는 여자배구 공격 부분에서 ‘가뭄 속의 비’처럼 등장한 이가 있다. 최근 인터뷰하는 모습이 부쩍 는 문정원(한국도로공사)은 올 시즌 가장 뜨거운 공격수다.

목포여상 출신인 그는 2011년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 4순위로 도로공사 유니폼을 입었다. 당시 1라운드 1순위로 뽑힌 장영은(인삼공사)과 같은 팀의 곽유화(도로공사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3순위)의 그늘에 가렸던 문정원은 2라운드 4순위로 프로팀에 입단했다.

보기 드문 왼손잡이 공격수였지만 같은 포지션(라이트)은 늘 외국인 선수들이 자리 잡고 있었다. 문정원은 좀처럼 주전으로 뛸 기회를 얻지 못했지만 꾸준한 연습을 통해 조금씩 성장했다.

문정원의 진가는 올 시즌 폭발했다. 현재 도로공사의 라이트는 팀의 주포인 니콜이 책임지고 있다. 문정원은 왼손 공격수임에도 불구하고 레프트를 맡았다. 크로스 대각 공격이 일품인 자신의 장점을 십분 살린 문정원은 레프트 공격수 적응에 성공했다.

그동안 국내 왼손 공격수를 대표해온 이는 황연주(현대건설)다. 176cm인 그는 크지 않은 신장을 빠른 스윙과 상대 블로킹을 활용하는 기술로 극복했다. 174cm인 문정원은 탄력 넘치는 점프력과 깊은 대각 공격으로 상대 수비수들을 공략하고 있다.

문정원의 장점은 강타와 연타를 적절히 섞어 구사한다는 점이다. 보통 왼손잡이 공격수가 레프트 포지션에서 공격하는 것은 어렵다. 그러나 깊은 대각 공격을 지닌 문정원은 레프트는 물론 라이트에서도 과감한 공격을 펼치고 있다.

니콜은 그동안 팀 공격의 절반 이상을 책임져왔다. 니콜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문정원의 등장은 도로공사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특히 현재(17일 기준) 세트당 0.579개의 서브 에이스를 기록하며 이 부분 수위를 달리고 있다. 문정원이 국내 리그를 넘어 황연주의 대를 잇는 ‘왼손 거포’로 성장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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