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 in 도쿄] '졌지만 잘 싸웠다'…北 전투축구로 일본 ‘혼쭐’
작성일: 2017.12.09 21:11
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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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도쿄(일본), 한준 기자] 전반 40분. 수비에서 공격으로 전환한 북한이 원톱 김유성을 향해 공을 뻥 차올렸다. 마치 야구 경기에서 홈런이 나왔을 때처럼 천 여명의 북한 응원단이 함성을 내질렀다.
노르웨이 출신 예른 안데르센 감독이 부임하면서 보다 세련된 공격 축구를 추구한 북한. 9일 저녁 일본 도쿄 아지노모토 스타디움에서 치른 2017년 동아시안컵 첫 경기에서는 본래의 투박하지만 전투적인 플레이로 개최국 일본과 팽팽한 경기를 했다.
일본이 전반적으로 볼을 소유했지만 공격 지역에서 더 날카로웠던 쪽은 북한. 일본의 섬세한 플레이는 마지막 시점에 완력이 부족했다. 단순하게 돌격한 북한은 중원 플레이를 생략했으나 과감하게 슈팅 기회를 만들었다.
이탈리아 세리에B 페루자에서 뛰는 한광성이 빠진 북한은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은메달 주역 정일관이 기술적이고, 일본 J2리그에서 뛰는 미드필더 리영직의 센스가 좋지만, 무지막지한 전방압박을 펼치며 육상선수처럼 내달린 원톱 김유성이 가장 돋보였다. 대체로 2선과 중원은 일본 공격에 대비해 두 줄 수비에 치중하고, 김유성을 향해 롱패스를 보내며 속공을 펼쳤기 때문이다.
북한은 두드리다가 지친 일본의 페이스가 떨어진 후반전에 본격적으로 라인을 올렸다. 홈팀 일본을 응원하는 울트라닛폰은 북쪽 골대 뒤를 가득 채웠으나 천 여명이 모인 북한 응원단의 기세가 더 좋았고, 경기 내용도 북한이 더 인상적이었다.

서로 호흡을 맞춘 기회가 거의 없는 J리그 중심 일본 대표 팀은 조직력에서 북한에 밀렸다. 조직력이 부족해 장점인 패스 플레이가 살아나지 못했다.
후반전의 기회는 모두 북한 쪽에 있었다. 리영직의 대포알 중거리슛, 정일관의 문전 헤더. 이 뒤에는 부지런히 뛰며 압박하고 연계한 김유성이 있었다. 김유성은 원톱으로 전술적 역할을 다 했다. 북한은 많은 활동량을 보이면서도 후반전에 쉽게 지친 기색을 보이지 않았다. 공격에 적극 나서며 배후 공간에 위기도 있었지만 앞에서 달려들어 차단했다.
후반 25분 문전 오른쪽에서 박명성이 오픈 찬스를 맞이했으나 왼발 슈팅이 허공으로 치솟았다. 개최국 일본을 몰아붙인 북한. 후반 38분 다시금 문전을 파고든 정일관의 슈팅이 아슬아슬하게 무산됐다. 끝내 추가 시간에 내준 한 방에 0-1 패배를 당했지만 북한은 이길 만한 경기를 했다. 준비가 부실했던 개최국 일본을 혼쭐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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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준 기자 hjh@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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