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 시선] 점유율 밀리고, 효율 떨어지고…레알, 와해된 팀의 추락
작성일: 2018.01.09 10:49
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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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한준 기자] 2017년을 마무리한 엘클라시코 완패는 부진의 끝이 아니었다. 2-2로 비긴 셀타비고와 2017-18 스페인 라리가 18라운드 경기. 레알마드리드의 지표는 부정적이었다. 전반 33분 다니엘 바스에 선제골을 내준 레알은 이후 전반 36분과 전반 38분 연이어 나온 가레스 베일의 멀티골로 경기를 뒤집었으나 후반 37분 막시 고메스에 동점골을 내주며 ‘진 것 같은’ 무승부를 했다.
경기 통계 기록을 살펴보면 슈팅 숫자는 7대14로 레알이 많았다. 득점은 서로 두 개였다. 기회에 비해 마무리가 좋지 않았다. 볼 점유율을 살피면 경기 장악력도 밀렸다. 90분간 셀타가 53%, 레알은 47%. 기어코 따라 잡힌 후반전이 문제였다. 셀타기 61.2%의 볼을 가져갔고, 레알은 38.8%. 2-1 리드 상황을 통제하지 못한 것이다.
◆ 장악력 없고 효율성 떨어진 레알, 몸도 마음도 지쳤다
레알은 17라운드까지 32골을 넣고 16골을 허용했다. 48골을 몰아친 바르사와 비교하면 한참 부족하다. 3위 발렌시아 보다도 6골을 덜 넣었다. 실점도 바르사와 아틀레티코는 두 자릿수에 진입하지 않았다. 레알의 실점 기록은 여전히 라리가에선 적은 편이지만, 9위 레가네스(14실점)보다 실점이 많다.
2016-17시즌과 비교하면 극명하다. 지난 시즌 17경기 동안 레알은 47골을 넣었다. 18골로 실점은 더 많았지만 화끈한 공격으로 이를 상쇄했다. 스페인 스포츠 신문 마르카는 레알이 효율성을 잃었다고 했다. 레알은 본래 점유율보다 속도감을 중시했는데, 경기 장악력도 없고 효율성이 떨어지니 부진할 수 밖에 없다.
레알은 다음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이 가능한 4위권 순위를 유지하고 있으나 리그 타이틀 방어는 물 건너간 모습이었다. FC바르셀로나가 18전 15승 3무로 무패를 달리고 있는 가운데, 17전 9승 5무 3패. FIFA클럽월드컵 참가로 한 경기 덜 치른 것을 감안해도 아직 10승에 도달하지 못했다. 2위 아틀레티코마드리드와 3위 발렌시아는 11승째를 챙겼다. 레알은 승점 32점으로 바르사와 차이가 16점까지 벌어졌다.
지네딘 지단 감독 체제에서 UEFA 챔피언스리그 2연속 우승의 위업을 이룬 ‘역대급’ 레알의 추락은 극적이다. 당장 2017-18시즌 개막 시점만 해도 레알은 바르사를 상대로 수페르코파 데 에스파냐 우승을 거두며 좋은 출발을 보였다. 당시 바르사 수비수 제라르드 피케는 “내가 바르사에서 뛴 이래 처음으로 레알이 우월하다고 느꼈다”고 인정하기도 했다.
그때 바르사는 어수선했다. 에르네스토 발데르데 감독이 막 부임했고, 네이마르가 떠났다. 반면 레알은 한창 분위기가 좋았다. 하지만 바르사는 시간이 갈수록 정비되었고, 레알은 시간이 갈수록 와해됐다. 어쩌면 레알의 위기는 예정된 것이라는 시선도 있다. UEFA 챔피언스리그 2연속 우승팀이 나오지 못해온 이유에서 찾을 수 있다. 성공 뒤의 피로와 포만감이다.
유럽 챔피언의 일정은 과밀하다.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은 추춘제로 진행되는 유럽 축구 일정의 끝자락에 있다. 선수들에겐 여름 휴가를 떠날 수 있는 시점이 미뤄진다. 유로파리그 우승팀과 UEFA 슈퍼컵으로 시즌을 시작해 공식 일정 개시도 빠르다. 여기에 연말에는 FIFA클럽월드컵 참가로 바쁘다.
레알은 이 세 트로피를 모두 챙겼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팀은 신체적, 정신적 피로를 극복하지 못했다. 더불어 선수들의 의욕도 떨어졌다. 클럽월드컵 우승을 이루면 이미 한 시즌이 끝난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이전의 클럽월드컵 우승팀 모두 이어진 새해 1,2월 일정에 고전했다. 지난 지016-17시즌의 레알만 예외였다.

◆ 로테이션 자원 이탈, 흔들린 풀백…'대우 문제' 집중 못 하는 선수단
지난 시즌 레알은 로테이션이 잘 이뤄진 팀이었다. 알바로 모라타, 이스코, 하메스 로드리게스, 루카스 바스케스 등 대기 자원이 경기에 들어와 활력을 불어 넣었다. 좌우 풀백 마르셀루와 다니 카르바할이 최고의 기량을 보이기도 했다. 올 시즌에는 모라타와 하메스가 팀을 떠났고, 마르셀루와 카르바할의 컨디션이 떨어졌다. 팀을 탄탄하게 만들 수 있는 요소가 흔들렸다. 여기에 카림 벤제마,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베일 등 BBC 트리오도 불규칙한 경기력을 보였다.
로테이션 자원이 약화되고, 주전 자원이 지친 상황에 팀을 해치는 또 하나의 요소는 재계약 협상이다. 2시즌 연속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이룬 선수들은 더 좋은 조건의 계약을 원한다. 팀을 떠난 모라타, 하메스 등의 경우는 더 주도적인 입지를 원했다. 지금 팀에 남은 바스케스, 마르코 아센시오 등의 생각도 다르지 않다. 마르카는 호날두의 재계약 협상을 중심으로 선수단이 경기에 집중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골키퍼 케일로르 나바스의 안정감이 떨어지는 문제도 그 때문이다. 나바스는 다음 시즌이면 새로운 주전 골키퍼가 올 것이라는 소문에 거듭 흔들리고 있다. 다비드 데헤아로 시작해 티보 쿠르투아까지. 선수단 대부분이 연장 계약과 이적 등의 문제로 온전히 원팀이 되지 못하고 있다. 지금 레알은 지단 감독이 손쓰기 어려운 총체적 난국이다.
지단 감독은 화려한 현역 시절을 보낸 ‘존경 받는 선배’이자, ‘공부하는 지도자’다. 그의 유일한 단점은 감독 경험이 많지 않다는 것. 이 같은 성공도, 이 같은 위기도 처음 겪는다. 전반기 내내 지단 감독은 시간이 가면 괜찮아 질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후반기에도 팀은 반전하지 못하고 있다. 지단 감독은 빠르게 문제를 수습하지 못했다. 이 역시 예상된 위험요소다.
지단 감독과 레알은 잔여 시즌 위기를 극복할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라리가 우승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면, 부임 후 이루지 못한 코파델레이 트로피와, UEFA 챔피언스리그 3연속 우승에 도전하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선수단 운영 과정에서 버릴 것은 버리고 취할 것은 취해야 한다. 그러지 못하면 지난 성공의 유산을 모두 다 잃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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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준 기자 hjh@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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