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키나와 취재수첩]류중일 감독, 발야구 얘기엔 그저 한숨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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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트를 대는 대신 강한 2번 타자를 배치하거나 도루 스페셜 리스트를 키워 상대를 압박하는 야구를 더 즐겼다. 새로 옮긴 LG에서도 그런 야구를 하고 싶어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오키나와에서 만난 류중일 감독은 달리는 야구 이야기가 나오자 금세 어두워졌다. "번트 대라면 잘 댈 만한 선수는 있을까. 그보다 뛰는 능력이 너무 떨어져 걱정"이라고 말했다.
LG는 지난해 77개의 도루를 성공시켰다. 전체 5위다. 나쁘지 않았다고 평가할 수 없는 이유는 그다음에 나온다. 77번 성공하는 동안 56번이나 아웃이 됐다. 도루 성공률이 57.9%에 불과했다. 성공률이 75%가 넘지 못하면 도루 작전은 효용성이 떨어진다는 것이 상식이다. LG는 지난해 대단히 비생산적인 뛰는 야구를 했던 셈이다.
류 감독은 뛰는 야구를 하고 싶어 한다. 결정적인 순간에 투입할 대주자감도 필요로 한다. 하지만 아직 그의 눈에 확 들어오는 재주꾼은 없다.
류 감독은 "안익훈 정도가 뛸 수 있는데 그나마도 어깨 탈골 때문에 뛰는 데 어려움을 갖고 있다고 한다. 정말 뛸 선수가 보이지 않는다. 아직까지는 해답을 찾지 못했다. 뛸 선수가 너무 부족하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류 감독을 수석 코치로 보좌하며 작전 코치까지 겸임하고 있는 유지현 코치의 머릿속도 복잡하게 돌아가고 있다.
유 수석은 "감독님께서 여러 실험을 하며 대안을 찾고 계신다. 원래 하시던 야구를 LG에서도 다시 하고 싶으시겠지만 여건이 좋지 못하다. 지난해 기록이 말해 주 듯 우리의 뛰는 능력은 좋은 편이 아니다. 장타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상대를 압박할 또 다른 카드를 꺼내 들어야 하는데 그 문제가 잘 해결되지 않고 있다. 많은 경기를 거쳐 가능성 있는 선수들을 발굴해 내는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류 감독은 LG를 맡으며 "1, 2년 반짝 하는 것이 아니라 꾸준히 강팀이라는 평가를 받게 만들고 싶다"고 했다.
그 속엔 당연히 뛰는 야구가 담겨 있었다. 달리는 야구로 해법을 찾아보겠다는 의지를 여러 차례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현실은 아직 물음표를 달아 놓고 있다. 과연 LG는 빨라질 수 있을까. 개막은 점차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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