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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 VIEW]KIA도 긴장한다. 티를 내지 않을 뿐

작성일: 2018.04.05 12:30 정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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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KIA는 4일 문학 SK전 전까지 3연패 중이었다. 7회까지 2-6으로 뒤져 패색이 짙었다. 그러나 8회 대거 4점을 뽑으며 극적인 동점이 된 상황이었다.

그렇게 맞이한 연장 10회초, KIA 이범호는 좌월 솔로 홈런을 쳤다. 이전 두 경기서 무안타로 침묵했던 이범호다. 이날 경기서도 네 번째 타석까지 계속 범타에 그쳤다. 찬스도 놓쳤다. 극적인 한 방에 큼지막한 세리머니가 나와도 이상할 것 없는 장면이었다.

그러나 이범호는 웃지 않았다. 고개를 숙인 채 그라운드를 돌았다.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 이범호가 4일 문학 SK전서 연장 10회초 결승 홈런을 친 뒤 고개를 숙인 채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KIA 타이거즈

KIA의 평온함을 느낄 수 있는 장면이었다. 3연패 정도는 아무 것도 아니라는 듯, 전날의 대패도 데미지가 없었다는 듯 말하는 듯 보였다.

사실은 달랐다. 이범호는 가숨 속으로 환희를 꾹 참고 있었던 것이다. 속으로는 안도의 한숨을 수십번 들이 쉬었다 내쉬었다.

경기 후 이범호는 "정말 큰일 날 뻔 했다. (팀 연패 때문에)얼마나 걱정을 하고 (제 역할을 못해)미안했는지 모른다. 다만 다른 선수들을 믿고 있었다. 잘해주리라 생각했다. 실제로 동료들 덕분에 다시 기회가 찾아왔고 겨우 살릴 수 있었다. 얼마나 다행이었는지 모른다"고 말했다. 담담한 얼굴 속에 안도와 환희를 감추고 있었던 것이다.

이범호의 말 속에서 KIA가 가진 힘을 엿볼 수 있었다. KIA도 질 때가 있다. 최근 3연패를 당하는 것 처럼 위기에 놓일 수도 있다.

이럴 땐 KIA 선수들도 당황하고 두려움을 갖는다. 여기까지는 일반적인 팀들과 비슷하다. 하지만 서로를 믿고 있고 그 믿음이 큰 위기를 빗겨나게 만드는 힘으로 작용한다는 것이 차이점이다.

올 시즌 KIA로 이적한 정성훈은 "다들 책임감을 갖고 잘 하려 노력한다. 하지만 못한다고해서 땅 밑까지 파고들 정도로 침체되지 않는다. 누군가 해줄 거란 믿음이 있으니 그렇게 편할 수가 없다. 스트레스는 받지만 경기에 미치는 영향은 적다. 믿음이 있고 실제 그것이 현실로 나타난다는 것이 얼마나 큰 힘인지 여기 와서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

▲ KIA 선수들이 4일 문학 SK전서 승리한 뒤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KIA 타이거즈

KIA는 이범호가 홈런을 친 뒤 다시 2점을 더해 더 달아나는 점수를 뽑았다. 홈런 하나에 팀 전체가 흔들렸다면 더 이상의 집중력은 어려웠을 수도 있다. 하지만 KIA 선수들은 차분했다. 한 번 끌고 온 분위기는 쉽게 다시 내주지 않았다. KIA가 그리 강하지 않은 불펜으로도 강팀의 면모를 유지할 수 있는 이유의 한 자락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그 시작은 이범호의 고개 숙인 세리머니였다.

약팀은 위기에 약하다. 분위기를 한 번 내주면 쉽게 다시 가져오지 못한다. 덕아웃 분위기가 그대로 가라앉기 때문이다. 실수에도 약하다. 실책이 나오면 그걸로 무너진다. 신뢰가 무너진 탓이다.

어렵게 분위기를 가져와도 다시 내주는 경우가 많다. 이 역시 믿음이 부족해일 때가 많다.

올 시즌 KIA는 다르다. 지난해의 성과를 바탕으로 선수들 사이의 믿음이 더욱 커졌다. 한, 두명에 의존하지도 않는다. 실수나 슬럼프를 묻어가기 좋은 환경이다. 때문에 팀은 더욱 단단해진다.

정성훈은 "대타는 어쩌다 한 번 나가 보여줘야 하는 보직이다. 선발 보다 스트레스가 심하다. 하지만 KIA에선 그럴 필요가 없다. 꼭 내가 해결을 못해도 다른 선수들이 해줄 수 있다는 믿음이 있다. 그렇게 편하게 야구하니 더 잘 풀리는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 KIA의 보이지 않는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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