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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 6월3일, 소년 박용택은 LG를 꿈꾸고 있었다

작성일: 2018.06.04 13:05 정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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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용택(오른쪽)이 홈런을 친 뒤 유지현 코치의 환영을 받고 있다.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오늘은 기분이 좀 묘하네요. 울컥했습니다."

박용택은 3일 잠실 넥센전에서 2,000경기 출장 기록을 세웠다. 대단한 기록이지만 박용택에게 특별한 일은 아니다. 워낙 많은 기록을 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엔 한국 프로 야구 사상 최초로 200홈런-300도루 기록도 세운 바 있다.

그때도 박용택은 눈물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2,000경기 출장은 달랐다. 박용택은 아무도 없는 곳에서 홀로 눈물을 흘렸다.

누가 봐도 200홈런-300도루가 더 어려운 일이다. 느리지만 꾸준히 홈런을 쳐 왔기에 20홈런 시즌 없이도 200홈런을 달성하는 기쁨을 누릴 수 있었다.

하지만 박용택에겐 2,000경기 출장이 더 뜻 깊은 일이었다고 털어놓았다.

박용택은 "다른 기록들은 경기에 많이 나가다 보면 쌓을 수 있는 기록이라고 생각한다. 홈런은 내가 홈런 타자가 아니다 보니 특별한 느낌은 들지 않았고 2,000안타 때는 찡한 정도였다. 2,000경기 출장은 다르다. 아무리 잘해도 시간이 흐르지 않으면, 그 시간을 버텨 내지 못하면 달성할 수 없는 기록이다. 특히 내가 원하는 팀의 유니폼만 입고 2,000경기를 뛰어 냈다는 것이 무엇과 바꿀 수 없는 기쁨이다. 오늘 유독 울컥했던 이유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용택은 1990년 6월 3일을 이야기 했다. 박용택이 2,000경기 출장 대기록을 세운지 딱 28년 전이었다.

▲ 박용택. ⓒ곽혜미 기자

그날도 일요일이었다고 박용택은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엇다. 박용택이 야구 선수로 첫발을 내딛은 날이기 때문이다. 절대 잊을 수 없는 날부터 딱 28년이 흐른 뒤 2,000경기 출장 기록을 세울 수 있었다.

박용택은 "그때부터 난 LG 유니폼이 좋았다. 야구 선수를 시작하며 꼭 LG 유니폼을 입고 야구를 하겠다는 꿈을 꿨다. 2,000경기나 2,000안타 등은 상상도 못할 일이었다. 그때 내가 야구를 시작하며 LG 선수로 2,000경기를 뛴다는 상상이나 해 봤을까 싶다. 그런 내가 LG 유니폼을 입고 기록들을 세우고 있다고 생각하니 울컥하지 않을 수 없었다. 출발은 5학년 때였다. 그땐 초등학교도 아니고 국민학교였다. 그만큼 오랜 시간이 흘렀다. 그래서 더 감격스럽다. LG에서만 뛰며 기록을 세워 간다는 것이 나에겐 너무나도 소중한 일"이라고 말했다.

박용택은 앞으로도 많은 기록을 눈앞에 두고 있다. 2,300안타(2번째)에 7개만 남겨 놓고 있으며 양준혁의 역대 최다 안타 기록(2,318안타)도 25개 차로 다가서 있다. 모두 올 시즌에 달성이 가능한 기록이다.

한국 야구의 역사를 새로 쓰게 될 박용택. 만약 그가 눈물을 보인다면 그 중 절반 이상은 유니폼 때문일 것이리라. 대기록을 쌓아 온 모든 세월 동안 LG 유니폼을 입고 뛰었다는 사실이 그에겐 더 큰 기쁨이자 영광으로 다가올 것이다. 박용택을 'LG의 심장'이라고 주저하지 않고 말할 수 있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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