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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 투 러시아 D-7] 첫 승할 수 있었던 1994년 볼리비아전, 결정력이 필요하다

작성일: 2018.06.07 11:05 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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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볼리비아전에 지탄 받은 황선홍
▲ 한국의 월드컵 첫승 역사가 될 수도 있었던 1994년 볼리비아전


[스포티비뉴스=한준 기자] 한국 축구의 월드컵 첫 승 역사는, 어쩌면 1994년 미국 월드컵에서 이뤄질 수 있었다. 

24개국이 본선에 진출했던 1994년 미국 월드컵의 조별리그는 험난했다. 유럽 축구 전통의 강호 독일과 스페인과 같은 조에 속했다. 남미의 볼리비아는, 한국이 그 동안 월드컵 본선에서 만난 가장 해볼 만한 상대였다. 1930년 우루과이에서 열린 초대 대회, 1950년 브라질 대회 이후 세 번쨰 본선 진출을 이룬 볼리비아는, 그때까지 월드컵 무대에서 한 골도 넣지 못한 팀이었다.

그렇다고 마냥 만만하게만 볼 수 있는 팀은 아니었다. 남미예선 B조에서 브라질에 승점 1점을 뒤진 2위로 본선 진출권을 얻었다. 고지대에 위치한 홈 경기장 라파스에서 브라질을 2-0으로 꺾은 볼리비아는, 브라질에게 예선 역사상 첫 번째 패배를 선사하기도 했다.

볼리비아는 남미 예선 홈 4전 전승으로 우루과이를 탈락시켰다. 섭씨 40도에 달하는 무더위가 변수가 된 본선에서도 첫 경기에 독일을 상대로 0-1로 석패하며 선전했다. 하지만, 비록 스페인이 한 명이 퇴장 당한 채 경기했다는 점을 감안해도 두 골을 기록한 한국이 해볼만한 경기로 여겨졌다.

실제 경기도 그랬다. 황선홍과 서정원, 고정운, 김주성, 노정윤 등 결정력, 창조성, 속도를 두루 갖춘 선수를 전면에 배치하고, 홍명보가 후방에서 지원한 한국은 월드컵 첫 승을 이룰 만한 경기를 펼쳤다. 아쉬웠던 것은 마무리였다. 대회 전 부상으로 고생했던 황선홍은 최상의 컨디션이 아니었다. 두 차례 결정적 기회를 허공으로 날린 황선홍은 볼리비아전이 0-0으로 끝나자 국민적 지탄을 받았다.

한 골만 들어갔다면, 스페인과 첫 경기에서 승점 1점을 벌었던 한국은 당시 성적에 따라 3위까지 16강에 오를 수 있었던 대회에서 첫 승과 첫 조별리그 돌파를 이룰 수도 있었다. 올드 팬들에게 볼리비아전은 그런 아쉬움을 남겼던 경기로 인상이 강하게 남아있다.

▲ 볼리비아전에 한국 축구는 결정력을 입증해야 한다. ⓒ한희재 기자


볼리비아와 한국이 A매치는 물론 각급 대표 팀으로 따져도 경기를 치른 것은 그때가 유일하다. 하지만 24년 만의 리턴매치는 그때의 향수를 자극하기 충분할 정도로 잔영이 짙은 경기다. 볼리비아 입장에서도 3차례 월드컵 본선 도전사에 유일하게 승점을 얻은 경기가 한국전이다. 볼리비아도 잊을 수 없는 경기다.

볼리비아는 그 이후 월드컵 본선 무대에 오르지 못했다. 2018년 러시아 월드컵 남미예선에서 18전 4승 2무 12패로 일찌감치 티켓 경쟁권에서 멀어졌다. 예선 기간 아르헨티나 출신 기예르모 오요스 감독을 경질하고 자국 출신 마우리시오 소리아 체제로 잔여 일정을 치른 볼리비아는 한국과 경기도 볼리비아 클럽 더스트롱기스트를 지휘하는 세사르 파리아스 임시 감독 체제로 치른다.

대대적인 리빌딩 과정에 길을 만들고 있는 볼리비아는 센추리 클럽에 가입한 주장 로날드 랄데스와 K리그 경험이 있는 공격수 후안 카를로스 아르세가 공수의 균형을 잡지만 19명의 소집 명단 중 11명이 A매치 출전 경력 5경기 미만의 신예로 구성했다. 어쩌면 국내 평가전 상대 온두라스 만큼이나 한국의 객관적 위치를 파악하기 어려운 상대다. 

한국도 실험 중이다. 체력 훈련도 실시했고, 전력도 숨기고 있다. 그럼에도 승리를 통한 분위기 반전이 필요하다. 그런 점에서 볼리비아는 잡아야 하는 상대다. 잡을 수 있는 상대다. 1994년 미국 월드컵에서의 아쉬움을 달랠 승리가 필요하다. 완벽한 경기력이 아니라도, 완벽한 결정력이 필요하다. 결정력은 숨길 필요가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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