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즈 피홈런 증가, 원인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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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양키스 소속이었던 휴즈는 30경기(29선발)에 등판해 145이닝을 소화하는데 그쳤으며 4승 14패 평균자책점 5.19를 기록하는 매우 참담한 성적을 기록했다. 그러나 그는 미네소타로 이적한 후 32경기에 등판해 209.2이닝을 소화하며 16승과 함께 평균자책점 3.52의 훌륭한 성적을 기록해 약 1년 만에 엄청난 반전을 이끌어냈다. 더 놀라운 것은 제구력이 눈에 띄게 향상되었다는 것. 지난해 휴즈의 볼넷 비율은 1.9%로 규정 이닝을 채운 투수들 중 가장 낮았으며 9이닝당 볼넷 역시 0.69개로 이는 라이브볼 시대 3위의 기록이었다(1. 2005년 카를로스 실바 : 0.43개, 2. 1994년 브렛 세이버하겐 : 0.66).
휴즈가 이와 같은 큰 반전을 이끌어낼 수 있었던 이유는 엄청난 제구력 향상과 ‘자신의 공에 대한 믿음’이 생겼기 때문이다.
양키스 시절에도 휴즈는 제구력이 나빴던 투수가 아니었다. 양키스 시절, 휴즈의 볼넷 비율은 7.4%로 나쁘지 않았으며 9이닝당 볼넷 또한 2.8개로 그리 좋지 않은 수준이 아니었다. 문제는 양키스타디움과 휴즈의 궁합이 맞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양키스타디움은 좌타자에게 매우 유리한 구장이기 때문에 우완 플라이볼 투수에게 불리한 구장이다. 우완 투수인 휴즈는 2007년부터 2013년까지 땅볼 비율이 33.6%였던 반면에 플라이볼 비율이 46%로 매우 높았다. 플라이볼 투수가 땅볼 투수보다 비교적 홈런 허용이 많은 것은 자명한 일로 양키스에서의 7년 동안 휴즈의 9이닝당 홈런은 1.3개로 상당히 높았다.
그러나 양키스타디움과는 달리 미네소타의 홈구장인 타깃필드의 우측 담장은 7미터가 넘으며 좌타자 홈런 팩터 역시 100으로 좌타자에게 유리한 구장이라고 할 수 없다. 휴즈는 양키스 시절, 피홈런에 대한 공포로 자신의 투구를 펼치지 못했다. 반면 미네소타로 이적한 이후에는 부담을 덜 수 있었고 피홈런에 대한 공포를 덜게 되면서 자신만의 투구를 펼치기 시작한 것이다. 지난해 휴즈가 남긴 기록들은 바로 그 결과물이다.
그러나 올 시즌 휴즈는 지난해와는 상반된, 오히려 양키스 시절과 같은 시즌을 보내고 있다. 지난해에 보여준 ‘극강의 제구력’은 올 시즌에도 유지되고 있다(볼넷 비율 : 2.3%, 9이닝당 볼넷 : 0.87). 그러나 이미 허용한 피홈런은 23개로 지난해의 16개를 뛰어넘었으며 올 시즌 휴즈는 41피홈런 페이스다.
● 메이저리그 역대 한 시즌 피홈런 순위
버트 블라일레븐(1986) : 50피홈런
호세 리마(2000) : 48피홈런
브론슨 아로요(2011) : 46피홈런
3. 버트 블라일레븐(1987) : 46피홈런
3. 로빈 로버츠(1959) : 46피홈런
6. 제이미 모이어(2004) : 44피홈런
*휴즈 41피홈런 페이스
그렇다면 지난해와는 다르게 올 시즌, 휴즈가 많은 피홈런을 허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위에 언급된 것처럼 휴즈가 반전을 만들어낼 수 있었던 이유는 구속 증가가 아닌 제구력 향상이었다. 올 시즌 휴즈의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지난해보다 2마일 가량 떨어진 90마일로 메이저리그 데뷔 이후 가장 느린 구속이다. 또한 올 시즌 휴즈의 패스트볼 수직 무브먼트는 8.6으로 이 역시 메이저리그 데뷔 이후 가장 낮은 수치이다.
● 2010-2015 휴즈 패스트볼 평균 구속과 수직 무브먼트(팬그래프 기준)
2010 : 92.5마일(149km)/10.2
2011 : 91.3마일(147km)/9.8
2012 : 92.0마일(148km)/9.1
2013 : 92.3마일(149km)/9.7
2014 : 92.0마일(148km)/9.3
2015 : 90.8마일(146km)/8.6
포심 패스트볼의 수직 무브먼트는 높을수록 라이징성 무브먼트를 보이고 낮을수록 싱커성 무브먼트를 보인다. 그러나 휴즈의 경우 구속이 2마일 가량 하락했고 수직 무브먼트 역시 싱커성으로 보기에는 수치가 너무 높다. 따라서 올 시즌 휴즈의 포심 패스트볼 위력이 하락했다고 판단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휴즈는 계속해서 공을 스트라이크 존에 꽂아 넣고 있다. 올 시즌 휴즈는 71%의 스트라이크 비율을 기록하고 있으며 55.9%에 해당하는 투구를 스트라이크 존에 꽂아 넣고 있다. 패스트볼 역시 76.3%의 높은 스트라이크 비율을 기록 중이다. 그러나 이것이 휴즈를 더욱 좀먹어가고 있다.
지난해 메이저리그 타자들은 휴즈의 스트라이크 존에 들어오는 투구에 71.9%의 헛스윙율을 보였다. 이는 휴즈의 커리어 중 가장 높은 비율이었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68.1%로 양키스 시절과 비슷한 수치를 보여주고 있다. 또한 스트라이크 존에 들어오는 투구에 대해 타자들은 휴즈를 상대로 92%의 컨택트율을 기록하고 있는데 이 역시 휴즈의 커리어 중 가장 높은 수치다. 한 마디로 현재 메이저리그 타자들은 휴즈를 상대로 스트라이크 존에 들어오는 투구에 대해 헛스윙이 줄어들고 그만큼 더 많이 맞혀내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스트라이크 존을 적극적으로 공략하는 휴즈에겐 치명적인 일이다.
공의 위력이 약해짐에 따라 탈삼진 역시 줄어들고 있다. 지난해 186탈삼진을 잡아낸 휴즈는 올스타 브레이크가 끝난 현재에도 72탈삼진에 머물고 있다. 올 시즌 휴즈의 탈삼진 비율은 14.1%에 그치고 있으며(지난해 21.8%), 9이닝당 탈삼진 역시 5.24개로 통산 7.38개를 기록하고 있는 것을 보면 낮은 수준이다.
휴즈의 구위가 줄어들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기록이 한 가지 더 있는데 바로 타구질의 변화다. 휴즈는 지난해에 비해 강한(Hard) 타구를 4%p 더 많이 허용하고 있다. 휴즈는 강한 타구를 아메리칸리그에서 11번째로 많이 허용하고 있다. 타구질이 좋을수록 BABIP는 높아지기 마련이다. 올 시즌 휴즈의 BABIP는 .292로 지난해(.324)보다 낮은데 이는 그가 많은 홈런을 허용했기 때문이다(BABIP를 계산할 때 홈런은 포함하지 않는다).
● 아메리칸리그 투수 중 강한(Hard) 타구 허용 순위
네이트 칸스 – 33.8%
콜비 루이스 – 33.5%
알프레도 사이먼 – 33.1%
헥터 산티아고 – 33.0%
4. 크리스 영 – 33.0%
6. 카를로스 카라스코 - 32.6%
7. 에딘슨 볼퀘즈 – 32.5%
8. 마크 벌리 – 32.5%
9. 릭 포셀로 – 31.6%
9. C.J 윌슨 – 31.6%
11. 필 휴즈 – 31.2%
우리는 사바시아와 벌랜더 같이 패스트볼의 구속과 구위가 하락하며 부진을 거듭한 많은 투수들을 보았다. 그러나 에르난데스와 같이 구속 하락을 이겨낸 투수들 역시 존재한다. 과연 휴즈는 어느 쪽일까. 그 답을 알기 위해선 그가 어떤 변화를 시도하는지 기다려봐야 한다.
기록 출처 : 베이스볼 레퍼런스, 팬그래프닷컴, 브룩스 베이스볼
[사진] 필 휴즈 ⓒ Getty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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