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티비뉴스=부산, 한희재 기자] 롯제 자이언츠와 삼성 라이온즈의 2018 KBO리그 경기가 13일 오후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렸다. 1회초 롯데 선발투수 김원중이 역투하고 있다.
[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롯데 투수 김원중'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빠른 공이다. 평균 구속 143.5km의 빠른 공은 김원중이 가장 내세울 수 있는 자신 있는 공이다.

그다음으로 떠오르는 것은 스플리터다. 김원중은 매우 예리하게 떨어지는 스플리터를 지녔다. 패스트볼 다음으로 많이 던지는 구종이 바로 스플리터다.

하지만 데이터는 조금 다른 말을 하고 있다. 김원중이 진짜 활용할 수 있는 제2 구종은 슬라이더일 수 있다는 걸 보여 주고 있다.

구사 비율을 분명 스플리터가 더 높다. 김원중은 패스트볼 다음으로 스플리터를 많이 던지고 있다.

김원중은 올 시즌 구종 중 패스트볼을 48%의 비율로 가장 많이 던졌다. 그 다음이 스플리터였다. 25%나 차지할 정도로 중요한 구종이 스플리터였다.

하지만 그가 위기에 몰렸을 때 선택은 조금 달라졌다. 일반적인 김원중과는 조금 차이가 있었다.

스플리터에 대한 자신감이 생각보다 떨어질 수 있다고 데이터는 가리키고 있다.

김원중은 자신이 유리한 카운드에서는 스플리터를 많이 썼다. 유리한 카운트에서 스플리터를 던지는 확률은 35%나 됐다.

상대가 자신의 공에 밀리면 스플리터에 속을 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있는 수치의 변화다.

하지만 불리한 카운트에선 이야기가 달라졌다. 일단 패스트볼 구사율이 크게 높아졌다. 가장 자신을 갖고 있는 공은 역시 빠른 공이라는 사실을 보여 주고 있다. 유리한 카운트에서 46%였던 구사율이 불리한 카운트에선 58%로 크게 높아졌다.

그다음을 차지한 것이 바로 슬라이더였다. 스플리터는 구사 비율이 35%에서 17%로 크게 떨어졌지만 슬라이더는 14%에서 17%로 구사율이 높아졌다. 자신이 몰리는 상황에선 슬라이더를 좀 더 믿었다는 이야기가 된다.

구종의 움직임을 봐도 김원중이 슬라이더를 더 믿을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알게 된다.

김원중의 슬라이더는 좌우로 움직임보다 아래 위로 움직임이 크다. 구종을 자세히 들여다 보지 않으면 마치 스플리터가 떨어지는 것과 같은 궤적을 그린다.

철저한 데이터 분석을 하는 팀들에서 김원중이 불리한 카운트에서 스플리터 구사 비율이 떨어진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일 수 있다. 불리한 카운트가 되면 스플리터에 대한 부담을 줄이고 들어갈 수 있다.

그 빈자리를 채워 줄 수 있는 구종이 바로 슬라이더다. 스플리터와 회전하는 방향은 다르지만 실질적으로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는 슬라이더의 존재는 타자들의 머릿속을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 김원중이 불리한 카운트에서 스플리터 대신 슬라이더 구사 비율을 높이는 이유를 납득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처럼 김원중은 자신이 승부를 걸 수 있는 또 하나의 확실한 구종을 갖고 있다. 규정 이닝을 채운 투수 중 가장 높은 평균 자책점(6.97)을 기록하고 있지만 김원중에게 여전히 기대를 걸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앞으로 김원중의 투구를 지켜볼 땐 스플리터 못지않게 슬라이더를 유심히 관찰해 볼 필요가 있다. 그에겐 매우 중요한 또 다른 무기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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