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게나디 골로프킨(왼쪽)과 카넬로 알바레스 3차전 가능성이 주목 받고 있다.
[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GGG' 게나디 골로프킨(36, 카자흐스탄)이 12년 만에 무릎을 꿇었다. 미들급 최강자를 가리는 세기의 재대결에서 카넬로 알바레스(28, 멕시코)에게 판정패했다.

뒷맛이 개운치 않다. 석연찮은 판정패라는 목소리가 힘을 얻는다. ESPN 등 여러 매체는 일찌감치 두 선수 3차전 가능성을 살폈다. 시장성, 선수 의지, 팬들 '민심'을 고려했을 때 세 번째 만남은 충분히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골로프킨은 16일(이하 한국 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T-모바일 아레나에서 열린 세계복싱평의회(WBC)·세계복싱협회(WBA) 미들급 통합 타이틀전에서 알바레스에게 0-2(114-114, 113-115, 113-115) 판정패했다.

'권불 12년'이다. 골로프킨은 2006년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패배 쓴잔을 들이켰다. 종전 총 전적은 39승(34KO) 1무. 여기에 1패를 추가했다. 무패 행진을 '40'에서 마감했다.

골로프킨은 경기 뒤 공식 인터뷰를 거부했다. 판정에 불만이 있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대로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그는 ESPN과 인터뷰에서 "내가 알바레스보다 더 잘 싸웠다고 생각한다"며 노골적으로 판정 불신을 드러냈다.

몽니를 부리는 건 아니다. 숫자로도 골로프킨 불만은 이해된다. 미국 통계 사이트 '콤푸박스(COMPUBOX)'에 따르면 골로프킨은 12라운드 동안 펀치 879회를 날렸다. 이 가운데 234차례 알바레스 몸에 꽂았다.

622회 주먹을 뻗어 202차례 유효타를 기록한 알바레즈보다 앞섰다.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석연찮은 판정은 첫 맞대결에서도 논란거리였다. 골로프킨은 지난해 9월 17일 알바레스와 주먹을 맞댔다. 둘은 이날 12라운드 접전 끝에 무승부를 거뒀다.

당시 골로프킨이 시종 우세를 점하고도 이해할 수 없는 판정으로 무승부가 났다는 비판이 일었다. 특히 여성 심판이 제출한 알바레스 우세 채점표(118-110)는 큰 논란을 불렀다. 경기 뒤 이 여성 심판은 메이저 경기 배제 징계를 받았다.

ESPN은 "3부작(trilogy)으로 이어질 확률이 있다. (세기의 대결로 불릴 만큼 역사적으로 의미 있는 매치가) 2경기 연속 판정 논란에 시달린 점은 복싱계 전체로 봤을 때 부끄러운 기억이다. 개운치 않은 얼룩은 덜어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밖에도 여전히 높은 파이트머니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 미들급에 마땅한 컨텐더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도 두 선수 재재대결 확률을 높인다.

돈방석에 앉았다. 골로프킨은 16일 대결로 2000만 달러(악 224억 원)를, 알바레스는 1500만 달러(약 168억 원)를 벌었다. 3차전에서도 이에 준하는 액수를 거머쥘 수 있다. 명예와 실리 모두 따져도 경기가 열리지 않을 이유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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