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는 2월 1일 종영을 앞두고 쫀득한 연출로 시청자들을 쥐락펴락해 온 'SKY캐슬' 연출자 조현탁 PD가 취재진과 만났다. 31일 오후 서울 마포가든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나선 조현탁 PD는 "죄송하고 감사하다. 유현미 작가가 일체 인터뷰를 안 하셔서 저한테로 쏠린 것 같다"는 겸손한 인사를 건네며 "성실히 답하겠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리고 정말 성실하게 'SKY캐슬'로 진짜 하고 싶었던 이야기, 작품에 대한 궁금증, 뒷이야기를 풀어냈다. 그가 전해준 'SKY캐슬'의 이야기들을 일문일답으로 옮긴다.
-'SKY캐슬'이 비지상파 드라마 시청률 신기록을 썼다. 높은 인기의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연출 입장에서는 수치는 받아도 체감을 못한다. 촬영을 진행하는데 어느 순간부터는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초반에는 서울 시내를 다녀도 어떤 반응도 없었다. 방송 이후 옆 테이블에서 'SKY캐슬' 이야기를 하시더라. 보시지 않는 어머니를 설득중이시더라. 밥 먹다 감동해서 그분들에게 절을 하고 싶었다. 이 드라마가 뭔가 어필하고 있구나 생각했다.
이 드라마가 왜 그렇게 됐는지 '이것이다' 하고 말씀드리지는 못할 것 같다. 저도 곰곰이 생각해봐야 할 부분이다. 뻔한 답이겠지만, 지금 이 사회 사람들에게 핫한 사회적 이슈가 드라마와 맞았다고 생각한다. 교육문제는 공부 잘하는 자녀 부모님이든 반대 경우든 나름의 고충이 있는 큰 문제다. 하지만 입 밖으로 꺼내고 나누기 힘들다. 저도 그런 과정을 거쳤다. 그런 부분에서 드라마가 어떤 부분을 건드리기 시작하니 봐 주신 것 같다. 평범하지만 가장 큰 이유가 아닐까."
-연출하며 가장 신경썼던 부분은?
"표정 액션에 집중하려고 애초부터 집중했다. 미세한 표정에 집중했다. 겉 다르고 속 다른 것이 많다. 겉으로는 상대를 축하하지만 속으로는 몹시 쓰린 것 같은 것이다. 겉 모습과 속 모습을 담으려고 처음부터 작전을 많이 썼다. 갑자기 상이 나뉜다거나 이중거울이라거나 손이나 뒷모습 등이다. 뒷모습은 거짓말을 못한다. 미술감독님 촬영감독님과 처음부터 많이 준비했다. 시청자들이 알아봐 주셔서 뿌듯하다. 그렇다 해도 이렇게 뜨거운 반응이 나올 줄 몰랐다."

"이런 반응은 예상하지 못했다. 엔딩은 촘촘하게 대본에 나와 있었다. 대본을 보면 다음 회를 안 읽고는 못 배기게 구성이 돼있었다. 마지막 경우 편집기사님과 다양한 경우의 수를 두고 대화를 많이 나눴다. 촬영을 시작할 때 10부작 대본이 있었기에 뒷이야기에 대해 짐작할 수 있었다. 그래서 다양한 엔딩, 여러가지 갈래길을 선택할 수 있었다. 그런 것들이 주효했던 것 같다. 저희 배우들도 궁금해할 정도로 엔딩을 좋아해 주셔서 감사했다. 대본의 힘이 가장 컸던 것 같다."
-'SKY캐슬'에 무엇을 담고 싶었나.
"실제로 부모님은 자식들이 잘 되기 위해서 대학 입시 과정을 강요하기도 한다. 그런데 대학 입시에서 성공한다고 정말 그렇게 되는지? 우리는 교육이라는 소재를 놓고 진심의 이야기를 묻고 있는 것 같다. 만약 영재(송건희)라는 아이가 어머니 이명주(김정난)가 자살하지 않고 그대로 서울의대에 합격해 대학에 쭉 다녔다면 어땠을까. 이명주는 대학에 다니는 동안 영재를 가만두지 않았을 것 같다. 아마 좋은 성적을 받게 하려고 했을 것이고 대학병원에 남게 했을 것이고 유능한 전문의가 되게 했을 것이고 센터장, 기조실장, 병원장을 하게 됐을 것이다. 그렇게 해서 된 사람이 정준호(강준상 역)고 그 어머니가 정애리(윤여사 역)다. 죽지 않고 이어지면 정준호 정애리의 모자관계가 되는 것이고, 쉰이 다 되어서 자기가 누군지 의문을 갖게 된다. 그 부분에서 부모와 자식 간에 어떤 것을 계속 묻고 있는 것 같다."
-출생의 비밀, 살인청부 등 막장 드라마의 요소가 많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어떻게 말씀드려야 할까. 우리는 막장이 아니다고 말할 수도 없고. 막장은 죄가 없다. 개연성이나 설득력이 없을 때 문제가 되는 것이지 막장은 죄가 없다. 설득력이나 개연성 없이 사용되고 자극을 위해서만 사용될 때 문제가 되는 것 같다. 그런 부분이 저희 작품 안에 있다. 하지만 저희가 하려던 이야기를 풍부하게 운반하기 위해서 하는 이야기이지 사람들이 그렇게 해야 반응할 것이라고 먼저 생각한 적이 없다."

"너무 많이 생각난다. 그 중에서 김주영(김서형) 선생이 무릎꿇은 한서진(염정아)에게 '감당할 수 있겠냐' 묻고 '뭐든 감당할 수 있다' 하는 장면이 생각났다. 이 드라마가 한 엄마가 자식을 서울대로 보내려고 하는 데 그치지 않을 수 있겠다 했다. 극중 한서진은 악당의 면모가 있다. 굉장히 이기적이기도 하다. 전통적으로 가진 주인공에 대한 호감을 갖기 위해 불편한 지점이 있을 텐데, 그것을 진짜 엄마의 입장에서 진심을 담아 연기를 해버리면 사람들이 어떻게 반응할까. 불구덩이로 가겠다고 감당하겠다고 진심을 담아 연기하면 어떻게 될까. 궁금했다. 이것이 방송되면 시청자들이 어떻게 받아들일까 궁금했다."
-입시현실과 사회상류층 생활상도 화제였다. 특별히 취재한 부분이 있다면.
"대치동에 가만히 앉아 많이 봤다. 희한한 풍경이 많았다. 어린 아이가 커다란 가방을 매고 크레디트카드를 들고 다니더라. 공부를 하고 혼자 뭔가를 사 먹고 다시 어딘가로 공부를 하러 가는 것이었다. 이 작품을 기획하지 않았다면 전혀 몰랐을 현실일 텐데 그렇게 대한민국이 굴러가고 있더라. 그런 걸 보면서 제가 좀 더 진심으로 작품에 임해야 하고 나도 깊이깊이 생각해야겠다고 생각했다."
-②에서 계속-
roky@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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