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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게이라 "제 2의 도스 산토스 발굴할 것"…낙화(落花)가 아름다운 이유

작성일: 2015.09.15 07:02 이교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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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이교덕 기자] '가야 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지난 2일 '미노타우로' 안토니오 호드리고 노게이라(39·브라질)는 16년 프로 파이터 생활을 마감하고 정든 케이지를 떠났다. 통산 전적은 46전 34승 1무 10패 1무효. 프라이드와 UFC 헤비급에서 모두 챔피언에 오른 유일한 파이터로 남았다.

노게이라는 이제 UFC 선수가 아닌 임원으로 활약한다. UFC를 전 세계에 홍보하고, 잠재력 있는 유망주를 찾아 내는 임무를 맡았다.

"여러 감정이 교차한다. 떠나게 돼 슬프지만, UFC에서 새로운 일을 하게 돼 행복하다. 주니어 도스 산토스를 만난 때를 기억한다. 그가 지금은 챔피언이 된 파브리시우 베우둠과 UFC 데뷔전을 갖기 전이었는데, 용맹하게 훈련하는 자세에 무척 놀랐다. 데이나 화이트 대표에게 그의 어퍼컷을 주의해서 보라고 말했다. 그리고 바로 그 어퍼컷으로 2008년 10월 26일 옥타곤 데뷔전에서 베우둠을 KO시켰다. 난 재능을 보는 눈이 있다. (도스 산토스를 찾아낸 것처럼) 새로운 세대의 유망주들을 찾아낼 것이다."

그의 은퇴사는 희망찼다.

또 한 명의 브라질 레전드 파이터가 13일 은퇴를 선언했다. UFC 1세대 헤비급 파이터 페드로 히조(41)는 브라질 이스피리투산투 비토리아에서 열린 '페이스 투 페이스(Face To Face) 12'에서 앤드류 플로레스에게 TKO승을 거둔 뒤 작별을 고했다.

2년 4개월 만에 글러브를 낀 히조는 반사신경이 예전 같지 않았다. 난타전에서 펀치 정타를 허용하는 등 위태로워 보일 때도 있었다. 결국 승부를 결정 지은 건 그의 전매특허인 로킥이었다. 도끼 같은 오른발 로킥을 연타로 맞은 플로레스는 1라운드 종료 후 일어서지 못했고 경기를 포기했다.

히조 역시 노게이라처럼 이젠 새 시대가 왔고, 그 주인공은 자신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경기 후 "정말 많이 걱정했다. 오랫동안 이런 기분이 들지 않았는데…. 난 겁이 났다. 경기를 뛰는 것이 아니라 이 순간이 오는 것을 두려워했다"면서 "더 이상 싸우고 싶지 않았다. 그러나 내 제자들과 딸을 위해 딱 한 경기를 더 치르고 싶었다. 이제 새로운 재능들이 빛날 시기가 찾아왔다"고 말했다.

종합격투기 31전 20승 11패, 입식격투기 34전 31승 1무 2패의 전적을 남긴 히조는 이날 자신의 세컨드로 나선 스승 마르코 후아스와 동료 노게이라처럼, 앞으론 후진 양성에만 힘쓰게 된다. 

비교적 적은 나이인 31세에 건강을 위해 은퇴를 결심한 파이터도 있다. UFC 라이트급에서 활약한 샘 스타우트(캐나다)는 지난달 프랭키 페레즈에게 54초 만에 KO패한 뒤 선수 생활을 마감했다. 통산 전적은 33전 20승 1무 12패.

그는 이 판단이 옳다고 믿는다.

"이제 31살이고 많은 사람들이 '아직 젊다'고 말하지만, 내 인생에서 가야 할 길이 아직 많이 남았다. 종합격투기에 내 인생 절반을 쏟아부었다. 내 딸 로건이 있고, 난 3연속 KO패했다. 뇌진탕 증세가 있는 건 아니다. 기억이 날아간 것도 아니고, 많은 파이터들에게 찾아오는 신체적인 고통이 있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이런 문제들이 생길 때까지 기다리고 싶지 않았다. 너무 늦을 때까지 선수 생활을 하는 것보다 지금 은퇴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스타우트를 은퇴시킨(?) 프랭키 페레즈(26·미국)도 깜짝 은퇴했다. 그는 최강의 파이터가 되는 것이 삶의 목표가 아니었다.

옥타곤 첫 승을 거둔 페레즈는 "집으로 돌아가 해야 할 사업이 있다. 세계를 돌아다니며 내 인생을 즐기고 싶다. 그 어떤 것도 내 행복을 막을 수 없다. 지금 상태가 가장 행복하다. 인생 제 2장을 준비하고 있다. 새로운 삶을 즐길 준비가 됐다"고 했다.

낙화(落花)의 시기와 이유는 저마다 다르다.

마크 무뇨즈(37·미국)가 지난 5월 부모님의 나라 필리핀에서 루크 바넷에게 판정승하고 케이지 위에서 남긴 마지막 말은 종합격투기 역사에 길이 남을 감동적인 은퇴사였다.

"어렸을 때부터 만화를 봤다. 슈퍼 히어로들이 나오는 만화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케이지에 들어설 때마다 슈퍼 히어로가 되고 싶었다. 내가 꿈꾸던 것, 내가 바라던 것이었다. 케이지에서 성취하려고 했던 것을 결국 이루지 못했다는 걸 안다. 그러나 내 인생의 오랜 시간을 종합격투기에 투자했다. 팬들의 가슴속에 보물을 안겨 줬다. 여러 사람들의 인생을 변화시킬 수 있었다. 그들에게 밝은 영향을 줬다."

"필리핀으로 다시 돌아와 내 재능과 능력을 여러분들에게 되돌려 주고 싶다. 필리핀 레슬링의 발전을 위해 나서고 싶다. 그것이 내 목표다. 내 인생의 여러 순간들을 간직할 것이다. 우리는 각자의 이야기가 있다. 종합격투기는 내 인생의 이야기가 돼 왔다."

그가 글러브를 벗어 케이지 바닥에 내려놓을 때 2만 명 필리핀 관중의 박수가 쏟아졌다.

저마다의 꽃을 피운, 찬란했던 시기는 누구에게나 있다.

'결별이 이루는 축복에 싸여 지금은 가야 할 때, 무성한 녹음과 그리고 머지않아 열매 맺는 가을을 향해 나의 청춘은 꽃답게 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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