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니콜이 2014~2015시즌 V리그 경기에서 공격을 시도하고 있다 ⓒ KOVO 제공

[SPOTV NEWS=조영준 기자] 지난 9월 열린 2014 인천아시안게임에서 한국여자배구대표팀은 1994년 히로시마 아시안게임 이후 20년 만에 금메달을 획득했다. 한국이 결승전에서 중국을 꺾고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던 이유는 김연경(26, 터키 페네르바체)이라는 올라운드 플레이어가 있었기 때문이다.

공격은 물론 수비와 리시브까지 모두 해내는 김연경은 세계 최고 수준의 선수로 평가받는다. 배구에서 올라운드 플레이어의 존재는 팀 전력에 큰 영향을 미친다. 특히 공격수가 득점에만 집중하지 않고 수비에 적극적으로 동참할 경우 팀의 전력은 크게 상승한다.

리베로 제도가 도입된 이후 수비와 공격에서 모두 능통한 선수는 하나 둘 씩 사라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김연경의 존재는 한국여자배구에 한줄기 빛이 되고 있다.

국내 V리그에서 뛰는 외국인 선수 상당수는 수비에 적극적으로 가담하지 않는다. 수비와 리시브 2단 연결 등은 국내 선수들의 몫이다. 팀의 해결사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외국인 선수들은 득점을 많이 올리는데 집중한다.

도로공사의 니콜은 20일 열린 KGC인삼공사와의 경기에서 김연경과 비슷한 모습을 보여줬다. 미국국가대표인 그는 대형공격수가 없는 도로공사에서 절반 이상의 공격을 책임지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 3번 째 시즌을 보내면서 몸을 아끼지 않는 투혼을 발휘하고 있다. 이날 경기에서 니콜은 홀로 34점을 올렸다. 공격성공률은 41.42%였고 3개의 서브 득점과 2개의 블로킹을 기록했다.

주목할 점은 17개의 디그다. 이 경기서 니콜은 리베로인 김해란(디그 26개)에 이어 팀 내에서 두 번째로 많은 디그를 걷어 올렸다. 2세트 중반 니콜은 몸을 내던지며 2개의 디그를 잡아냈다. 혼신의 힘으로 살린 볼은 니콜의 공격으로 이어졌다. 2번의 디그를 성공시킨 후 공격 득점까지 올린 플레이는 인상적이었다.

니콜의 공수에 걸친 활약에 힘입은 도로공사는 KGC인삼공사에 3-1(23-25 25-20 25-17 25-14) 역전승을 거뒀다. 15점을 올린 김선영의 공격 지원도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주한미군 출신 아버지를 둔 니콜은 한국 생활에 손쉽게 적응했다. 동료들과 함께 한식을 주로 먹는 그는 친화력까지 뛰어났다. 니콜은 동료들과 스스럼없이 어울리며 도로공사의 플레이에 녹아들었다. 대형공격수가 없는 도로공사에서 니콜은 해결사 역할을 맡았다.

그러나 시즌을 거듭하며 수비에서도 좋은 플레이를 선보이고 있다. 이날 경기에서 승리를 거둔 도로공사는 5승 3패 승점 14점을 기록하며 2위로 뛰어올랐다. 올 시즌 도로공사가 꾸준하게 상위권에 머물려면 니콜을 받쳐주는 보조 공격수의 역할이 중요하다.

올 시즌 문정원은 매 경기 두 자릿수 이상의 득점을 올리며 니콜을 지원사격 했다. 그러나 KGC인삼공사와의 경기서 그는 7득점에 그쳤다. 문정원이 주춤하는 사이 김선영이 니콜의 지원 사격수로 나서 분전했다. 수비와 공격에서 광범위하게 활약하는 니콜의 체력 문제도 관건이다.

도로공사는 2라운드에서 흥국생명과 GS칼텍스 그리고 KGC인삼공사를 상대로 3연승을 거뒀다. 27일 IBK기업은행을 만나는 도로공사는 4연승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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