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일 고척돔에서 학생들의 펑고 훈련을 시키고 있는 이정후. ⓒ고유라 기자

[스포티비뉴스=고척, 고유라 기자] 고척스카이돔이 17일 아이들의 놀이터로 변신했다.

키움 히어로즈는 17일 영일초등학교 야구부와 구로리틀야구단 학생들 총 초등학생 95명을 고척돔으로 초청해 일일야구교실을 열었다. 서울시설공단은 이날 대관료를 부담하며 키움 선수들의 재능기부를 도왔다. 학생들은 오후 4시부터 2시간 동안 선수들 사인을 받고 야구를 배운 뒤 돔 투어를 하는 등 추억을 쌓았다.

이날 키움에서는 김하성, 이정후, 김상수, 박정음, 임병욱, 이지영, 김웅빈, 이승호, 안우진, 박주성, 윤정현, 김선기 등 12명의 선수가 참여했다. 선수들은 첫 30분 동안 학생들에게 다정하게 말을 걸며 사인을 해줬다. 미리 공 한 세트를 사와 선수들에게 사인을 받은 영일초 이해준 학생은 "선수들을 직접 만나니까 기분이 좋다. 다음에 선후배로 만날 수 있다면 꼭 다시 만나고 싶다"고 눈을 반짝였다.

▲ 김하성이 학생들에게 수비를 설명해주고 있다. ⓒ고유라 기자

사인회가 끝난 뒤에는 일일 코치가 된 선수들이 두 명씩 한 조를 이룬 뒤 학생들을 가르쳤다. 학생들 무리가 10분씩 조를 바꿔가며 내외야 펑고, 캐치볼, 러닝, 페트병 맞히기 등 다양한 '수업'을 경험했다. 선수들은 때로는 재미있는 형, 때로는 엄한 선생님이 돼 학생들을 진두지휘하며 훈련을 시켰다.

그중에서도 이날 단연 인기스타는 야구를 하는 학생들에게 선망의 대상인 이정후였다. 이정후가 외야 펑고를 쳐주자 한 학생은 기대에 찬 목소리로 "이정후 선수에게 펑고 받는다!"고 큰소리로 외쳐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학생들은 이정후에게 "어떻게 하면 야구를 잘 할 수 있냐" 등 질문을 쏟아내기도 하고 그의 손바닥 굳은살을 보는 등 이정후에게서 많은 것을 배우려고 애썼다.

다른 조들이 열심히 몸을 움직이는 가운데 그라운드 한가운데 자리잡은 이지영, 김웅빈은 오는 선수들마다 앉혀놓고 QnA 시간을 가졌다. 선수들은 이지영에게 "어떻게 하면 찬스에서 더 잘 칠 수 있나", "삼성에서 키움으로 옮겼을 때 기분이 어땠나", "상무에 가면 어떻게 운동하나", "호잉 폼 따라한 것 같은데 저작권 침해 아닌가" 등 다양한 질문을 해 그를 놀라게 했다. 이지영은 질문마다 세심한 답변을 하며 학생들에게 조언했다.

▲ 학생들과 질의응답 시간을 보낸 이지영, 김웅빈. ⓒ고유라 기자

김하성과 이정후는 동기부여를 위해 펑고 타구를 다시 이정후에게 던져 스트라이크존에 꽂아넣는 학생에게 배팅 장갑을 상으로 걸었다. 이외에도 김선기, 윤정현은 공으로 페트병을 맞히는 선수에게, 박정음, 임병욱은 타구를 담장 밖으로 보내는 선수들에게 개인적으로 선물을 걸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투수 안우진과 이름이 같았던 구로리틀야구단 3학년 안우진은 "선수들이랑 같이 야구하니까 기분이 좋다. 힘든 기회인데 이런 자리를 마련해주신 야구단 감독님께 감사하다"고 말했다. 구로리틀야구단 6학년 안경인 학생의 아버지 안세환 씨는 "선수들을 직접 본 것만으로도 아이들이 좋아할 것 같다. 자존감도 높아지고 분위기도 좋아지면 야구를 하는 데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평생 아이들의 기억에 남을 것 같다"고 밝혔다.

▲ 행사에 참가한 영일초 야구부. 맨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고민기, 김유민, 송무경, 윤찬, 이해준. ⓒ고유라 기자

일일 코치가 됐던 이승호는 "나중에 이 모든 학생들을 다시 야구장에서 만날 수는 없겠지만, 어린 학생들이 야구를 하겠다고 하는 게 기특하다. 야구 선수를 직접 보면서 다양한 경험을 하는 이런 기회가 더 많아져야 할 것 같다. 한 학생이 와서 '마운드에서 무슨 생각을 하면서 던져야 하냐'고 물어서 '네 자신을 믿으라'고 답해줬다. 저도 아직 잘 못하고 있지만 어렸을 때부터 그렇게 자랐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말했다.

키움은 12일 강서구 SOS어린이마을에서 아이들과 놀아주는 봉사활동에 이어 직접 야구 꿈나무들을 가르치는 일일 코치가 되는 등 다양한 비시즌 사회공헌활동에 나서고 있다. 선수단을 이끌고 있는 주장 김상수는 "우리 팀이 지금까지 비시즌에 팬들과 만나는 행사가 적었다. 앞으로 늘려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스포티비뉴스=고척, 고유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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