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환호하는 맨유 ⓒ연합뉴스/EPA
[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2019-20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벌어지는 '맨체스터더비'에서 모두 승리를 따냈다.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은퇴한 뒤 처음으로 이룬 성과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9일(한국 시간) 영국 맨체스터의 올드트래포드에서 열린 2019-20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29라운드에서 맨체스터시티를 2-0으로 꺾었다.

"경기를 보고, 주제프 과르디올라 감독이 말하는 것을 들어야 한다. 어떤 것이 제대로 되지 않았는지 확인해야 하고,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아야 한다." - 베르나르두 실바

실바의 발언에서 경기가 잘 풀리지 않았던 것을 쉽게 읽을 수 있다. 맨시티는 72.3%의 압도적인 점유율을 기록했지만 슈팅 수에선 7-12로 밀렸다. 맨시티가 점유율을 제대로 살리지 못한 반면, 맨유는 역습에서 효율적으로 공격했다는 뜻이다.

맨시티의 공격은 답답했다. 지공에서도 언제나 '길을 찾아내던' 맨시티의 공격을, 맨유는 어떻게 차단했을까.

1. 전방 압박

"때로 압박했고 밀어붙였다. 그리고 윙백과 스리톱을 공격적으로 운영하려고 노력했다. 결국 3명만 후방에 있었다. 압박을 가할 때 실수를 유도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결과에 만족한다." - 올레 군나르 솔샤르 감독

포메이션으로 따지면 맨유는 3-4-1-2를 들고 나왔다. 하지만 수비 시엔 사실상 3-4-3에 가까웠다. 최전방에서 앙토니 마시알, 브루노 페르난데스, 다니엘 제임스가 압박했다. 맨시티를 강하게 압박하면서 전방으로 나오는 패스의 질을 떨어뜨리려고 했다. 왼쪽 측면과 중원을 오가며 빌드업을 이끄는 '변형 스리백'의 중심 진첸코는 활동량이 풍부한 프레드가 압박했다.

효과는 맨시티의 공격 흐름을 끊는 것이다. 맨시티는 섬세하게 공격을 전개하는 팀이다. 즉 상대편 페널티박스 근처까지 전진해야 위협적인 공격이 나올 때가 많다. 맨유는 이를 전방 압박으로 저지하면서 맨시티의 공격 횟수를 줄일 수 있었다.

▲ 희비가 엇갈리는 솔샤르와 과르디올라(왼쪽부터) ⓒ연합뉴스/EPA

2. 하프스페이스 통제

또 하나 짚어야 할 점은 맨유의 스리백 가동이다. 맨유는 전방 압박이 여의치 않으면 내려서서 수비 블록을 쌓았다. 5명의 수비수가 늘어서면 포백을 가동했을 때보다 선수간 좌우 간격을 좁힐 수 있다. 맨시티 공격에서 핵심으로 꼽히는 '하프스페이스'를 효과적으로 통제할 수 있다. 오른발잡이 일카이 귄도안이 왼쪽 공격형 미드필더로, 왼발잡이 베르나르두 실바가 오른쪽 공격형 미드필더로 배치되면서 하프스페이스 공략이 거의 되지 않았다. 케빈 더 브라위너의 부상 공백도 느껴졌다.

애런 완 비사카의 활약 역시 대단했다. 맨시티는 공격이 답답할 경우 측면에서 드리블러들의 개인 능력으로 틈을 만든다. 하지만 완 비사카가 라힘 스털링을 꽁꽁 묶었다. 완 비사카는 무려 8번의 태클을 해 성공률 100%를 자랑한다. 스털링은 5번을 시도해 2번만 성공했다.

맨시티는 후반 15분에 또 다른 드리블러 리야드 마레즈, 그리고 후반 32분엔 직선적인 움직임이 강점인 벵자맹 멘디를 투입해 측면의 움직임을 강조했다. 중앙에 웅크리고 선 맨유 공략에 애를 먹었다는 방증이다. 마레즈와 멘디의 플레이로 공격이 활기를 띄었지만 골로 연결짓진 못했다.

▲ 득점한 마시알은 도움을 올릴 기회도 있었다. ⓒ연합뉴스/EPA

3. 승리한 맨유의 과제 "고개만 들었다면…"

"팀으로서 발전하고 있고, 또한 선수로서도 성장하고 있다. 고개를 들었다면 득점했을 2,3번 기회가 있었다. 2번은 다니엘 제임스가 한 번은 페르난데스에게, 한 번은 마시알에게 패스해서 제대로 할 수 있었다.마시알 역시 페르난데스에게 연결했다면 해결할 수 있었을 것이다. 이러한 작은 것들은 좋아질 것이다." - 올레 군나르 솔샤르 감독

맨유는 훨씬 더 큰 승리를 따낼 수도 있었다. 결정적인 기회가 있었기 때문이다. 전반 27분 마시알의 슈팅. 후반 25분 제임스의 슛은 사실 탐욕에 가까웠다. 컷백 패스를 받을 수 있는 위치에 모두 페르난데스가 있었기 때문이다. 솔샤르 감독 역시 손뼉을 치며 화를 낼 정도였다. 기자회견에서도 같은 문제를 짚었다.

1차 목표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출전권 확보지만, 장기적인 목표는 프리미어리그와 챔피언스리그에 우승에 도전하는 것이다. 맨유가 더 강한 팀이 되려면 득점 찬스에서 무자비할 필요가 있다.

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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