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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찬 2루 겸업'과 김기태식 동기 부여

작성일: 2015.02.04 10:30 박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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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TV NEWS=박현철 기자] 우리 나이 서른 다섯의 베테랑 외야수가 2루수 겸업을 시도한다. 팀의 어려움을 알고 선수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며 스프링캠프에서 수비 훈련까지 하는 중. 그가 주전 2루수로 출장할 가능성은 낮지만 이는 선수단 전체에 긴장을 불어넣은 감독의 전략이다. 김주찬(34)의 2루 겸업 시도는 센터라인 약화로 고심 중인 김기태 KIA 타이거즈 감독이 던진 무언의 일침으로 볼 수 있다.

2000년 삼성에 유격수로 입단했던 김주찬은 현재 외야수로 뛰고 있다. 롯데 시절까지만 해도 주전 3루수 시험을 받는 등 내야수 자리를 한동안 놓지 않았던 김주찬이지만 그가 이름을 알린 것은 외야수로서였다. 포구 문제가 아니라 내야 송구 정확도에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다. 당시 롯데에 재직하던 한 코치는 “김주찬이 1루-외야 요원이 된 이유는 송구가 위로 자주 뜨는 등 높이 면에서 정확하지 못했기 때문이다”라고 밝혔다.

내야수로 시작했다가 외야수로 전향하면 내야로 돌아오기가 굉장히 어렵다는 현장의 평이다. 송구 매커니즘이 다르기 때문이다. 게다가 김주찬은 프로 16년차 베테랑이다. 그렇다고 지난해 부진해서 2루 겸업으로 부활 돌파구를 찾는 것도 아니다. 지난해 김주찬은 100경기 3할4푼6리 9홈런 46타점 22도루 OPS(장타율-출루율 합산) 0.911로 뛰어난 공격력을 자랑했다. 정상적이라면 부동의 주전 외야수로 올 시즌을 준비하며 감을 잡아갈 시기다.

그러나 김주찬은 김 감독의 요청을 받아들이며 팀을 위해 2루수 겸업을 결정했고 현재 스프링캠프에서 열심히 훈련 중이다. 팀을 위해 본인이 한 발 더 나아가는 전략을 택했다. 김주찬이 올 시즌 실전에서 2루수로 출장할 지 여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일단 시도 만으로도 김 감독에게는 팀 분위기를 제대로 잡을 수 있는 수단이 될 가능성이 크다. 중견수 이대형(kt), 유격수 김선빈(상무), 2루수 안치홍(경찰청)이 떠나며 겉으로 봤을 때 센터라인 전력 약화가 극심한 KIA 선수단 내부에 대단한 긴장을 불어넣었기 때문이다.

김 감독은 LG 재임 시절에도 베테랑을 통해 선수단에 동기 부여 수단을 제공했다. 그렇다고 김 감독이 베테랑을 홀대한 것도 아니다. 이병규(9번), 박용택, 이진영, 정성훈 등 국가대표급 베테랑 선수들의 출장 기회도 주는 동시에 그들의 체력 안배와 함께 이병규(7번), 김용의, 정의윤, 문선재 등이 출장 기회를 잡았다. 베테랑이 희생하는 부분이 있다면 반대 급부로 그들에게 혜택을 더 주고자 했던 김 감독이다. 김주찬의 2루 겸업 성공 여부와 관계없이 김주찬도 라커룸 베테랑으로서 권리를 얻을 기회를 갖게 될 전망이다.

'적토마' 이병규가 진정한 팀 리더로 확고부동한 자리를 굳히고 이진영과 정성훈이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재취득했음에도 재계약 잔류한 것은 김 감독의 존재가 커다란 부분을 차지했다. 비록 2014시즌을 제대로 함께하지는 못했지만 말이다.

김주찬의 2루 겸업 훈련은 현재 2루 요원인 최용규, 황대인 등은 물론 유격수 강한울, 박찬호. 나아가 신종길, 김다원 등 외야수 요원까지 포함해 센터라인을 지킬 수 있는 선수들에게 긴장과 동기부여가 될 수 있다. 특히 2루수-유격수 자리 주전 경쟁 중 1군 무대에서 검증된 선수가 아무도 없는 상황에서 맏형급 선수가 먼저 움직여 겸업 훈련을 받고 있다는 점. 주전 경쟁 중인 선수들이 지금의 팀 상황을 제대로 느껴주고 한 발 더 뛰어주길 바라는 김 감독의 의중을 알 수 있다.

연이은 주력 선수 이탈로 인해 KIA의 예상 전력은 하위권으로 분류되고 있다. 그러나 야구는 모르는 일 투성이다. 특히 선수들의 동기 부여에 따른 팀 분위기 구축과 보이지 않는 전력 증강 부분은 단순히 돈으로 살 수 없다. 김 감독이 김주찬 2루 겸업 지시를 통해 KIA 선수단, 특히 키스톤 콤비 경쟁자들에게 던진 메시지는 백 마디 말보다 훨씬 더 무겁다.

[사진] 김기태 감독 ⓒ KIA 타이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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