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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후보' 노경은, '제2의 정명원' 될 것인가

작성일: 2015.02.07 01:13 박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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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TV NEWS=박현철 기자] 150km 이상의 포심 패스트볼과 144km까지 찍히는 슬라이더. 여기에 좋은 스플리터와 각이 좋은 커브까지. 투수로서 더욱 성공할 수 있는 무기를 많이 갖춘 투수이고 2년 연속 10승 달성으로 선발로서 좋은 모습도 보여줬다. 그러나 한 시즌의 부진으로 다시 일어서야 하는 입장이 되었다. 두산 베어스 정통파 우완 노경은(31)은 올 시즌 마무리로 재기하며 현역 시절 75승142세이브를 올렸던 은사 정명원 코치(현 kt)처럼 선발로도 마무리로도 모두 인정받은 투수가 될 것인가.

노경은은 현재 팀의 미국 애리조나 1차 전지훈련에서 선발 후보로 선배 이재우, 이현승 등과 함께 경쟁 중이다. 이미 더스틴 니퍼트-장원준-유네스키 마야-유희관으로 4선발까지 지그재그 계획도를 확정지은 김태형 감독은 “5선발 후보 중 마무리를 선택할 것”이라고 밝힌 뒤 “마무리 투수가 주는 위압감을 무시할 수 없는 만큼 구위가 가장 뛰어난 선수를 마무리로 선택하고 싶다”라고 이야기했다.

김태형 감독의 조건에 가장 부합하는 마무리감은 바로 노경은이다. 2012년 계투에서 선발로 보직 변경해 12승6패7홀드 평균자책점 2.53(2위)으로 신데렐라가 되었던 노경은은 2013시즌에도 10승10패 평균자책점 3.84로 괜찮은 성적을 올렸다. 그러나 지난해 노경은의 성적은 3승15패 평균자책점 9.03으로 급전직하했다. 구위가 떨어졌다기보다 선수 스스로 마인드컨트롤에 실패했다.

선수의 부진은 스스로의 책임도 분명 크지만 사실 송일수 전 감독의 노경은 운용 패착도 한 몫 했다. 믿음을 보이기는 했으나 제대로 투입하고 빼줘야 할 시점들이 잘못되었고 계투로 보직을 이동시켰다가 더욱 선수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결과로 이어졌다. 지난해 10월11일 LG전 2-15 대패는 송 전 감독이 노경은이라는 선수에 대한 배경지식이 사실상 전무하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줬고 이날 경기서 노경은은 아웃카운트 한 개를 잡고 무려 5실점으로 고개를 떨궜다.

사실 노경은은 김진욱 감독 부임 시절 초기에도 '마무리 감'이라는 평을 받았다. 퓨처스팀 투수코치 때도 일부러 노경은을 박빙 상황에 등판시켜 마무리로서 경기 감각을 쌓게 했던 김진욱 감독은 2011년 6월 1군 불펜코치로 보직 이동하며 노경은이 전천후 계투로 나섰을 때 기를 불어넣었다. 그리고 2011년 10월 부임하며 “구위와 변화구 구사력을 토대로 노경은을 미래의 팀 마무리로 생각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실제로 2012시즌 초반 노경은의 보직은 마무리 스캇 프록터 앞을 지키는 셋업맨이었다.

그러나 2012년 5월 승계주자 실점과 블론 세이브가 늘어나며 노경은은 자신감을 잃었다. 당시 이닝 당 주자 출루 허용률(WHIP) 1.77의 불안한 계투였던 노경은은 “앞선 투수의 주자가 남아있을 때 '반드시 실점하지 말아야 겠다'라고 마음을 먹는데 오히려 부담이 커서 그런지 공이 몰려 적시타를 허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리고 승리 요건을 날려버리면 그 자체가 동료들에게 너무 미안해 계투 보직 자체가 두려웠다”라고 밝힌 바 있다.

결국 김진욱 감독은 노경은이 구위에 대한 자신감을 찾길 바라는 차원에서 6월6일 잠실 SK전에 선발로 내세웠다. 단순한 아르바이트식 등판이었는데 노경은은 여기서 6이닝 1실점으로 쾌투를 펼쳤다. 당시 팀 선발진 주축인 니퍼트-이용찬(상무) 못지 않은 호투였던 만큼 그 경기 이후 노경은은 2시즌 동안 두산 선발진에 없어서는 안 될 투수로 변모했다. 만년 유망주를 비난하던 팬들이 찬사를 보내는 팬들로 바뀐 순간이다.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지난해 선발로 대실패를 겪은 만큼 붙박이 선발이던 노경은의 선발진 정착 가능성은 사실 불투명하다. 그러나 반대로 생각하면 노경은이 2년 연속 10승 등 1군에서 보여준 성과, 그리고 팀 내 최고급 구위가 있는 만큼 5선발 후보 혹은 마무리로서 1군 주력이 될 기회를 꾸준히 제공 받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이용찬, 홍상삼(경찰청)의 군입대와 정재훈(롯데)의 갑작스러운 이적으로 무주공산이 된 마무리 자리로 무혈입성할 수도 있다. 생각을 바꾸면 전년도 15패로 무너졌던 투수 노경은에게 새로운 보직에서 더 나은 재기를 위한 더 큰 기회가 왔다고 볼 수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노경은 스스로의 생각이다. 노경은은 지난해 크게 아프지도 않았고 구위가 급감하지도 않았다. 그만큼 선수 본인은 지난해 슬럼프에 대해 “그저 답답할 뿐입니다”라는 말을 되풀이했다. 스스로 긍정보다 부정적인 생각이 많아져 혼란에 빠졌던 노경은이다. 그 노경은에게 김태형 감독은 재기를 바라며 애정이 담긴 쓴소리를 던졌다.

“노경은도 이제는 어린 투수가 아닙니다. 부담이 없을 수는 없지만 스스로 이겨내야 합니다. 그리고 스스로 잘 이겨낼 것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수 년 전 팬들로부터 인신공격성 비난을 받으며 감정조절하지 못했던 만년 유망주는 마운드에서 스스로 맹위를 떨치며 비난을 찬사로 바꿨다. 그러나 2013년 말 은사 김진욱 감독, 정명원 코치가 잇달아 팀을 떠나며 받은 충격파에 경기력 저하로 인한 스트레스로 마음을 다잡지 못한 채 성적이 곤두박질쳤던 아픈 기억도 갖고 있다.

결국 노경은 본인이 스스로 갖고 있는 극심한 부담을 이겨내고 벗겨야 스승 정명원 코치처럼 선발은 물론 마무리로도 호평 받는 투수로 올라설 수 있을 전망이다. “정 코치님은 내게 '틀렸다'가 아니라 '넌 남다르다'라며 기를 북돋워주시고 행여 자만할까 걱정하시며 쓴소리도 자주하셨다. 평생의 은인이시다”라며 정명원 코치에 대해 존경을 표한 노경은. 그는 빠른 포심과 스플리터는 물론이고 화를 못 참는 성미이기는 해도 의리를 중시하는 성품까지 정 코치를 빼닮았다. 노경은은 은사가 걸었던 그 길을 제대로 따를 수 있을 것인가.

[사진] 2013시즌 정명원 코치-노경은 ⓒ 두산 베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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