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킴 응 마이애미 말린스 신임 단장 ⓒ마이애미 말린스 SNS

[스포티비뉴스=고유라 기자] 마이애미 말린스의 파격 결정에 업계 전체가 들썩이고 있다.

마이애미는 14일(한국시간) 신임 단장으로 킴 응을 선임했다고 발표했다. 킴 신임 단장은 북미 프로스포츠를 통틀어 최초의 여성 단장이다. 마이애미는 "평생 뛰어난 커리어를 만들어온 킴 단장이 메이저리그에 새 역사를 썼다"며 의미를 밝혔다.

킴은 소프트볼 선수 출신으로, 대학 졸업 후 1990년 시카고 화이트삭스에서 메이저리그 프런트로 커리어를 시작했다. 이후 양키스 단장 보좌, 다저스 단장 보좌를 거쳐 메이저리그 운영부문 부사장까지 올랐다. 이후 여러 차례 단장 인터뷰를 보기도 했고 취임설이 돌기도 했으나 정식 취임은 이번이 처음이다.

마이애미 CEO 데릭 지터는 "구단주를 대표해, 킴이 마이애미에 뛰어난 지식과 승리의 경험을 가져오기를 기대한다. 그의 리더십은 우리 구단의 지속적인 성공을 가져올 것이다. 뿐만 아니라 지역 청소년 사이에서 야구를 전파하기 위한 노력에 힘을 실어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대다수의 프로 스포츠는 '금녀의 구역'으로 여겨질 만큼 여성이 접근하기 힘들었다. 최근 들어 여성 코칭스태프들이 발탁되면서 '금기'가 깨지는 듯했지만 단장, 사장 등 고위 관리직만큼은 유리 천장처럼 여겨졌다. 킴 단장이 그 천장을 깼다는 사실은 메이저리그에서 일하는 여러 여성들의 마음을 흔들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에 따르면 뉴욕 양키스 중계 캐스터인 수진 왈드먼은 킴 단장 선임 소식을 들은 뒤 마이애미 구단 내에 있는 지인에게 "진짜라고 말해달라'는 문자 메시지를 보낼 정도로 사실을 믿지 못했다. 왈드먼은 "나는 소식을 듣고 울었다. 실제로 여성 단장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믿지 못했지만 그가 적임자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지난 1월 메이저리그에서 처음 정규직 코치가 된 앨리사 내킨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보조코치는 "업계에서 함께 일하는 여성들이 소속된 단체 메시지방은 이모티콘이 폭발했다. 킴 단장은 야구를 위해 많은 공을 세웠다. 어린 소녀, 소년들이 그를 보는 것은 더 많은 기회를 만드는 큰 의미가 있다"며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했다.

뉴욕 양키스 마이너리그 타격코치인 레이첼 발코벡은 "킴 단장이 어떻게 단장이 됐는지 의문을 갖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경이적인 일이다. 나도 여성이 단장을 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엄청난 소식"이라고 말했다. 

내킨과 발코벡이 메이너리그 코치로 선임되면서 조금씩 금녀의 구역을 무너뜨린 데 이어 킴 단장의 선임 소식은 여자도 야구를 볼 수 있고 운영할 수 있다는 사실을 조금씩 알리고 있다. 킴 단장이 앞으로 행보에서 메이저리그 내 여성들의 입지를 더 넓히는 데 기여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스포티비뉴스=고유라 기자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