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번부터 6번까지 가능" 고메즈, 'SK판 나바로'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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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는 다음 달 9일까지 미국 플로리다주 베로비치에 있는 히스토릭다저타운에서 스프링캠프를 진행한다. 올 시즌 팀 타선의 중심을 잡아 주길 바라는 새 외국인 타자 고메즈가 스프링캠프에 합류했다. 고메즈는 동료들과 함께 손발을 맞추면서 올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김용희 감독은 올 시즌 타선 구상을 두고 고민을 안고 있다. SK는 지난 시즌 3년 만에 가을 야구를 경험했지만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넥센에 패하며 단 하루 가을 야구를 맛보는 데 그쳤다. 아쉬움이 많이 남는 한 해였다. 정규 시즌 동안 타자들이 돌아가며 다치고 부진을 겪었다. 해결사 임무를 맡아 주길 기대했던 최정이 시즌 내내 부상에 시달렸다. 외국인 타자 앤드류 브라운이 28홈런으로 팀 내 가장 많은 홈런을 쳤지만 기복이 심했다.
또한, 지난 시즌 팀 타율 0.272로 7위에 그쳤던 SK는 주전 포수 정상호를 LG 트윈스로 보냈다. 정상호는 주로 하위 타순에 배치됐지만, 타율 0.254(279타수 71안타) 12홈런 49타점을 기록하면서 SK 공격에 힘을 보탰다. 정상호가 떠나면서 SK의 공격력에 우려가 커졌다. LG와 트레이드로 영입한 정의윤(타율 0.320, 14홈런 51타점)의 활약에 위안으로 삼았지만 올 시즌 왕조 재건을 노리는 SK는 아쉬움을 남긴 채 떠난 브라운을 대신할 고메즈의 활약에 기대를 건다.
고메즈는 도미니카공화국 출신으로 2006년 콜로라도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메이저리그에서는 3시즌(2011년, 2014~2015년)을 뛰며 통산 타율 0.183 1홈런 7타점을 기록했다. 지난 시즌 트리플 A에서는 타율 0.358 3홈런 22타점의 성적을 남겼다. 고메즈는 수비력이 뛰어나고 내야 전 포지션은 물론 코너 외야수를 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SK 관계자는 고메즈에 관해서 "내야 전 포지션에서 뛸 수 있는 선수로 2004년 콜로라도 로키스와 계약한 뒤 팀 내 유망주 가운데 한 명이었다. 유격수와 2루수로 주로 뛰었으며 수비 범위가 넓고 강한 어깨를 지녔다. 도루 능력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김용희 감독은 "고메즈는 평균적인 타격 능력만 보여 준다면 1번에서 6번까지 들어갈 수 있는 타자라고 본다. 테이블세터에 들어갈 수도 있다. 고메즈가 테이블세터로 간다면 강한 2번 타자가 되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최고의 시나리오는 고메즈가 'SK판 나바로'가 되는 것이다. SK 2루를 책임지던 나주환은 지난 시즌 타율 0.268 5홈런 22타점을 기록했다. 수비력은 수준급이지만 공격력에서는 아쉬움을 남겼다. 내야 전 포지션에서 뛸 수 있는 고메즈가 센터 라인을 잡아 준다면 SK의 고민을 덜 수 있다. 가장 좋은 롤모델은 삼성 라이온즈에서 뛰며 지난해 12월 8일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2루수 부문 황금장갑을 품에 안았던 외국인 타자 야마이코 나바로다.
나바로는 지난 시즌 KBO 리그 2루수 역사를 바꿨다. 48개의 홈런을 때린 나바로는 1999년 34개를 기록한 홍현우를 제치고 2루수 역대 최다 홈런 타자가 됐다. 그는 도루도 22개를 기록해 2014년 시즌에 이어 2년 연속 20홈런-20도루를 달성했다. 2년 연속 2루수 20-20은 KBO 역사에서 처음이다. 나바로는 2002년 브리또 이후 두 번째 외국인 내야수 골든글러브의 주인공이 됐다.
물론 나바로나 브리또만큼 파워를 갖춘 타자로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지난 시즌 트리플 A에서 보여 준 활약만큼 하고, 수비에서도 기대만큼 안정된 수비력을 발휘한다면 SK의 타순과 내야진은 지난 시즌보다 좋아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아직 확실하게 정해진 것은 없다.
고메즈는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팀 동료들과 경쟁하며 실력을 검증 받아야 한다. 김 감독은 "고메즈는 마이너리그에서는 유격수를 많이 했는데 스프링캠프 기간 포지션을 결정할 것 같다. 3루도 가능하다. 그러나 누구나 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삼성이 2013년 나바로를 영입할 때, 일각에서는 나바로의 활약에 물음표를 달기도 했다. 그러나 삼성에서 2년간 뛰면서 나바로를 향한 시선은 180도 달라졌다. 큰 기대를 모으지 못했던 나바로였지만 KBO 리그 역사상 최고 외국인 선수 가운데 한 명으로 꼽혔다. 올 시즌 처음으로 KBO 리그에서 뛰게 될 고메즈에게 가장 좋은 본보기다.
[사진] 헥터 고메즈 ⓒ SK 와이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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