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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떡해, 또 써야지"…ERA 6.06, 두산 불펜의 현실

작성일: 2021.07.01 12:22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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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산 베어스 박정수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대전, 김민경 기자] "어떡해. 다 중요한 상황인데, 또 써야지."

김태형 두산 베어스 감독은 지난달 27일 잠실 롯데 자이언츠전 2-0으로 앞선 7회초 1사 1루에 선발투수 이영하를 내리고 사이드암 박정수를 올렸다. 우타자 딕슨 마차도-신용수로 이어지는 상황에서 평소 김 감독이라면 박치국을 선택했겠지만, 팔꿈치 통증으로 이탈한 상태였다. 홍건희는 조금 더 뒤에 쓸 계획이었을 것이다. 

박정수가 마차도를 볼넷으로 내보내면서 1사 1, 2루 위기로 이어졌다. 롯데는 신용수 타석에 대타 이대호 카드를 꺼냈고, 이대호가 좌전 적시타를 쳐 2-1로 쫓겼다. 박정수를 빼고 좌완 이현승을 급히 올렸으나 좌타자 손아섭을 막으려 했지만, 동점 적시타를 허용해 2-2가 됐다. 계속된 1사 1, 2루에 우타자 전준우가 나오자 이현승을 내리고 우완 홍건희를 올렸다. 홍건희는 전준우에게 우중간 적시타를 내줘 2-3으로 뒤집혔다. 경기가 꼬인 가운데 장대비가 내리면서 서스펜디드 게임이 선언됐다.

김 감독은 박정수를 중요한 상황에 쓴 것과 관련해 "다 중요한 상황인데 어떻게 하겠나. 좋은 공을 갖고 있는데 직구를 자신 있게 던지면 되겠던데 잘 안 들어가더라. 자꾸 해야 한다. 새로운 팀에서 아직 적응을 못 하고 있는 것 같은데, 좋은 공을 갖고 있다. 자꾸 도망간다고 뺄 것도 아니고"라고 덤덤하게 이야기했다. 

최근 두산 불펜 상황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장면이다. 두산은 김강률-박치국-홍건희-이승진으로 필승조를 꾸려 시즌을 맞이했다. 김 감독이 가장 믿는 투수들이었고, 시즌 초반 선발진이 흔들릴 때 큰 버팀목이 된 게 이들이었다. 

선발진이 어느 정도 안정감을 찾자 필승조가 하나둘 이탈했다. 지난달 초 김강률이 햄스트링 부상으로 빠진 게 가장 컸다. 마무리 투수를 잃은 두산은 장원준, 이현승, 윤명준 등 베테랑 의존도를 높일 수밖에 없었다. 이들은 기존 필승조 4명과 비교해 힘으로 타자를 누르긴 어려워도 관록으로 버틸 수 있었다. 장원준은 6월 15경기(7⅓이닝)로 최다 출전했고, 윤명준(11경기, 11⅓이닝), 이현승(7경기, 6이닝)도 힘을 보탰다.   

하지만 사정은 나아지지 않았다. 6월 불펜 평균자책점 6.06으로 9위에 머물며 힘겨운 한 달을 보냈다. 박치국은 지난해부터 팔꿈치 통증을 잡아가며 던진 게 누적돼 결국 지난달 26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검진 결과 상태가 좋지 않아 당분간은 쉬어 가기로 했다. 시즌 내 복귀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승진은 6월 9경기에 등판해 3패, 2세이브, 6⅓이닝, 평균자책점 14.21로 고전했다. 그나마 홍건희가 버티고 있는데, 여전히 한번씩 제구에 기복이 있다. 

4연패를 끊은 지난달 30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도 마찬가지였다. 선발 최원준이 6이닝 1실점으로 호투하며 3-1 리드 상황에서 내려갔는데 불펜이 리드를 지키지 못했다. 7회 이승진(⅓이닝 3실점)-홍건희(⅓이닝)를 올렸는데 3-4로 뒤집힌 게 뼈아팠다. 이승진은 1사 만루 위기를 만들고 내려갔고, 홍건희는 2사 만루에서 노시환-정진호-라이온 힐리까지 3타자 연속 밀어내기 볼넷을 허용했다. 9회초에는 김인태의 동점 적시타와 양석환의 결승 만루포로 8-4로 뒤집었는데, 9회말 윤명준이 힐리에게 투런포를 허용하면서 8-6으로 힘겹게 경기를 마무리 지었다. 

불펜에서 계속 적신호를 보내는데 마땅한 대안이 보이지 않는다. 김명신, 박정수, 남호, 이형범 등을 시험해봤지만, 베테랑들을 뛰어넘는 결과를 보여주진 못했다. 

지금은 장원준과 이현승, 윤명준이 버텨주고 있지만, 이들을 젊은 투수들처럼 계속 마운드에 올리기는 부담이 있다. 최근 타선이 침체되면서 1점차 접전을 자주 펼친 가운데 불펜은 계속해서 지쳐 가고 있다. 김 감독의 말처럼 지금은 어쩔 수 없다. 아직 덜 다듬어진 새 얼굴들도 일단은 또 쓰는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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