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신수-최정 KK’ 2002년생 롯데 루키의 미소 “자랑거리 생겼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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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로선 1점만 내줘도 승부를 내줄 수 있는 상황. 롯데 벤치는 여기에서 아끼던 카드를 꺼내들었다. 좌완 루키 김진욱이었다. 왼손타자들로 연결되는 SSG 타선을 막아내라는 주문이었다.
외야 불펜에서 마운드까지 달려온 김진욱은 최지훈을 3루수 땅볼로 처리해 1사 1·3루를 만들었다. 그러나 후속타자 최주환에게 볼넷을 내줘 1사 만루로 몰렸다.
그런데 여기에서 타석으로 들어선 상대가 만만치 않았다. 메이저리그에서 잔뼈가 굵은 추신수. 2002년생 루키 김진욱과 1982년생 베테랑 추신수의 대결이었다.
나이는 20살이 어리고, 야구 경력으로는 비교조차 힘든 김진욱은 그러나 추신수를 상대로 힘차게 공을 뿌렸다. 시속 146㎞ 직구로 초구와 2구 모두 헛스윙을 이끌어낸 뒤 5구째 다시 높은 직구를 던져 헛스윙 삼진을 유도했다.
물론 한숨을 돌릴 틈은 없었다. 곧바로 나온 타자는 KBO리그 현역 최고의 3루수로 평가받는 최정. 우타자였지만, 롯데 벤치는 그대로 김진욱을 밀어붙였다. 그리고 김진욱은 공 3개로 최정을 헛스윙 삼진 처리하면서 1사 만루 위기를 무실점으로 넘겼다. 이어 롯데는 9회 2점을 뽑고 6-4 승리를 거뒀다.
경기 후 만난 김진욱은 “만루에서 만난 상대가 추신수 선배였지만, 크게 신경 쓰지 않으려고 했다. 그저 내 직구 하나만 보고 던졌다”고 말했다. 이어 “예전에도 이대호 선배님께서 ‘맞더라도 직구로 맞는 편이 낫지 않겠느냐. 괜히 변화구를 많이 써서 맞으면 후회만 남을 수 있다’고 말씀해주셨다”고 덧붙였다.
강릉고 시절부터 강심장으로 유명한 김진욱이었지만, 그래도 추신수와 승부는 떨리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런데 대선배를 상대로 얻어낸 결과는 헛스윙 삼진. 김진욱은 “친구들에게 평생 자랑할 수 있는 삼진이 생겼다. 기분도 정말 좋았다”고 활짝 웃었다.
지난해 이의리(19·KIA 타이거즈), 장재영(19·키움 히어로즈), 이승현(19·삼성 라이온즈) 등과 함께 고교 마운드를 주름잡았던 김진욱은 “동기들이 잘해서 동기부여가 된다”고 말했다.
물론 신인왕 싸움을 위해선 아직 갈고 닦아야 할 부분이 많다. 김진욱은 “나는 왼손투수인데 좌타자 상대 피안타율이 너무 높다”고 자책했다.
신인다운 풋풋함도 내보였다. 인터뷰 말미 “사실 이용훈 투수코치님께서 나 때문에 마음고생이 심하시다. 그래도 오늘은 코치님으로부터 ‘잘했다’고 칭찬을 받았다”며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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