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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는 왜 ERA 8점대 투수를 믿었나… 데이터의 부름, 패기가 응답했다

작성일: 2021.07.06 05:30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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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신수와 최정을 연속 삼진 처리하고 팀을 위기에서 구한 김진욱 ⓒ롯데자이언츠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롯데는 4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와 경기에서 6-4로 이겼다. 이기는 과정이 쉽지 않았던 경기였다. 5회까지 2-3으로 뒤져 있었고, 7회까지는 4-4 동점이었다.

9회 2점을 얻어 승리했는데 직전 상황이 대단히 중요했다. 롯데는 4-4로 맞선 8회 위기를 맞이한다. 선두 대타 이재원에게 안타를 맞았고 김성현에게는 볼넷을 내줬다. 오현택을 내리고 고졸 신인 좌완 김진욱을 마운드에 올렸으나 1사 후 최주환에게도 볼넷을 허용했다. 1사 만루 상황에 설상가상으로 다음 타자는 SSG 최고 타자들인 추신수 최정으로 이어졌다. 이미 최주환에게 볼넷을 내준 김진욱의 긴장감은 극대화됐을 것이다.

그러나 롯데는 투수를 교체하지 않았고, 김진욱을 그대로 밀어붙였다. 그리고 김진욱은 그 믿음에 부응했다. 김진욱은 추신수를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낸 것에 이어 최정마저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이닝을 실점 없이 마쳤다. 146㎞짜리 패스트볼이 불을 뿜은 결과였다. 롯데는 김진욱의 무실점을 발판으로 분위기를 만들었고 결국 이겼다.

강릉고 시절 아마추어 최고 투수로 불렸던 김진욱은 올해 롯데에 입단하며 큰 화제를 모았다. 신인왕 후보로 기대가 컸다. 그러나 올해 성적은 그 기대에는 다소 못 미친다. 이날 경기 전까지 김진욱의 평균자책점은 8.89였다. 가능성이야 누구나 인정하지만, 지금 당장의 실적에서 확고한 믿음을 심어줄 정도는 아니다. 그렇다면 롯데는 왜, 경기 최고의 하이레버리지 상황에서 8점대 평균자책점 투수이자 루키인 김진욱을 그대로 뒀을까.

데이터가 중심에 있었다. 최현 롯데 감독대행은 5일 인천 SSG전을 앞두고 당시 상황에 대해 “여러 투수들을 생각할 수 있었다. 진명호를 쓸까 고민도 했다”고 설명을 시작했다. 일단 SSG는 최지훈 최주환 추신수까지 세 명의 선수가 좌타자였다. 좌완인 김진욱의 활용도가 가장 높은 시점이라고 판단했다. 여기까지는 예상할 수 있었던 답변. 그런데 마지막 타자였던 최정은 우타자였다. 최 감독대행은 데이터의 도움을 받았다고 말한다.

최 감독대행은 “R&D 팀에서 자료를 많이 줬다. 최정은 말할 필요 없이 최고의 타자 중 하나”라면서도 “좌완이 (우타자인 최정을 상대로) 어려울 것이라 생각하지만, 김진욱이 가지고 있는 구종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충분히 매치업을 좋게 이끌어갈 수 있다는 자료를 받았기 때문에 김진욱을 활용했다”고 설명했다. 김진욱이 가지고 있는 공만 잘 활용하면, 최정과 대결에서 상성이 좋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다는 이야기다.

실제 김진욱은 초구에 슬라이더를 던져 스트라이크를 잡았다. 이어 146㎞짜리 패스트볼을 연거푸 던져 두 차례 모두 다 헛스윙을 유도하고 이닝을 마쳤다. 아마도 롯데 R&D 팀은 김진욱의 패스트볼 궤적 등을 종합했을 때 최정이 뭔가 타이밍을 제대로 맞추기 어려울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을 수 있다. 그리고 이 데이터의 부름에, 김진욱은 기백으로 부응했다.

상대 팀도 칭찬했다. 김원형 SSG 감독은 “타격을 했던 선수들이 '직구 볼 자체가 올 시즌 왼손 투수들 중 제일 좋았다'고 이야기하더라. 좋았으니까 못 쳤을 것이다. 그 정도로 김진욱이라는 투수가 좋은 구위로 볼을 던졌다”고 높게 평가했다. 최 감독대행은 “김진욱이 최고의 타자를 상대로 삼진을 잡은 경험을 가진 것은, 앞으로 자신감을 가질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더 큰 기대를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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