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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집중분석③] "투수 이름 헷갈린 줄 알았다" 이나바도 못 피한 '벤치 리스크'

작성일: 2021.08.04 06:00 신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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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이나바 아쓰노리 감독.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지난 2015년 프리미어12 준결승은 역대 한일전에서도 손 꼽히는 극적인 경기였다. 한국은 대회 개막전에 이어 또 한번 오타니 쇼헤이(당시 닛폰햄, 현 에인절스)의 압도적인 강속구에 당했다. 7회 정근우의 안타 하나로 겨우 노히터를 면했다. 

당시 일본 사령탑을 맡았던 고쿠보 히로키 감독은 8회 또 한명의 '닥터K' 노리모토 다카히로(라쿠텐)를 투입해 3점 리드를 지켰다. 그런데 9회 세이브 상황에서 마운드에 오른 선수는 마무리 마쓰이 유키(라쿠텐)가 아니라 또 노리모토였다. 

한국에 약속의 8회는 없었지만 기적의 9회가 있었다. 오재원 손아섭 정근우가 노리모토를 상대로 연속 안타를 날려 첫 득점을 만들었다. 일본은 뒤늦게 마쓰이와 마스이 히로토시(당시 닛폰햄, 현 오릭스)를 투입해봤지만 한국의 폭발력을 막지 못했다. 결과는 모두가 기억하는 4-3 역전승이다. 

고쿠보 감독의 후임으로 대표팀을 맡은 이나바 아쓰노리 감독은 지난 2019년 프리미어12에서 확실한 분업으로 투수진을 운영했다. 한국이 1회 야마구치 슌(요미우리)을 상대로 홈런 두 방을 터트리며 3점을 뽑자 2회 잠수함 투수 다카하시 레이(소프트뱅크)를 내세워 한국의 기세를 끊었다. 

3회가 지난 뒤에도 다구치 가즈토(당시 요미우리, 현 야쿠르트), 나카가와 고타(요미우리), 가이노 히로시(소프트뱅크), 야마모토 요시노부(오릭스), 야마사키 야스아키(DeNA)를 짧게 끊어 기용하면서 한국 타자들에게 적응할 틈을 주지 않았다. 

▲ 일본 불펜의 약한 고리로 전락한 '평균자책점 1위 투수' 아오야기 고요.
그런데 이번 대회에서는 이나바 감독의 작전에 의문부호가 붙고 있다. 지난달 28일 도미니카공화국과 경기가 대표적이다. 일본은 야마모토의 6이닝 9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CC 메르세데스(요미우리)가 나선 도미니카공화국과 치열한 투수전을 벌였다. 

이 균형은 7회 깨졌다. 올해 평균자책점 1위를 달리고 있는 아오야기 고요(한신)가 7회 도미니카공화국 스위치타자들을 막아내지 못했다. 9회말 대역전극이 아니었다면 아오야기는 패전투수가 될 뻔했다. 

경기 후 일본 언론은 "아오야기는 선발 1+1로 초반부터 몸을 풀다 5회 등판을 준비하고 있었다. 프로 데뷔 후 구원 등판이 한 번 뿐인 투수를 1이닝 불펜으로 기용하는 것은 '평소에 하지 않던 것을 시키지 않는다'는 이나바 감독의 원칙에도 어긋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아오야기는 2일 미국전에서도 구원 등판해 패전 위기에 놓였다. 등판 시점은 이번에도 의문을 남겼다. 스위치타자 에디 알바레스, 일본 프로야구에서 2년간 10번 만난 타일러 오스틴(DeNA), 좌타 거포 트리스탄 카사스를 사이드암투수 아오야기에게 맡겼다. 아오야기는 알바레스에 이어 '통산 10타수 1안타' 강세를 보였던 오스틴에게도 안타를 허용했다. 그리고 카사스에게 3점 홈런을 내줬다. 

이나바 감독은 앞서 4회에는 오른손타자를 상대로 아오야기와 함께 몸을 풀던 왼손투수 이와자키 스구루(한신)를 투입했다. 4회에는 왼손타자를 오른손 타자에게 맡기고, 5회에는 왼손타자 앞에 사이드암을 투입한 것이다. 

SK 와이번스에서도 일했던 이세 다카오 전 코치는 일본 도쿄스포츠에 "벤치에서 교체할 투수의 이름을 헷갈린 줄 알았다"며 "다나카 마사히로(라쿠텐)의 교체 타이밍은 옳았다. 그런데 두 번째 투수(이와자키) 선택은 믿기 어려운 결정이었다. 일본 불펜에 왼손투수는 이와자키와 오노 유다이(주니치)밖에 없다. 이와자키의 기용은 신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 한국은 지난 1일 도미니카공화국과 경기에서 9회 최주환의 대타 안타를 시작으로 역전 드라마를 썼다. ⓒ 연합뉴스
야수 출신이어서일까. 투수 기용은 비판을 받고 있지만 반대로대타 대주자 기용은 연일 성공을 거두고 있다. 13명의 야수를 효과적으로 쓴다. 도미니카공화국과 경기에서는 대타 곤도 겐스케(닛폰햄)가 안타를 쳤고, 대주자 겐다 소스케(세이부)가 스퀴즈 번트에 홈을 밟았다. 

2일 미국전에서는 9회 1사 1, 3루에서 아사무라 히데토(라쿠텐) 대신 겐다를 대주자로 써 병살타를 막고 다음 이닝 수비까지 강화했다. 10회에는 무사 1, 2루에서 번트에 익숙하지 않은 거포 무라카미 무네타카(야쿠르트) 대신 구리하라 료야(소프트뱅크)를 대타로 기용해 진루타에 성공했다. 

이나바 감독은 대표팀이 사령탑 경력의 전부다. 이를 대신하기 위해 교육리그에서 임시 감독을 맡는 등 경기 운영 요령을 쌓기 위해 노력했지만, KBO리그 통산 896승을 거둔 백전노장 김경문 감독과는 경력에서 비교할 수 없는 큰 차이가 있다. 

한국 김경문 감독은 믿음과 과감성을 더한 특유의 리더십으로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정상에 올랐고, 젊은 팀 두산 베어스와 NC 다이노스를 강팀으로 성장시켰다. 4일 한일전을 기대하게 만드는 요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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