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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 도쿄] 1선발 실종 한국…애초에 金은 욕심이었다

작성일: 2021.08.07 01:10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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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살 막내 이의리는 유일하게 등판한 경기에서 모두 5이닝 이상 투구했다. ⓒ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지금 선발투수들이 이닝을 이렇게 던지는데…."

김경문 한국 야구대표팀 감독은 금메달 도전이 무산된 뒤 에이스의 부재를 짚었다. 한국은 4일과 5일 2차례 치른 준결승전에서 모두 패하면서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의 자존심을 구겼다. 4일은 일본에 2-5로 졌고, 5일은 미국에 2-7로 완패했다. 한 경기만 이겼어도 금메달에 도전할 수 있었는데 맥없이 경기를 다 내줬다. 

이번 대표팀을 꾸리면서 가장 걱정했던 문제가 터진 결과였다. 김 감독은 최종 엔트리를 선발할 때부터 긴 이닝을 끌어줄 투수의 부재를 걱정했다. 과거 류현진(토론토), 김광현(세인트루이스), 양현종(텍사스)처럼 국제대회에서 6~7이닝을 끌어줄 투수가 안 보였다. 

13년 전인 2008년 베이징 대회 기록만 살펴봐도 실감이 난다. 당시에도 괴물로 불린 에이스 류현진은 2경기에서 무려 17⅓이닝을 던졌다. 2승, 평균자책점 1.04로 압도적인 투구 내용이었다. 김광현이 3경기 14⅓이닝으로 팀내 이닝 2위에 올랐고, 송승준과 장원삼이 나란히 12⅓이닝을 기록해 뒤를 이었다. 

이번 대회에서는 10이닝 이상 투구한 투수는 19살 막내 이의리(KIA)가 유일하다. 등판한 경기마다 5이닝 이상 버틴 유일한 선발투수였다. 미래를 위한 경험치를 기대하며 데려간 투수가 가장 선발투수다운 투구를 펼친 아이러니한 결과였다. 

고영표가 2경기 모두 선발 등판해 9⅔이닝을 기록했고, 김민우가 2경기(선발 1경기)에서 6이닝을 던져 뒤를 이었다. 그리고 불펜에서 마당쇠로 나선 조상우가 5경기에 등판해 6이닝을 던졌다. 9경기를 치렀던 13년 전보다 퇴보한 선발투수들의 이닝이터 능력에 한국은 결국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었다. 

▲ 원태인 ⓒ 연합뉴스
김 감독은 지난달 29일 대회 첫 경기인 이스라엘과 B조 조별리그 경기에 나설 1선발로 원태인을 낙점했다. 원태인은 대표팀에 뽑힌 선발투수 후보 가운데 가장 긴 이닝을 기대할 수 있는 투수였다. 올 시즌 92이닝을 던져 리그 7위에 올랐는데, 국내 투수 가운데는 1위였다. 그리고 김민우(88이닝), 최원준(86⅔이닝), 고영표(86이닝), 박세웅(84이닝) 순이었다. 나름대로 올해 이닝이터 능력이 검증됐다는 선수들을 꾸려서 데려갔고, 그나마도 안심이 되지 않아 불펜 전문 투수가 부족하다는 목소리에도 차우찬, 김진욱 등을 선발해 만약을 대비했다. 

그러나 원태인이 기대만큼 버텨주지 못하면서 계산이 꼬였다. 원태인은 지난달 29일 이스라엘전에서 3이닝 2실점으로 고전한 뒤 불펜으로 물러났다. 불펜으로는 2경기에 나서 1⅓이닝을 던지면서 3실점했다. 어느 쪽에서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타선의 대량 득점을 기대하기 힘든 국제대회에서 에이스도 없이 금메달에 도전한 것은 결국 한국의 욕심이었다. 7일 낮 12시에 치르는 도미니카공화국과 동메달 결정전에서 동메달을 따면 그나마 다행이다. "금메달을 못 딴 것은 아쉽지 않다"는 김 감독의 발언은 어떻게 보면 자아비판인 셈이다.

도미니카공화국은 녹아웃 스테이지에서 한국과 한 차례 만났던 44살 베테랑 좌완 라울 발데스를 한번 더 선택했다. 한국은 현재 선택할 수 있는 유일한 선발 카드인 김민우를 내보낸다. 김민우는 마지막 경기에서라도 한국의 에이스 갈증을 풀어주며 유종의 미를 거두는 데 힘을 보탤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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