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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진단②] '기계'의 눈물…부담과 압박, 우리는 왜 즐기지 못했나

작성일: 2021.08.08 05:30 신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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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메달 결정전 마지막 아웃카운트가 올라간 뒤. ⓒ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 요코하마, 맹봉주 기자] 4할 타율로 맹활약한 '기계' 김현수마저 눈물을 흘렸다. 야구장에서 가장 큰 목소리로 소리를 지르며 선수단을 독려하던 그 '캡틴' 김현수조차 흐르는 눈물을 참지 못했다. 그는 4위로 올림픽을 마친 뒤 그동안 느꼈던 압박감을 이겨내기 어려웠다고 털어놨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은 13년 전 일이었다. '디펜딩챔피언'이라는 말은 자부심이었지만 어느새 부담감으로 돌아와 점점 크고 무거워졌다. 2020년 도쿄 올림픽은 완전히 다른 세대의 대회다. 한국은 다시 도전자로 돌아가야 했다. 그러나 이들을 향한 기대가 너무 컸다. 어느새 메달을 당연하게 여기기 시작한 분위기는 대표팀에 없던 부담감도 생길 만큼 강한 압박으로 돌아간 듯했다. 

주장 김현수는 7일 동메달 결정전을 6-10 재역전패로 마친 뒤에야 이 압박감에 대해 털어놨다. 지금까지는 취재진에게 꺼내지 않았던 얘기다. KBO리그에서 많은 것을 이루고, 올림픽 금메달과 메이저리그까지 경험한 선수에게도 이번 올림픽의 무게는 견디기 힘들 만큼 무거웠다. 

김현수는 기자회견에서 "많이 아쉽다"며 "좋은 결과에 대한 압박감이 있었다. 잘 이겨내지 못해 아쉽다. 많이 응원해주셨는데, 최선을 다했지만 좋은 결과를 내지 못해 죄송하다. 감독님 보필하지 못하고 선수들 잘 이끌지 못해서 그렇다. 죄송하고 미안하다"고 했다. 한국 쪽 방송사와 인터뷰에서는 그만 눈물을 참지 못하고 펑펑 울어버렸다. 

대표팀이 짊어진 부담이 그저 금메달에 대한 것이었다면 달랐을지 모른다. 그러나 이들은 그들의 책임 이상으로 많은 부담을 안고 뛰어야 했다. 대표팀 선발 과정에서 생긴 논란이 대표팀에 대한 시선을 싸늘하게 만들었다. KBO리그 일부 선수들의 일탈, 선수단 내 코로나19 확산을 핑계로 한 갑작스러운 리그 중단도 대표팀에는 짐이 됐다. 한국 야구가 오직 대표팀에만 기대를 걸었다. 

외부에서 부담감을 키우는 이들도 있었다. 지난 5일 미국과 준결승전이 끝난 뒤 김경문 감독의 인터뷰 발언은 큰 논란을 낳았다. 맥락을 제거한 채 "금메달을 따려고 온 것이 아니다"라고 해석한 이들이 결승 진출 실패로 성난 팬들의 분노를 키웠다. 작정한 듯 의도를 왜곡하고 '이간질'까지 했다. 

메달 결정전을 앞두고도 비판만 받은 한국은 경기 시작부터 경직된 얼굴을 감추지 못했다. 1회 4실점 뒤 5회 경기를 뒤집었지만, 8회 흐름을 내주기 시작하자 안고 있던 부담감이 다시 겉으로 드러났다. 한국은 그렇게 부담과 압박 속에 빈 손으로 대회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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