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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달간, 잔디도 못 밟아보고…" 양주시민축구단 돌풍 뒤 씁쓸한 이면

작성일: 2021.08.12 05:00 박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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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주시민축구단 박성배 감독이 FA컵 8강 여정을 끝내면서, K3리그의 아쉬운 점을 털어놨다 ⓒ대한축구협회

[스포티비뉴스=울산, 박대성 기자] "두 달 동안 잔디 구장을 한 번도 밟지 못했다. 우리는 천연 잔디 구장이 없다. 선수들에게 미안하고 고맙다."

양주시민축구단은 쟁쟁한 프로 팀 사이에서 경쟁한 유일한 '세미프로'였다. FA컵 여정은 8강에서 끝났지만, 분명 돌풍이었다. 하지만 무대 뒤 숨겨진 씁쓸한 사정이 있었다.

대한축구협회는 지난해 3부리그와 4부리그에 해당하는 디비전 K3리그와 K4리그를 출범했다. 1943년 조선철도축구단을 모태로 시작해 프로리그(K리그1, K리그2)와 동호회 리그(K5리그~K7리그)에 연결고리를 맡고 있다.

10부리그까지 뻗어 승강제를 하는 잉글랜드 축구 시스템까지는 아니다. 하지만 2023년에 완벽한 승강제 시스템이 목표다. 프리미어리그에서 뛰고 있는 제이미 바디 혹은 출발은 프로가 아니지만 단계를 밟아 1부리그에 진입할 팀을 볼 수 있다.

양주시민축구단 돌풍은 의미가 있었다. 8강 탈락에 돌풍이라는 말을 붙이긴 애매하지만, 세미프로는 다르다. 양주시민축구단은 '2021 하나은행 FA컵' 4라운드(16강)에서 1부리그 우승 경쟁 팀 전북 현대를 승부차기까지 몰아넣고 제압했다.

5라운드(8강)에 진출한 팀은 강원FC, 수원 삼성 블루윙즈, 대구FC, 김천상무, 울산현대, 전남 드래곤즈, 포항 스틸러스였다. 양주시민축구단을 빼면 시·도에서 지원을 받거나 모기업이 있다. 김천상무는 군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선수들이 뛰는 특별한 케이스다.

양주시민축구단은 울산에 꽤 선전했다. 울산은 올림픽과 국가대표팀이 즐비한 우승 경쟁 팀에 아시아까지 제패한 팀이다. 선수단 몸값과 팀 규모에서 상상을 초월한다. 일부 현장 관계자는 "양주시민축구단 몸값을 다 합쳐도 울산 선수 한 명 보다 적을 것"이라며 너털 웃음이었다.

90분 동안 이렇다 할 기회를 만들지 못했지만, 전반과 후반에 각각 1골만 내줬다. 홍명보 감독도 "득점이 조금 늦게 터졌지만, 마지막까지 계속 집중력 유지하면서 다행"이라며 이겼지만 쉽지 않았던 경기를 돌아봤다.

8강 돌풍에 씁쓸한 그림자는 있었다. 울산전은 전북전처럼 준비할 수 없었다. 박성배 감독은 "잔디 구장을 두 달 동안 한 번도 밟지 못했다. 우리는 천연 구장이 없다. 인조 잔디 구장을 쓰고 있다. 전북전은 많이 준비했는데, 울산전을 앞둔 상황에 코로나19로 제대로 구장을 쓸 수 없었다"고 말했다.

세미프로의 한계였다. FA컵에서 프로 팀과 경쟁하려면, 따로 특별하게 준비 해야했다. 선수들은 천연 잔디에 익숙하지 않았고 상대마저 리그 최고 팀 중 하나라 위축됐다. "전반전에 오버페이스를 한 것 같다. 오늘의 패인이다. 선수들에게 미안하고 고맙다"는 박 감독 말에서 총력전에도 아쉬움이 느껴졌다.

5라운드까지 FA컵 여정을 돌아보던 박성배 감독은 "좀 더 인프라적인 부분, 환경적 요소를 충족할 수 있는 리그가 됐으면"이라고 말했다. 어떤 점이 보완되길 바라냐고 묻자 "K3리그는 세미프로다. 금전적인 부분을 무시할 수 없다"고 털어놨다.

정신적 동기부여는 한계가 있었다. 선수들과 많은 티 타임으로 동기부여를 유도했지만 쉽지 않았다. 박 감독은 "우리 팀에 40명이 있는데, 10명 정도 급여를 받고 있다. 나머지는 수당으로, 급여를 전혀 받지 않고 훈련을 하는 경우도 있다. 잔디구장도 중요하다. 세미프로도 좋은 환경에서 뛰어야 한다"며 아쉬워했다.

처절한 K3리그에서 프로에 입성한 선수들도 마찬가지였다. 실제 몇몇은 "분명 밑거름은 됐지만, 그때를 생각하면 정말 돌아가기 싫다"며 고개를 저었다. 의정부FC에서 A대표팀까지 동화같은 신화를 쓴 박지수도 "정말 힘들었던 시기"라며 돌아봤다.

주위에 천연 잔디가 즐비한 유럽 디비전과 한국 환경을 데칼코마니처럼 비교하긴 힘들다. 다만 프로와 아마추어를 잇는 교두보 역할을 위해서라면 평균적으로 최소한 나은 장치가 필요해 보인다. 협회가 밝힌 2023년까지 완벽한 디비전 구축을 위해 "선수들에게 미안하고 고맙다"는 말을 곱씹어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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