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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 고척] '귀한 몸' 아껴 쓰자… 7회가 없는 정찬헌, 키움은 숲을 본다

작성일: 2021.09.02 22:40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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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키움 이적 후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는 정찬헌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고척돔, 김태우 기자] “정찬헌이 완벽한 투구를 했는데… 승리를 챙기지 못한 것이 아쉽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2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kt와 경기가 끝난 뒤 선발 정찬헌(31)의 호투를 칭찬하면서도 내심 아쉬워했다. 정찬헌은 이날 6이닝 동안 4사구 3개를 내주기는 했으나 피안타를 1개로 봉쇄하며 kt 타선을 묶은 끝에 무실점으로 버텼다.

구위로 윽박지르는 압도적인 맛은 없었지만, 정교한 제구와 공의 변화무쌍한 움직임으로 상대 타선을 압도한 날이었다. 정찬헌이 좋을 때 모습이 그대로 나왔다. 최고 140㎞의 투심패스트볼은 스트라이크존 구석구석을 찔렀고, 변화구들의 낙차 모두 좋았다. kt 타자들은 정찬헌의 무브먼트에 고전하며 제대로 된 타구를 좀처럼 날리지 못했다.

그러나 타선 지원이 없었고, 정찬헌은 0-0으로 맞선 7회 마운드를 김재웅에게 넘기고 이날 자신의 일정을 모두 마무리했다. 투구 수만 봐서는 한 이닝 정도는 더 끌고 갈 수 있었다. 6이닝 동안 82구만 던진 상태였기 때문이다. 5·6회에 특별한 구위 저하도 없었고, 힘을 많이 뺄 만한 하이레버리지 상황이 있었던 것도 아니다. 그러나 키움은 교체를 선택했다.

예정된 수순이었다. 키움이 정찬헌을 특별 관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투구 수, 투구 이닝, 그리고 등판 간격을 조절 중이다. 정찬헌은 허리 부상 이후 회복력이 다소 약해진 상태다. 전 소속팀인 LG도 일주일에 한 번씩만 등판시키는 방법으로 체력을 안배했다. 키움도 일단은 그렇게 정찬헌을 활용하고 있다. 

이 때문에 6이닝, 100구가 넘는 임무는 맡기지 않는다. 키움 이적 후 최다 투구 수는 8월 14일 고척 두산전 94구였다. 8월 20일 광주 KIA전에서는 6이닝 동안 69개의 공(무실점)만 던졌음에도 불구하고 7회에 칼 같이 교체했다. 등판 간격도 5일 휴식이 세 번, 6일 휴식이 한 번 있었다.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LG 소속으로 정찬헌은 100구 이상 투구가 7차례, 6이닝을 초과하는 경기가 4차례 있었다. 키움의 관리법이 오히려 더 정교해졌고, 더 아껴 쓰고 있는 셈이다. 

앞으로도 그렇게 될 가능성이 크다. 이런 저런 사정으로 선발진에 펑크가 난 키움은 선발투수 하나가 급하다. 정찬헌을 후반기 내내 활용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선수의 건강이 우선이다. 한 경기라는 나무를 위해 후반기라는 숲 전체를 그르치는 일은 하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가 느껴진다.

물론 선수로서는 아쉬울 수도 있다. 특히 2일과 같이 팽팽한 투수전이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라면 더 그렇다. 선발투수라면 이런 경기는 끝장을 보고 싶어 하는 욕구가 있는 게 당연하고, 때로는 그런 승부욕이 필요할 때도 있다. 올해를 건강하게 보내고, 충실하게 재활을 한다면 내년에는 활용법이 달라질 수 있다. 어쩌면 그래서 선수의 인내가 더 필요한 시점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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