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스포티비뉴스=맹봉주 기자]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벤치에서 선수들을 격려했다. 이 장면을 두고 영국 현지에선 의견이 분분하다.

지난 15일(이하 한국시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F조 1차전에서 스위스의 영 보이즈에 1-2로 졌다.

호날두가 선제골을 넣었지만 이어 영 보이즈에게 두 골을 내줬다. 아론 완-비사카가 깊은 태클로 퇴장당하고, 제시 린가드가 어이없는 백패스 실수로 역전골의 빌미를 준 게 컸다.

후반 27분 교체선수로 그라운드를 나간 호날두는 벤치에서 경기를 끝까지 지켜봤다. 호날두는 벤치에 있던 보통의 선수들처럼 가만히 앉아있지 않았다.

서서 선수들에게 소리치며 힘을 불어 넣고 애매한 판정에는 심판에게 항의했다. 마치 감독이나 코치같은 모습이었다.

이 장면을 보고 영국에선 "호날두가 너무 과했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올레 군나르 솔샤르 맨유 감독이 있는 상황에서 주제 넘는 행동을 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해리 래드냅 전 감독은 다른 목소리를 냈다. 레드냅은 1982년 본머스 사령탑을 시작으로 웨스트햄 유나이티드, 포츠머스, 사우샘프턴, 요르단 대표팀, 버밍엄 시티 등을 이끈 베테랑 감독이다.

레드냅은 19일(한국시간) 영국 매체 '더 선'과 진행한 인터뷰에서 "호날두가 영 보이즈전에서 마치 수석코치처럼 행동한 건 그리 좋아 보이지 않았을 수 있다. 하지만 난 감독으로서, 내 팀의 스타 선수가 터치라인에 서서 나머지 선수들을 격려한다면 매우 기뻐할 것"이라고 말했다.

"축구는 팀 스포츠임에도 감독이 모든 것을 주무른다. 선수들은 자신의 의견이 있어도 벤치에 조용히 앉아만 있다. 이 점에서 호날두는 다른 선수들과 차이점을 보인다. 그는 세계 최고의 슈퍼스타다. 축구 실력도 최고에 이번 시즌 최고령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에 오를 가능성이 높은 선수다. 무려 36살이다. 다른 선수들이라면 교체 아웃에 불만을 나타냈을 수 있다. 하지만 호날두는 무엇보다 팀 승리를 바랐다. 그가 솔샤르 뒤에서 동료들을 독려한 이유는 팀을 이기게 만들기 위해서다."

레드냅은 호날두의 행동이 선을 넘은 게 아니라 오히려 솔샤르 감독을 돕는 행위였다고 말한다. "내 선수가 교체되어 나갔는데도 그라운드를 향해 소리친다면, 감독으로선 정말 안심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호날두 같은 선수가 있으면 팀에 큰 긍정적 영향을 끼친다. 호날두는 개인보다 팀을 우선시하는 선수다"라고 호날두를 감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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