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t 강백호(왼쪽)가 1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와 더블헤더 1경기에서 1회초 호으로 전력질주하고 있다. 오른쪽은 롯데 포수 안중열.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부산, 고봉준 기자] kt 위즈 이강철 감독은 2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더블헤더를 앞두고 “어차피 위기는 한 번 온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정상으로 가려면 그 위기를 이겨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최근 분위기 침체에서 비롯된 코멘트였다. kt는 이날 더블헤더 전까지 2연패를 기록 중이었다. 장기 연패는 아니었지만, 최근 몇 경기 동안 타선이 힘을 쓰지 못한 점이 kt로선 걱정이었다.

그리고 이는 기우가 아니었음이 드러났다. kt는 롯데와 더블헤더에서 모두 패했다. 1차전에선 선발투수 고영표가 6이닝 9피안타 3실점(무자책점)으로 버텼지만 3-4로 졌고, 2차전 역시 타선의 침묵 속에서 2-3 패배를 당했다.

이로써 kt는 후반기 들어 첫 장기 연패를 기록하게 됐다. 또, 최근 10경기 성적 역시 2승1무7패로 내려앉았다.

그러면서 추격자들과의 거리도 조금 좁혀졌다. 한때 2위 삼성 라이온즈와 5경기가 넘는 차이가 있었지만, 현재 간격은 3경기뿐이다. 또, 3위 LG 트윈스 역시 3.5게임 차이로 kt를 바짝 뒤쫓고 있다.

분위기 침체의 원인은 역시 타선 침묵이다. 최근 10경기를 기준으로 kt의 팀타율은 0.207까지 떨어졌고, 득점권 타율 역시 0.158로 내려앉았다. 모두 전체 10위. 중심타자들이 동반 부진을 겪는 가운데 백업 선수들마저 뒤를 받쳐주지 못하면서 힘 자체가 약해졌다.

이는 이번 롯데와 3연전에서도 그대로 드러났다. kt는 9월 30일 1차전과 1일 더블헤더에서 많은 찬스를 잡았지만, 기다리던 후속타가 쉽게 나오지 않았다. 또, 1점을 내기 위한 작전도 번번이 실패하면서 필요한 점수를 뽑지 못했다.

이강철 감독의 승부수도 통하지 않았다. 이 감독은 더블헤더 2경기에서 강백호를 1번타자로 전진 배치했다. 최근 타격 페이스가 떨어진 강백호가 최대한 많은 타석을 서며 감각을 회복하도록 하기 위함이었다. 이와 함께 출루율이 높은 강백호를 앞세워 많은 득점 찬스를 만들겠다는 전략이기도 했다.

강백호는 사령탑의 믿음대로 1회초 첫 타석을 제외한 나머지 4타석에서 모두 1루를 밟았다. 안타 3개와 볼넷 1개를 기록하며 밥상을 차렸다. 그러나 후속타 불발로 강백호는 한 차례도 홈을 밟지 못했다. 그러면서 이날 kt의 잔루는 12개까지 늘어났고, 이는 결국 4연패의 지름길이 됐다.

이처럼 타선의 집중력이 전체적으로 떨어진 상태지만, 한 가지 다행스러운 점은 kt의 마운드는 여전히 원활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고영표와 배제성, 소형준, 엄상백으로 구성된 국내 선발진이 자기 몫을 다하고 있다. 또, 윌리엄 쿠에바스 역시 개인적인 아픔을 겪은 뒤 돌아와 제자리를 찾았다. 이와 더불어 마무리 김재윤을 비롯해 주권과 이대은, 김민수 등 필승조 역시 믿음직스러운 호투를 이어가고 있다.

다만 유일한 문제는 몇몇 경기에서 아쉬운 태도와 성적을 낸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인데, 일단 이 감독은 당근과 채찍을 고루 섞어가며 데스파이네의 안정을 도모하고 있다.

결국 kt가 이번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선 일단 타자들의 감각 회복이 절실하다. 이번 롯데와 3연전에서 이 감독은 “유한준이 돌아왔고, 박경수도 배팅은 가능하다”면서 베테랑들의 선전을 독려했다. 고참들이 다시 분위기를 이끌면, 후배들이 힘을 받을 수 있음을 피력했다.

올 시즌 kt는 유독 장기 연패가 적었다. 선발진이 굳게 버티고 있고, 타선 역시 수월하게 힘을 낸 덕분이었다. 그러나 오지 않을 것 같던 위기는 결국 kt 앞으로 다가왔다. 2015년 KBO리그 1군 무대 진입 후 사상 첫 페넌트레이스 우승을 노리는 kt. 과연 8부 능선에서 만난 고비를 어떻게 이겨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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