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한울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박성윤 기자] 연이은 실책성 플레이가 삼성 라이온즈 발목을 잡았다. 수비 잘하는 팀 가운데 하나인 삼성이 수비 때문에 흔들리고 있다.

삼성은 125경기에서 팀 실책 80개를 기록하고 있다. 리그에서 4번째로 실책이 적은 팀이다. 경기당 실책은 0.64개다. 삼성보다 경기당 실책 수가 적은 팀은 롯데 자이언츠 0.59실책(123경기/73실책), 두산 베어스 0.62실책(119경기 74실책)뿐이다. 리그 최정상급 수비를 자랑한다.

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경기에서도 무실책 경기를 펼쳤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눈에 보이지 않는 실책성 플레이가 내야에서 두 번이나 나왔다. 아웃 카운트를 잡을 수 있는 상황을 두 번이나 놓쳤고, 번번이 실점으로 이어졌다.

삼성이 0-2로 뒤진 2회말 1사에 두산 김재호 중전 안타와 박세혁 투수 땅볼로 2사 2루 실점 위기가 만들어졌다. 삼성 선발투수 최채흥은 실점 위기에서 정수빈을 상대로 3루수 땅볼을 끌어냈다. 

3루수 이원석이 타구를 향해 달려들었다. 그러나 바운드 계신을 정확하게 하지 못했고 타구는 이원석 글러브에 맞고 위로 튀었다. 함께 타구를 쫓은 강한울은 굴절된 뒤 자기 머리 위로 지나가는 타구를 잡기 위해 점프를 했지만, 소용없었다. 내야를 빠져나간 타구는 2루 주자 김재호를 홈으로 불러들이기에 충분했다.

공식기록원은 긴 고민 끝에 내야안타로 이를 기록했다. 처음에는 실책으로 표기했다. 점수판 실책을 뜻하는 `E`에 숫자 1이 하나 올라갔다가 사라져 안타로 기록이 정정됐다. 안타로 기록이 됐지만, 3루수라면 충분히 잡을 수 있는 타구였다. 

실책성 플레이는 3루수와 유격수 사이에서 다시 나왔다. 4회말 박세혁 우전 안타를 쳐 1사 1루가 됐다.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가 타석에 섰다. 페르난데스는 최채흥을 상대로 내야 땅볼을 쳤다. 평범한 타구였다. 그러나 우익수 쪽으로 당겨치는 타구가 많은 페르난데스를 잡기 위해 삼성이 수비 시프트를 걸었는데, 야수가 없는 곳으로 타구가 굴렀다.

처음에는 이원석과 강한울이 쫓았다. 강한울 쪽에 가까웠다. 그러나 강한울은 1루 주자를 의식한 듯 다시 베이스로 돌아갔다. 이원석은 힘겹게 쫓아 포구는 성공했지만, 송구에는 실패했다. 이미 1루 주자 박세혁이 2루에 들어선 다음이었다. 강한울이 쫓아서 포구했다면, 발이 느린 타자주자 페르난데스를 1루에서 잡아 볼 수 있었지만, 강한울은 주자를 더 의식했고, 보이지 않는 실책이 나왔다.

삼성은 지난 1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경기에서도 실책에 무릎을 꿇었다. 3루수 강한울과 2루수 김상수가 한 번씩 수비 실책을 저질렀다. 1사 1루에 강한울은 송구 실책을 저질렀다. 내야안타 타구였고 포구 후 송구가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강한울이 저지른 1루수 옆으로 빠진 송구로 삼성은 1사 2, 3루 실점 위기에 섰다.
▲ 이원석 ⓒ 스포티비뉴스 DB

삼성은 노시환을 고의4구로 거르고 만루 작전을 폈다. 외국인 타자 페레즈를 상대로 3루수 땅볼을 끌어냈다. 강한울은 3루수-2루수-1루수로 이어지는 더블플레이를 시도했다. 2루수 김상수가 1루 송구 실책을 저질렀다. 이미 아웃카운트 하나가 올라간 상황이기 때문에 김상수 병살 시도 실패는 실책으로 기록되지 않았지만, 1루수 옆으로 지나가 파울지역으로 빠진 타구로 2루에 있던 주자 하주석이 3루를 돌아 홈을 밟았다.

삼성에는 압도적인 탈삼진 투수가 없다. 대부분 범타 유도형 투수다. 외국인 선발 에이스 뷰캐넌을 시작으로 원태인, 마이크 몽고메리는 땅볼 유도형 투수다. 백정현은 땅볼과 뜬공의 비율이 비슷한 투수다. 압도적인 구위로 상대 타자를 찍어누르는 투수가 없어 내야 수비가 중요하다.

2일 두산전 패배로 삼성은 2위에서 3위로 떨어졌다. 두산에 3.5경기 차 앞서 있지만, 최근 두산의 상승세를 고려하면 큰 차이가 아니다. 맞대결 결과가 중요한데, 이미 한 경기를 내주고 시작하게 됐다. 수비 말썽에 삼성 순위 싸움이 어려워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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