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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 나이 23.8세…패기로 쓰는 기적의 드라마

작성일: 2021.11.05 06:15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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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두산 베어스 곽빈, 김민규, 최원준, 이영하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젊은 선수들이고 경험도 없는데, 의외로 마운드에서 잘 던져주고 있다."

평균 나이 23.8세에 불과한 어린 투수들이 두산 베어스의 가을을 책임지고 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영건들의 패기 넘치는 투구를 지켜보며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고 있다. 외국인 원투펀치 아리엘 미란다(어깨 피로)와 워커 로켓(팔꿈치 수술)이 없어 포스트시즌은 힘들 거라던 걱정이 무색할 정도다. 

두산은 후반기 승률 1위로 7위에서 4위까지 치고 올라가며 분위기가 좋았다. 2015년부터 올해까지 7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하고, 지난해까지 6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해 3차례(2015, 2016, 2019년) 우승한 강팀의 저력을 보여줬다. 하지만 원투펀치 없이 맞이하는 가을은 낯설었다. 단기전은 투수 싸움인 만큼, 아무리 두산이라도 올가을 기적은 쉽지 않아 보였다. 

최원준(27)과 곽빈(22), 김민규(22)는 정규시즌 막바지 외국인 투수 변수로 새롭게 꾸린 선발진이다. 최원준은 올해 12승을 책임진 에이스였고, 곽빈은 후반기부터 본격적으로 5선발로 합류해 4승을 책임졌다. 올봄 6선발로 준비했던 김민규는 좀처럼 마운드에서 감을 잡지 못하다 미란다가 이탈한 뒤에 눈도장을 찍었다. 사실상 포스트시즌 엔트리 시험 무대였던 지난달 27일 SSG 랜더스전에서 4⅓이닝 1실점으로 호투하며 합류했다. 

세 투수는 치열한 순위 싸움을 한 여파로 포스트시즌 등판에 앞서 3~4일 정도밖에 휴식을 보장받지 못했다. 아무리 젊은 투수들이라고 해도 긴장감이 높은 큰 무대를 앞두고 충분히 쉬지 못한 점은 큰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됐다.

결과적으로 기우였다. 곽빈은 지난 1일 키움 히어로즈와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에 선발 등판해 4⅔이닝 1실점으로 호투했다. 팀이 4-7로 패하는 바람에 웃진 못했지만, 최고 구속 153km에 이르는 직구를 꽂아 넣으며 키움 타선을 잠재웠다. 김민규는 2일 키움과 와일드카드 결정 2차전에 선발 등판해 4⅔이닝 3실점으로 선방하며 16-8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4위 최초 와일드카드 결정전 탈락의 우려를 지운 두 투수의 활약이었다. 

최원준은 4일 LG 트윈스와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왜 그가 지금 두산의 에이스인지 증명했다. 5이닝 3피안타 3사사구 4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5-1 승리를 이끌었다. 앤드류 수아레즈를 앞세운 LG로선 내상이 큰 패배였다. 김 감독은 이 경기의 수훈 선수로 고민도 없이 "최원준"을 외쳤다. 

이영하(24)의 공도 빼놓을 수 없다. 이영하는 상대적으로 경험이 부족한 젊은 선발투수들의 뒤를 받치며 필승조까지 연결하는 임무를 맡고 있다. 이영하는 포스트시즌 3경기에 모두 등판해 1승, 3⅓이닝, 3실점을 기록했다. 이영하는 "매 경기 2~3이닝은 던진다는 생각으로 준비한다"고 마음가짐을 밝혔다.

두산의 미래이자 현재인 이들은 서로를 격려하며 빡빡한 일정을 버텨 나가고 있다. 최원준은 "(곽)빈이랑 (김)민규가 와일드카드 결정전 때 잘 던져줘서 내가 던질 기회가 온 것 같다. 후배들이 잘해서 나도 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다독이기보다는 다들 좋은 공을 갖고 있어서 나도 배우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이영하는 "지금 (홍)건희 형이나 (김)강률이 형이 잘 챙겨주고 계신다. 나는 중간에서 형들 말 잘 듣고, 후배들 이야기를 들어주고 있다. 지금처럼만 해주면 더할 나위 없을 것 같다. 빈이랑 민규가 앞에서 정말 잘 던져주고 있어서 불펜에서 좋은 흐름을 이어받아 끝맺음을 잘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3일 쉬고 선발로 나오는 상황이 계속 있는데, 힘들어도 동생답지 않게 내색하지 않고 이기고 싶은 마음을 보이는 것 같다"고 했다. 

사령탑도 젊은 투수들이 보여주는 기대 이상의 활약이 반갑고 고맙다. 김 감독은 "잘해주고 있다. 빈이도 그렇고, 민규도 충분히 해줬다. 원준이도 마찬가지다. 선수들도 부담스럽다. 젊은 선수들이고, 경험도 없는데 의외로 마운드에서 잘 던져주고 있다. 계속 차분하게 잘 던져주면 야수들도 집중해서 잘해줄 것 같다"고 칭찬했다. 

5일 LG와 준플레이오프 2차전 선발투수는 곽빈이다. 3일밖에 쉬지 못했지만, 현재 두산이 낼 수 있는 최상의 카드를 아낄 수는 없다.    

김 감독은 휴식이 부족한 곽빈을 향한 우려에 "괜찮다, 젊은데 뭐"라고 답했다. 여러모로 곽빈으로선 밑져야 본전이다. 곽빈의 호투로 두산이 플레이오프까지 진출하는 기적의 드라마를 집필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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