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 그런 거 없어요"…김태형이 무서운 이유
작성일: 2021.11.09 13:44
김민경 기자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보통
- 크게
- 아주 크게
공유하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URL복사

김태형 두산 베어스 감독에게 삼성 라이온즈와 플레이오프에 어떤 전략으로 나설 건지 묻자 돌아온 답이다. 올가을 두산을 설명하는 한마디이기도 하다. 키움 히어로즈와 와일드카드 결정전, LG 트윈스와 준플레이오프까지 전력상 열세라는 평가에도 무너지지 않고 지금까지 버텼다. 승기가 잡히면 현재 낼 수 있는 최상의 카드를 모두 쏟아부어 상대를 몰아붙인다. 단기전 승부사로 불린 그가 7년째 고수하고 있는 전략 아닌 전략이다.
포스트시즌 경험이 풍부한 야수들에게 적극적으로 작전을 걸어 상대를 흔든 것도 주효했지만, 단기전은 결국 투수 싸움이다. 김 감독의 단기전 마운드 운용 방식은 정해져 있다. 선발투수가 6~7이닝 이상을 최소 실점으로 버텨주면 필승조로 2~3이닝을 틀어막는다. 더스틴 니퍼트-마이클 보우덴-장원준-유희관 등 '판타스틱4'가 활약한 2016년 가을에는 불펜에서 이용찬(현 NC), 이현승 단 2명만 내보냈다. 그래서 쓸 투수만 쓴다는 말도 들었지만, 3차례 우승(2015, 2016, 2019년)으로 증명했다.
올해 두산은 지난 6년과 다르다. 외국인 원투 펀치 아리엘 미란다와 워커 로켓이 모두 부상으로 이탈했다. 최원준-곽빈-김민규 등 경험이 부족한 영건들로 선발진을 꾸렸다. 특히 곽빈과 김민규는 구위는 좋지만, 경기 운영 능력이 부족해 5이닝 이상을 기대하기 어렵다.
선발이 약해진 대신 불펜 의존도를 높여야 했고, 그래서 상황마다 판단하고 결정하는 게 더더욱 중요했다. 이영하-이현승-홍건희-김강률 등 필승조 4명을 어느 시점에 투입해 몇 이닝씩 끊어서 가야 경기를 끝낼 수 있는지 매일 계산했다. 이 4명이 무너지면 끝나는 만큼 무리해서 필승조를 붙일 상황인지 아닌지 판단하는 것도 중요했다. 3-9로 내준 5일 준플레이오프 2차전이 그랬다. 6회까지 1-3으로 버티고 있었지만, 과감히 필승조에 휴식을 주고 추격조를 붙였다.
김 감독은 7일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아꼈던 필승조를 풀었다. 1-1로 맞선 2회 이영하를 투입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이영하는 4이닝 66구 무실점 역투를 펼쳤고, 타선은 이영하에게 조금만 더 버티라는 듯 무섭게 점수를 뽑아 5회까지 10-1로 거리를 벌렸다. 이후 홍건희(2이닝 1실점)-이현승(1이닝)-김강률(1이닝 1실점 비자책점)이 이어 던지며 10-3 승리와 함께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했다.
이영하는 "4이닝을 던질 줄은 몰랐다. 3이닝 정도 생각했다. 5회초(6득점)에 점수가 워낙 많이 나서 압박감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막아야 한다는 생각이었는데, 5회에 점수를 많이 내줘서 편했다"며 타자들에게 공을 돌렸다.
플레이오프부터는 조금 새롭게 판을 짜야 한다. 적어도 플레이오프 1차전까지는 이영하를 쓰기 어렵다. 로테이션상 2차전 선발 등판을 준비해야 하는 곽빈은 허리 근육통이 있다. 김 감독은 플레이오프 엔트리에 장원준과 김명신을 포함시켰다. 장원준은 곽빈이 힘들 경우 선발 등판을 대비한다. 김명신은 이영하의 부담을 덜 전망이다.
정규시즌 4위로 가을을 맞이한 두산은 7년 연속 한국시리즈라는 대업을 달성하기까지 2승을 남겨뒀다.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것만으로도 잘했다"고 외치며 한 경기, 한 경기 치르다보니 여기까지 왔다. 에이스 최원준이 나서는 9일 삼성과 플레이오프 1차전을 잡는 게 가장 중요하다.
김 감독은 "선수들이 어려운 상황에서 잘해주고 있고, 플레이오프까지 올라가게 됐다. 지금은 야수들도 자기 몫을 잘해줬고, 투수돌도 자기 몫을 정말 잘해줬다. 누가 잘했다고 꼽아서 말하기는 그렇다. 주장 김재환을 비롯해서 '즐기자'고 분위기를 만들고, 선수들이 잘 뭉쳐서 지금까지 온 것 같다"며 악조건 속에서도 버텨준 선수들을 칭찬했다.
김 감독은 준플레이오프 3차전을 앞두고 미란다의 복귀 시점을 이야기하며 "한국시리즈에 가면 나갈 수 있다고 한다. 그러면 또 한국시리즈까지 올라가야 하지 않나. 어떻게 해야 하나"라고 너스레를 떨며 웃었다. 그때는 농담 같았던 말이 이제 조금은 무섭게 느껴진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민경 기자 kmk@spotvnews.co.kr
관련 추천 기사
야구 관련 기사
-
한화가 돈을 500억 이상 질렀는데, 이게 타선 현주소인가… 치명적 5연패, 멀어지는 5강
2026-08-20
-
삼성 4홈런 20안타 18득점 대폭발!+보스 12K 첫 승 달성!…SSG 완파→1위 KT와 승차 없앴다 [대구 게임노트]
2026-08-19
-
최정→최형우→이번엔 강민호다! 韓 3번째 대기록 달성…17시즌 연속 10홈런 쾅!
2026-08-19
-
설마 부상 재발인가, 허슬 플레이→통증 호소→교체…SSG "김성욱 병원 검진 예정"
2026-08-19
-
또 야구계 별이 졌다…亞 최초 세계선수권 우승 이끈 어우홍 전 감독, 19일 별세
2026-08-19
-
문현빈 투지의 전력 질주하다 아시아게임 못갈 뻔… 하늘이 도왔다, 한화 가슴 쓸어내렸다
2026-08-19
추천 콘텐츠
-
‘충격 오피셜’ 세계랭킹 13위 ‘코카인 마약 양성 반응’…무기한 자격 정지 처분 “큰 실수, 전적으로 내 책임” 테니스계 발칵
2026-08-20
-
"2000만 달러 가장 잘못 쓴 사례" 145년 전 선수와 비교라니, 김하성 기록 어떻길래…그래도 희망 있다, 가을야구에서 뒤집는다면+경쟁자도 부진
2026-08-20
-
[오피셜] '대충격' 현역 선수가 마약 적발이라니, '윔블던 준우승 스타' 코카인 양성 반응…"엄청난 실수, 모든 책임 지겠다" 선수 생활 최대 위기
2026-08-20
-
[SPO 현장] 조성환 감독 “스탠드에서 바라본 선수들, 오늘 경기보고 많이 느꼈으면”…A팀에 쓴소리 작심발언 쓴소리일까
2026-08-19
-
[SPO 현장] 코리아컵 8강 진출하고 팬들께 “죄송하다…” 이영민 감독이 고개 숙인 이유는?
2026-08-19
-
'걸그룹 비주얼' 더 빛난다…日 배드민턴 천년돌, 2주 연속 우승하더니 세계선수권까지 → 첫판부터 32분 만에 완승
2026-08-19
많이 본 기사
-
前 KIA 위즈덤 미쳤다, 이러다 21세기 기록까지 깨나… 전광판 직격 초대형 홈런, 맞으면 넘어간다
2026-08-10
-
한국 아이돌 비주얼, 한국 잡는 실력까지…日 배드민턴 초미녀, 코리아마스터즈서 韓 혼합복식 제압 → 2주 연속 우승
2026-08-10
-
안세영에게 '세계선수권 5회 메달리스트' 온다…"17년 만에 안방 개최인데 우승길 험난" 인도 언론은 한숨→홈 이점+시드 호재 얻은 'WC 강자'와 준결승 빅뱅 가능성
2026-08-10
-
문동주 걱정에 울었던 왕옌청, 10승 후 또 MOON 떠올렸다…참 멋진 두 남자의 우정
2026-08-05
-
원태인vs김백산 치열한 진실 공방?…"너 거짓말 좀 하지 마"-"밥 언제 사주실 거예요?"
2026-08-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