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올 시즌을 끝으로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 나성범(32·NC)은 최근 메이저리그 사무국으로부터 신분조회 요청을 받으며 또 한 번 화제를 모았다.
나성범은 2020년 시즌 이후에도 포스팅시스템(비공개경쟁입찰)을 통해 메이저리그 진출을 타진했으나 끝내 계약하지는 못했다. 몇몇 구단들의 관심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지만, 결국 나성범의 도장을 꺼내기에는 역부족인 제안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 후 나성범의 미국 도전은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그런데 다시 이 불씨가 되살아난 것이다.
대졸 8년차인 나성범은 국내에서는 자유롭게 팀을 선택할 수 있는 신분이다. 그러나 해외 진출은 아직 포스팅을 거쳐야 한다. 규정상 둘 다 해보는 건 불가능하다. 프리에이전트(FA)를 신청하는 순간 소속팀이 사라져 포스팅시스템 자체를 진행할 수 없다.
FA 자격 신청과 포스팅을 모두 1년 미루고 내년에 완벽히 자유로운 신분으로 다시 도전하는 방법은 있다. 다만 나이와 시장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상대적으로 현실성이 떨어진다.
FA는 한국시리즈가 종료된 뒤 자격 선수가 공시되고, 자격이 있는 선수들의 신청 순서를 거친다. 즉, 나성범의 해외 진출 도전은 FA 신청 여부에서 일찌감치 판가름 난다. FA를 신청한다면 해외 도전을 포기하겠다는 의사와 같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사정에 밝은 관계자들은 대우는 오히려 국내가 더 좋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한다. 올해 메이저리그 외야 FA 시장이 예년에 비해 다소 헐겁기는 하지만, 나성범은 내년 만 33세가 된다. 한국에서는 기본으로 따낼 4년 계약을 줄 팀은 없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포지션상 비교 대상인 김현수는 만 28세에 미국에 갔다. 당시 시점에서 김현수의 경력은 나성범보다 떨어질 게 없었다. 그때 김현수가 받은 조건이 2년 700만 달러(약 83억 원) 정도였다. 나성범이 김현수에 비해 장점이 있는 부분도 있지만 진출 시점 나이가 5살이나 많다. 계약 전체의 총액으로 따지면 한국과 비교했을 때 오히려 손해를 볼 수도 있다.
김현수는 FA 자격을 얻어 나갔다. 돌아올 때 다시 FA 협상을 진행할 수 있었다. 그러나 나성범은 다르다. 포스팅을 했다 돌아오면 NC에서 최소 4년을 더 뛰어야 한다. 계약금 없이 연봉 계약만 한다.
원 소속팀 NC가 두둑한 실탄을 장착하고 있다는 소문도 파다하다. NC는 일찌감치 나성범을 잡아야 할 선수로 분류하고 있다. 전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물론, 프런트가 생각하는 프랜차이즈 스타로서의 가치, 그리고 현장의 요청 등이 두루 합쳐진 결과다.
NC의 현재 팀 페이롤이 아주 높은 편은 아니지만, 한 번 꽂힌 선수는 어떤 금액을 들여서라도 유니폼을 입히곤 했다. 가깝게는 양의지(4년 총액 125억 원)가 대표적인 사례다.
당시를 회상하는 관계자는 “한 번 결단을 내린 NC의 공세에 원 소속팀인 두산이 중반부터는 (금액을) 따라가는 것을 포기했다”고 떠올린다. 한 구단 단장은 “돈 싸움으로 가서 이기기 힘든 팀”이라고 했다. 양의지 영입 당시 KBO리그 구단들이 받은 충격은 꽤 컸다. FA 시장에서 NC를 경계하는 시선이 굳어졌다.
올해 뒤숭숭한 팀 분위기 속에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NC는 분위기 반전이 절실하다. 적어도 양의지가 버틸 때 한 번 더 우승권으로 도약해야 한다. 그 목표를 위해 나성범은 반드시 필요한 선수다. NC가 다른 선수는 몰라도 나성범은 확실하게 눌러 앉힐 것이라는 전망이 리그 내에서 지배적으로 나오는 이유다.
나성범 측도 해외 진출을 포기한다면 실리를 최대한 챙길 수 있는 방향으로 움직일 것이 유력하다. 만약 경쟁이 붙는다면 총액 100억 원 이상의 대형 계약이 탄생할 가능성도 높다. 만 32세 시즌에 6년 계약을 맺고 종신맨의 길로 접어든 최정(SSG)의 사례를 참고할 수도 있다. 이처럼 국내 상황이 좋기에 해외 진출보다는 KBO리그에 남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조심스레 제기된다. 나성범에게는 아직 모든 것을 판단할 보름 정도의 시간이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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