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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심 두산을 바랐던 kt, 기대는 현실이 됐는데…셈법이 꼬였다?

작성일: 2021.11.11 05:05 고봉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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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산이 1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삼성을 11-3으로 꺾고 KBO리그 최초로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을 이뤄냈다. ⓒ잠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고봉준 기자] “우리가 조금 유리하지 않겠어요?”

닷새 전이었다. kt 위즈의 한국시리즈 대비 훈련이 막 시작된 6일 수원케이티위즈파크. 이날 만난 kt 이강철 감독은 당시 진행 중이던 준플레이오프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꺼냈다.

이때까지 올가을 포스트시즌은 치열하게 진행 중이었다. 먼저 키움 히어로즈와 두산 베어스가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2차전까지 치렀고, 이어진 준플레이오프에서도 두산과 LG 트윈스가 1승1패로 맞섰다.

준플레이오프 3차전을 하루 앞두고 만난 이 감독은 다양한 시나리오를 그리고 있었다. 두산, LG 그리고 플레이오프에서 기다리는 삼성 라이온즈가 각각 한국시리즈로 올라올 경우를 대비하는 눈치였다.

이 감독은 “선수들 이야기를 들어보니 야수들은 삼성을 선호하고, 투수들은 LG가 올라오기를 바라는 분위기다. 아무래도 삼성은 타선이 강하고 마운드가 약한 반면, LG는 마운드가 높고 타선의 힘이 조금 떨어지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런데 이름이 빠진 구단이 있었다. 두산이다. 사실 이때까지만 하더라도 두산이 한국시리즈까지 올라오리라고는 많은 전문가들이 예상하지 못했다. 전력만을 놓고 봤을 때, LG와 3차전 승리도 쉽지 않았고, 설령 이긴다고 하더라도 삼성의 벽을 넘기는 어렵다고 판단됐다.

이 감독의 생각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 감독은 “만약 두산이 올라온다고 하면, 우리가 조금 더 유리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당연한 셈법이었다. 두산의 한국시리즈 진출은, 곧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준플레이오프 그리고 플레이오프를 모두 치른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외국인투수들이 모두 빠지고, 불펜진 전체가 과부하가 걸린 상황에서 두산이 kt와 만난다는 것은 기적과 가까웠다.

그런데 가능성이 낮다고 생각됐던 이 시나리오는 현실이 됐다. 두산은 1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삼성을 11-3으로 꺾고 한국시리즈행 티켓을 따냈다. KBO리그 역대 최초의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이라는 금자탑도 함께 세웠다.

kt로선 내심 바라던 일. 그런데 마음 놓고 웃기는 어려워졌다. 셈법이 조금 꼬인 탓이다.

▲ 지난해 플레이오프에서 만난 두산 김태형 감독(왼쪽)과 kt 이강철 감독. ⓒ곽혜미 기자
가장 큰 이유는 플레이오프의 조기 종료다. 3차전이 아닌 2차전에서 시리즈가 끝나면서 두산은 사흘간 휴식을 취하게 됐다. 쉼표가 필요한 두산으로선 꿀맛 같은 호재다.

이번 가을야구에서 두산은 총 7경기를 치렀다. 키움과 2경기, LG와 3경기, 삼성과 2경기를 벌였다. 그러면서 불펜진의 과부하가 심해졌다. 특히 핵심 롱릴리프인 이영하와 홍건희가 많은 이닝을 책임졌는데 둘 모두 사흘을 쉬게 되면서 체력 보강이 가능해졌다.

두산이 이렇게 무서운 속도로 진격하면서 다가올 한국시리즈의 향방 역시 알 수 없게 됐다. 마운드가 휴식을 취하고, 타자들이 현재 감각을 유지한다면 대등한 싸움이 가능하다는 전망이다. 또, 지난해 플레이오프에서 두산이 kt를 눌렀다는 점도 배제할 수 없다.

kt 이강철 감독은 10일 구단을 통해 “포스트시즌에서 두산의 큰 경기 경험 등 저력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면서 “두산을 2년 연속 가을야구에서 만나게 됐는데, 선수들 모두 지난해 플레이오프에서 상대해 본 경험이 있는 만큼 멋진 승부가 기대된다. 페넌트레이스 1위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통합우승으로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 티켓을 따낸 두산의 힘을 무시하지 않겠다는 뜻을 숨기지 않았다.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를 거쳐 한국시리즈까지 올라온 두산. 2015년 KBO리그 진입 후 사상 처음으로 페넌트레이스 정상을 밟은 뒤 통합우승이라는 대업을 꿈꾸는 kt. 운명의 맞대결은 14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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