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월 2일 오후 메이저리그 구단주들이 직장폐쇄를 결정했다. 스토브리그는 그 어느 때보다 뜨겁게 타오르다 순식간에 얼어붙었다.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7년 1억 7500만 달러, 10년 3억 2500만 달러, 3년 1억 3000만 달러, 12년 2억 2300만달러…지난 일주일 동안 메이저리그 스토브리그를 달군 초대형 계약들이다. 

올해 2루수 한 시즌 최다 홈런 신기록(45개)을 세운 마르커스 시미언이 텍사스와 7년 계약을, 이어서 '유격수 선두그룹'에 있던 코리 시거도 텍사스와 10년 계약을 체결했다. 37살 베테랑 맥스 슈어저는 메츠와 연 평균 4000만 달러가 넘는 역사적인 계약을 만들어냈다. FA 계약만 대박이 아니다. 올해 신인 완더 프랑코는 빅리그에서 단 70경기만 뛰고도 최장 12년짜리 '메가딜'을 이끌어냈다. 그것도 스몰마켓팀 탬파베이 레이스에서. 

이렇게 뜨거웠던 스토브리그가 순식간에 얼어붙었다. 한국시간 2일 오후 2시 1분 직장폐쇄가 실행되면서 당분간 FA 계약은 볼 수 없게 됐다. 트레이드도 연장계약도 없다. 같은날 오후 1시 59분까지 유효했던 기존 CBA(노사협정)가 개정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서 구단주들이 직장폐쇄라는 결단을 내렸다. 직장폐쇄 직후 사무국과 선수노조 모두 서로의 논리를 주장하며 사태의 원인을 상대에 돌리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선수노조는 이미 이번 CBA 만료만 벼르고 있었다. 미국 AP통신에 따르면 2017-2021 CBA 기간 선수들의 평균 연봉은 계속 하락했다. 중위 연봉(연봉 순위 중간 지점 선수들의 몸값)은 2015년 165만 달러에서 2021년 115만 달러로 추락했다. 개막 로스터 902명 가운데 절반이 넘는 417명이 100만 달러 미만의 연봉을 받았다. 

선수들은 구단이 더 많은 돈을 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사치세 한도를 높이고, 연봉조정 시기와 FA 자격 시점은 당기며, 고의적인 탱킹은 제한하자는 얘기다. 

사무국은 선수노조의 이러한 주장에 '지난 한 달을 돌아보라'고 항변한다. 앞서 언급한 시미언, 시거, 슈어저, 프랑코 모두 기존 CBA 아래서 초대형 계약을 끌어냈다. MLB.com은 지난 한 달 동안 FA 계약 17억 달러, 연장 계약 5억 달러분이 성사됐다고 보도했다. 

구단주들은 기존 CBA에서 얻은 이익을 쉽게 포기할 생각이 없다. 그래서 이번 노사분규는 노동자가 주체가 되는 파업이 아닌, 사용자가 결정한 직장폐쇄다. 미국 언론은 구단주들이 TV 중계권 수익 손실을 원하지 않기 때문에 스프링캠프가 정상적으로 시작할 수 있는 시기에 CBA 개정이 이뤄질 거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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