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징어 게임'. 제공|넷플릭스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오징어 게임'이 골든글로브 작품상 후보가 됐다. 비영어권 콘텐츠 최초의 기록이다.

13일(현지시간) 2022 골든글로브 후보가 발표된 가운데 한국이 만든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이 TV 시리즈 부문 드라마 작품상, 남우주연상(이정재), 남우조연상(오영수) 후보에 올랐다. 한국 TV 프로그램과 한국 배우가 골든글로브 후보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비영어 콘텐츠가 작품상 후보에 오른 것 역시 최초다.

미국 할리우드외신기자협회(HFPA)가 주관하는 골든글로브 시상식은 흔히 아카데미의 전초전으로 불린다. 통상 매년 2월 열리는 아카데미에 앞서 열리며, 영화와 TV 부문에서 수상자를 선정한다.

인종차별 논란 이후 변화와 혁신을 거듭하고 있는 아카데미시상식과 달리 백인남성 회원이 주도하는 골든글로브는 변화가 더딘 시상식이기도 하다. 인총자별, 성차별 논란이 끊이지 않았고, 아시아 작품, 심지어 한국어로 만들어진 할리우드 작품에 대해서도 더 깐깐한 모습을 보여 왔다. 여기에 각종 비리와 특혜 논란이 이어졌고 내년 TV 생중계가 무산되는 망신까지 샀다. 

2020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등 무려 4관왕에 오른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앞서 열린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최우수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하며 한국 작품 수상의 첫 물꼬를 튼 바 있다. 다만 '기생충'은 외국어 영화로 분류돼 작품상 후보에 오르지 못했고, 각본상과 각본상 부문에서는 아쉽게 고배를 마셨다. 

지난해 아카데미 시상식 여우조연상을 받은 '미나리'의 윤여정은 골든글로브에서 후보조차 오르지 못했다. 심지어 '미나리'는 미국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외국어영화로 분류돼 작품상 후보로 거론조차 되지 않으면서 논란을 불렀다. 

그랬던 골든글로브의 문호를 '오징어 게임'이 활짝 열어젖혔다. 내년 시상식을 앞두고 혁신을 다짐한 골든글로브가 글로벌 신드롬을 일으킨 K콘텐츠 대표주자 '오징어 게임'을 적극적으로 끌어안은 모양새다. 

지난 9월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오징어 게임'은 456억을 건 서바이벌 게임에 뛰어든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렸다. 어린시절 골목게임에 목숨이 달린 기묘하고도 지극히 현실적인 이야기는 신드롬적 인기를 누리며 세계를 사로잡았다. 공개 석 달이 채 되지 않았지만, '오징어 게임'은 넷플릭스 역사상 가장 큰 인기를 누린 콘텐츠에 등극했다. K콘텐츠에 대한 시선 또한 더욱 극적으로 달라졌다. 수년째 이어진 한국 콘텐츠의 바람이 더이상 일시적인 현상이 아님을 세계가 알아차린 셈이다. 

대중적 인기에 그치지 않고 '오징어 게임'은 이제 할리우드의 중심부를 파고들고 있다. 할리우드 시상식 시즌의 문을 여는 '고담 어워즈'에서 작품상을 수상했고, 피플스 초이스 어워즈에서도 후보에 올랐다. 보수적 할리우드외신기자협회까지도 '오징어 게임' 파워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던 셈이다. 주인공 성기훈 역의 배우 이정재는 물론 잊을 수 없는 캐릭터를 완성한 '깐부 할아버지' 오영수까지 주연상, 조연상 후보로 고루 조명한 이번 골든글로브의 선택은 할리우드에 미친 코리안 쇼크의 충격파를 고스란히 대변한다.

'오징어 게임'의 바람이 기어코 수상까지 이어질지도 주목된다. 제 79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은 2022년 1월9일(현지시간)에 열린다.

▲ '오징어 게임'. 제공|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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