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항 스틸러스의 김기동 감독 ⓒ한국프로축구연맹
▲ 포항 스틸러스의 김기동 감독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티비뉴스=제주, 허윤수 기자] 포항스틸러스의 김기동 감독이 적으로 만난 이호재(포항)의 엉덩이를 킥을 날렸다.

제주에서 동계 훈련을 하고 있는 포항은 29일 서귀포 효돈 축구공원에서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23세 이하(U-23) 대표팀과 연습 경기를 가졌다. 결과는 포항의 2-1 승리.

연습 경기였지만 치열함은 실전 경기 못지않았다. 오는 6월 열리는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9월 항저우 아시안게임 등을 앞두고 생존 경쟁에 돌입한 대표팀 선수들은 황 감독 눈에 들기 위해 사력을 다했다. 이호재, 고영준, 이수빈, 김륜성은 소속팀 포항을 적으로 상대했다.

동계 훈련 기간 첫 실전을 뛰는 포항도 진심을 다했다. 주장 신진호를 비롯해 임상협, 이승모에 이적생 정재희까지 선발로 내보내며 정면충돌했다.

벤치 역시 분주했다. 김 감독은 큰소리로 선수들에게 움직임을 지시했다. “첫 실전이라 엄청 못한다”라고 너스레를 떨면서도 선수들을 향한 호통, 심판의 오프사이드 판정 항의 등 빈틈없는 모습을 보였다.

김 감독의 가슴을 철렁하게 한순간도 나왔다. 후반 40분 이광준이 대표팀 소속으로 경기에 나선 이호재의 전진을 슬라이딩 태클로 막아냈다. 이때 태클을 피하려고 점프했던 이호재가 착지 과정에서 이광준의 다리를 밟았다.

▲ 이호재(왼쪽)와 이광준(오른쪽) ⓒ한국프로축구연맹
▲ 이호재(왼쪽)와 이광준(오른쪽) ⓒ한국프로축구연맹

이광준은 고통을 호소했고 급히 포항 의료진이 투입돼 부상 부위를 살폈다. 벤치에 있던 김 감독은 “쟤는 왜 밟아?”라고 말하며 근심을 드러냈다.

그도 그럴 것이 이날 부상으로 인한 교체는 심심치 않게 나왔다. 포항 소속으로 대표팀에서 뛰던 고영준이 부상으로 빠져나왔고 김용환도 몸에 이상을 느껴 일찌감치 교체해준 뒤였다.

다행히 이광준의 부상은 심하지 않았다. 곧 털고 일어나 남은 시간을 소화했다. 이호재도 계속해서 사과의 뜻을 밝히며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경기 후 이호재는 김 감독을 찾아가 따로 인사를 했다. 그러자 김 감독은 웃으며 “왜 밟아!”라는 말과 함께 이호재의 엉덩이에 발차기를 가했다. 이호재는 “피하려다가 그렇게 됐어요”라며 다급히 해명했다.

한편 포항은 홈구장 스틸야드와 클럽하우스 보수 작업 관계로 시즌 개막 후에도 제주에서 경기를 준비할 예정이다. 초반 6경기 연속 원정이라는 지옥의 일정을 뚫어내야 하는 큰 숙제를 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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