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슬란드 리그에 진출한 우제욱(중앙) ⓒ에이팩스 매니지먼트
▲ 아이슬란드 리그에 진출한 우제욱(중앙) ⓒ에이팩스 매니지먼트

[스포티비뉴스=허윤수 기자] 최근 K리그1 출신의 유럽 무대 진출 소식이 연이어 들려오는 가운데 4부리그에서도 당찬 도전장을 내민 이가 있다.

아이슬란드 2부리그 토르 아퀴레이리FC는 30일(한국시간) K4리그 인천남동구민축구단에서 뛰던 우제욱(27)을 영입했다고 발표했다. 한국 선수가 아이슬란드 리그에 진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최전방 공격수로 186cm의 신체 조건을 갖추고 있는 우제욱은 2018년 잠시 호주 리그를 경험한 것 외에는 양평FC, 김포FC 등 크게 빛을 보지 못했다. 지난 시즌 성적도 11경기 3골로 평범했다.

그랬던 그가 어떻게 ‘불과 얼음의 나라’ 아이슬란드로 향하게 됐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우제욱의 노력에 행운 한 스푼이 절묘한 조화를 이뤘다.

현재 아퀴레이리의 사령탑인 아르나르손 감독은 누구보다 아시아 무대를 꿰뚫고 있다. 홍콩축구협회 기술위원장을 지내며 K리그와 J리그를 수시로 접했다.

그때 받은 아시아 선수의 인상은 철저한 자기관리와 프로다움. 현재 팀에 젊은 선수가 많기에 모범을 보일 수 있는 선수를 원했다. 물론 우제욱이 최전방에서 싸워주고 버텨줄 선수라는 게 가장 큰 매력이었다.

그렇게 우제욱은 지난해 12월 아퀴레이리의 초청을 받아 입단 테스트를 치렀다. 문턱을 넘는 게 쉽진 않았다. 구단에서 항공편을 비롯한 경비를 지원해줬지만 코로나19로 인해 계획했던 일정이 급격히 짧아지게 됐다. 하지만 마지막 친선 경기에서만 4골 1도움을 몰아치며 극적으로 계약을 따내는 데 성공했다.

▲ 훈련에 참가한 우제욱 ⓒ에이팩스 매니지먼트
▲ 훈련에 참가한 우제욱 ⓒ에이팩스 매니지먼트

아르나르손 감독은 “우제욱은 신체적인 강점이 있기에 득점뿐만 아니라 공간을 열어주는 역할도 기대한다”면서 “홍콩에서 재직할 당시 K리그와 J리그를 볼 기회가 많았다. 모두가 그렇진 않겠지만 아시아 선수들은 철저한 자기관리와 마음가짐을 지니고 있다는 걸 느꼈다”라며 영입 배경을 밝혔다.

“우제욱에게서도 그런 모습과 성실함, 도전 의지가 느껴졌다”고 말한 아르나르손 감독은 “우리 팀은 17세~24세 선수가 많은 젊은 팀이다. 아직 언어가 통하진 않지만, 헌신적으로 뛰는 그의 모습을 보고 많은 선수가 관심을 보였다”라며 입단 테스트 뒷이야기도 전했다.

아이슬란드라는 낯선 무대에서 도전을 펼치게 된 우제욱은 “먼저 좋은 조건과 환경, 도전 기회를 구단에 감사하다. 아이슬란드에서는 한국인을 비롯해 아시아인을 찾아보기 힘들다. 설렘보단 철저한 준비를 두려움보단 선수로서의 발전을 생각하겠다”라며 각오를 다졌다.

K4에서 유럽 진출에 성공한 우제욱의 사례는 축구 선수뿐만 아니라 모든 이에게 희망을 안겨줄 수 있다.

먼저 우제욱은 “김포에서 군 복무를 하며 많은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전역 후 고민이 많았는데 손을 내밀어준 양평과 남동에 꼭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그는 “내가 대단한 선수가 아니기에 누군가에게 영향을 줄 수 있을진 모르겠다. 다만 이번에 노력하고 방법을 찾다 보면 분명 기회가 온다는 걸 느꼈다. 리그와 구단에 첫 한국인 선수인 만큼 더 많은 우리나라 선수에게 기회가 갈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다”라며 남다른 책임감을 보였다.

아퀴레이리의 요청으로 이번 계약을 진행한 에이팩스 스포츠 매니지먼트는 “평소 K3, K4 무대에 좋은 자원이 많다는 걸 알고 있었다. 한정된 기회 안에서 새로운 무대를 고민하던 차에 아쿼레이리와 뜻이 맞았다”라면서 “우제욱의 도전은 개인이 아닌 국내 선수의 또 다른 옵션이 될 수 있다”라며 아이슬란드 진출의 의미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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