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1일(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라쉬드 스타디움에서 훈련하는 백승호. ⓒ대한축구협회
▲ 31일(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라쉬드 스타디움에서 훈련하는 백승호. ⓒ대한축구협회

[스포티비뉴스=두바이(아랍에미리트), 김건일 기자] 파울루 벤투 국가대표팀 감독은 선발 명단에 큰 변화를 주지 않는다. 도전보다는 안정이다. 최종예선에선 손흥민을 비롯해 황의조, 황희찬, 이재성, 김민재, 김영권, 황인범 그리고 골키퍼 김승규 등이 주전으로 활약하고 있다. 선수 기용이 보수적이라는 일부 비판이 있었지만, 이들이 발을 맞추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유기적인 조직력이 만들어지고 결과까지 좋아지자 벤투 감독을 지지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벤투호는 지난달 27일(한국시간) 레바논과 경기에선 기존에 활용하던 4-2-3-1 포메이션 대신 4-4-2로 1-0 승리를 거뒀다. 최전방 황의조를 양쪽 측면에서 도왔던 손흥민과 황희찬이 부상으로 빠진 공백을 조규성과 투톱 전략으로 메웠다.

승점 1점을 위해 전원 수비 전략으로 맞선 레바논을 상대로 경기력과 동시에 결과까지 가져왔다는 점에서, 1일 시리아와 경기에서도 4-4-2 포메이션을 쓸 가능성이 점쳐진다. 또 그간 행보에 따라 선수 기용 역시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홍철을 제외하면 부상 선수도 없다.

하지만 대표팀은 선발 명단 변화가 불가피하다. 미드필더 정우영(알사드)이 레바논전 경고 누적으로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았다. 수비력과 함께 날카로운 패스로 무장한 정우영은 지난해 10월 시리아와 최종 예선 A조 2차전을 시작으로 레바논과 경기까지 6경기 연속 황인범과 함께 중원을 지킨 핵심 전력이다.

대체 선수로는 백승호(전북현대)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백승호는 현재 대표팀에서 유일하게 정우영과 같은 수비형 미드필더가 주 포지션이다.

백승호는 지난 시즌 독일에서 전북으로 돌아온 뒤 김상식 감독의 지도 아래 수비형 미드필더로 탈바꿈했다. 수준급 패스 능력과 함께 왕성한 활동량과 수비력이 더해지면서 전북 붙박이 미드필더로 우승을 이끌었고, 이를 바탕으로 벤투호에 승선했다.

무엇보다 이번 전지훈련에서 치러졌던 아이슬란드와 몰도바와 두 차례 평가전에서 모두 골을 터뜨렸다. 몰도바와 경기에선 장기인 프리킥으로 득점했다. 현재 손흥민이 빠져 있는 대표팀에 마땅한 오른발 프리킥 전담 선수가 없다는 점에서 점수를 얻을 수 있다. 두바이에서 진행된 훈련에서도 화려하고 묵직한 슈팅으로 동료들의 감찬사를 유도하기도 했다.

지난해 9월 최종예선을 앞두고 2년 만에 대표팀에 부름받은 백승호는 최종예선에선 손준호와 정우영에게 밀려 선발 기회를 잡지 못했다. 지난해 11월 이라크전 교체로 2분 출전이 전부다.

대표팀 신입생 김진규(부산아이파크)도 후보다. 날카로운 패스와 함께 공을 잘 다룬다는 평가를 받는 김진규는 터키 전지훈련에 새로 합류한 대표 선수 8명 중 유일하게 살아남았다. 백승호와 마찬가지로 아이슬란드와 몰도바와 두 차례 평가전에서 연속골로 벤투 감독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1997년생 동갑내기이기도 한 두 선수의 경쟁은 이미 펼쳐지고 있다. 두바이에서 셋쨋 날인 지난달 30일 전술 훈련에서 백승호와 김진규를 중심으로 편이 갈렸고, 둘은 측면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정면에서 마무리하는 연습을 번갈아 했다. 벤투 감독이 주시한 가운데 백승호가 화려한 발재간과 슈팅으로 어필했다면 김진규는 정확한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최종예선 7경기에 모두 선발 출전하면서 시리아와 경기에도 선발 출전이 유력한 황인범은 "(정)우영이 형의 존재감과 역할이 얼마나 큰지 많은 분들이 알고 있지만 대표팀은 한 선수가 없다고 해서 무너지는 팀이 아니다. 같은 역할을 할 선수는 없을 지라도 자신만의 장점으로 대신할 수 있는 다른 선수가 나올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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