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준서는 '5위'로 마친 뒤에도 환히 웃었다. ⓒ 연합뉴스
▲ 이준서는 '5위'로 마친 뒤에도 환히 웃었다. ⓒ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베이징, 이성필 기자] 시상대에 오르진 못했지만 이준서(22, 한국체대)의 표정은 밝았다. "아쉽긴 하지만 한국이 1등이잖아요"라며 씩 웃었다.

이준서는 9일 중국 베이징 캐피털인도어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베이징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500m 결선에서 2분09초622의 기록으로 5위에 이름을 올렸다.

'홈 텃세'에도 흔들리지 않았다. 앞서 이준서는 남자 쇼트트랙 1000m 준결선에서 석연찮은 판정으로 다음 라운드 티켓을 우다징(중국)에게 내줬다. 

2위로 결승선을 통과했지만 추월을 시도할 때 뒤늦게 레인 변경을 했다는 이유로 실격 처리됐다.

연이은 판정 논란에 심적으로 녹록지 않았을 상황. 게다가 남자 1500m 첫 경기인 준준결선에서 중국 선수와 한 조에 묶여 우려가 컸다. 

그러나 이번에는 '판정'이 장애물이 되지 않았다. 이준서는 압도적인 기량으로 준준결선을 1위로 통과했다. 준결선 역시 가장 먼저 결승선을 밟으며 절정의 컨디션을 자랑했다. 

이준서는 경기 뒤 스포티비뉴스와 인터뷰에서 "(5위라는 성적이) 아쉽긴 하다. 그래도 한국이 1등해서 뿌듯하다"며 웃었다. 

남자 1500m 결선에서 황대헌(23, 강원도청)이 2분09초219로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베이징올림픽 한국 선수단의 첫 금메달.

이준서는 "(황)대헌이 형에게 축하한다 말씀드렸다. 워낙 쟁쟁한 선수들이 10명이나 올라와서 그게 좀 (레이스할 때)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이날만큼은 기존 판정과 다른 분위기가 느껴졌다고 귀띔했다. "오늘(9일) 판정은 이전과 조금 달라졌음을 느꼈다. 공정성 면에서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런즈웨이(중국)가 준결선에서 실격받는 걸 보고 확실히 느꼈다"고 설명했다.

"1500m 결과가 아쉬움은 남지만 좋은 경험이라 여기고 남은 경기와 다음 올림픽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다. 베이징올림픽을 잘 마무리하겠다"고 덧붙였다.

▲ 박장혁과 황대헌, 이준서(왼쪽부터) ⓒ 연합뉴스
▲ 박장혁과 황대헌, 이준서(왼쪽부터) ⓒ 연합뉴스

2000년생인 이준서는 베이징올림픽에 출전한 한국 남자 쇼트트랙 선수 중 가장 나이가 어리다. 2019-20시즌 쇼트트랙 월드컵에서 3관왕에 올랐고 베이징 올림픽 대표팀 선발전에선 황대헌에 이어 2위로 태극마크를 달았다.

1500m 메달도 기대됐다. 최근 4시즌 동안 ISU(국제빙상연맹) 월드컵에서 이 종목 금메달 1개, 은메달 4개, 동메달 2개를 획득했다.

이준서는 속도를 낼 때 거미처럼 웅크린 자세로 '거미 스케이터'라는 별명을 지내고 있다. 10대 시절부터 엄청난 잠재력을 지닌 유망주로 평가받았다. 이번 올림픽에서도 다크호스로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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