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판정 시비가 없게 아웃 코스로 빠져 나와 선두 질주 본능을 보여준 황대헌  ⓒ연합뉴스
▲ 판정 시비가 없게 아웃 코스로 빠져 나와 선두 질주 본능을 보여준 황대헌 ⓒ연합뉴스
▲ 판정 시비가 없게 아웃 코스로 빠져 나와 선두 질주 본능을 보여준 황대헌  ⓒ연합뉴스
▲ 판정 시비가 없게 아웃 코스로 빠져 나와 선두 질주 본능을 보여준 황대헌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베이징, 이성필 기자] 인코스로 지적당하자 아웃 코스로 심판진의 의심의 눈초리를 완벽하게 피한 태극전사들이다. 

9일 중국 베이징 캐피탈 인도어 스타디움에서는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500m 예선과 결선, 여자 1000m 준준결선, 3000m 계주 준결선이 열렸다. 

경기를 앞두고 쇼트트랙을 감싼 기류는 냉각 그 자체였다. 지난 7일 남자 1000m에서 벌어진 오심 판정이 국제적인 이슈가 됐기 때문이다. 한국과 헝가리 두 체육 수장이 경기장에서 만나 협력을 논하는 등 국제빙상경기연맹(ISU)을 강하게 견제하는 분위기도 만들어졌다. 

밖에서 행정적으로 다른 국가와 뭉치는 동안 선수들이 실력을 보일 차례였다. 이를 갈고 나선 황대헌, 이준서, 박장혁은 경기 전날 취재진을 향해 "작전은 비밀이다"라며 모든 것은 빙판 위에서 보여주겠다고 약속했다. 

결과는 환상적이었다. 3명 모두 결선에 오르는 저력을 과시했다. 황대헌은 레이스 초반 후미에서 코치진의 지시를 들으며 전방을 본 뒤 5바퀴를 남기고 아웃코스로 빠져 전속력으로 질주해 선두를 차지했다. 

1000m 준결선에서 아웃코스에서 인코스로 파고들며 1위로 들어왔지만 늦은 레인 변경이라는 지적과 함께 페널티를 받았던 황대헌이었기에 억울함을 1500m에서 예선부터 아웃코스로 풀었다. 

▲ 폭풍 질주로 2위를 차지하며 여자 계주 3000m 결선행을 이끈 최민정(왼쪽 두 번째) ⓒ연합뉴스
▲ 폭풍 질주로 2위를 차지하며 여자 계주 3000m 결선행을 이끈 최민정(왼쪽 두 번째) ⓒ연합뉴스

 

이준서도 마찬가지, 역시 4위로 틈을 보다가 바깥으로 돌면서 선수의 흐름을 보고 그대로 1위로 치고 올라왔다. 작은 틈은 한국에 10차선 대로나 마찬가지였다. 그 누구도 건들지 못했다. 

박장혁도 런즈웨이와 붙어 가다 순식간에 앞으로 나왔다. 런즈웨이는 코너에서 직선 주로로 빠지기 전 박장혁이 건든 것처럼 두 손을 들는 행동을 했지만, 비디오 판독 끝에 페널티를 받았다. 박장혁 자체가 정상 주행이었다. 11바늘이나 꿰매는 아픔이 있었지만, 질주에 장애가 되지는 않았다. 

무려 10명이 엉겨 싸우는 결선에는 1000m에서 아깝게 실격당한 류 산도르 사오린(헝가리), 유리 콘포톨라(이탈리아), 스티븐 드뷔이스(캐나다) 등 만만치 않은 상대들이 대기하고 있다. 

그러나 황대헌은 9바퀴가 남은 시점부터 뒤에서 순식간에 치고 나와 선두를 견인했다. 이후 추격자들의 방해에서 더 멀어지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마치 "이것이 한국 남자 쇼트트랙이다"라고 보여주는 것 같았다.  

여자부 계주는 최민정의 개인 역량이 돋보였다. 4바퀴를 남기고 3위로 밀렸고 두 바퀴째에 김아랑과 배턴 터치를 한 뒤 폭풍 질주를 했다. 그저 앞만 보고 나갔고 극적인 결선행을 이뤄냈다. 정신력과 의지가 만든 결선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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