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민규가 은메달 획득을 확정지은 후 태극기를 들고 빙판을 달렸다. ⓒ연합뉴스
▲ 차민규가 은메달 획득을 확정지은 후 태극기를 들고 빙판을 달렸다.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이교덕 기자] 제갈성렬 SBS 해설위원은 차민규(28, 의정부시청)의 은메달 획득이 확정되고, 흐르는 눈물 때문에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사실 7, 8위 정도로 봤다. 모두 메달은 어렵다고 했다. 그걸 극복하고 메달을 따준 게 감사하다. 너무 감동스럽다"며 울먹였다.

2018평창동계올림픽 은메달리스트 차민규가 승부사 기질을 유감 없이 발휘했다. 12일 중국 베이징 국립스피드스케이팅오벌에서 열린 2022베이징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500m에서 34초39를 기록해 2위를 차지했다.

1위는 34초32의 가오팅유(중국), 3위는 34.49의 와타루 모리시게(일본).

예상을 깬 은메달이었다. 차민규는 최근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스케이트 날 적응에 애를 먹어 기록이 나오지 않았다. 메달권은 어렵다는 전문가들의 평가가 이어지고 있었다.

하지만 차민규는 실전에 강한 강심장이었다. 빠르게 스타트를 끊더니 스피드가 떨어지지 않고 추진력을 끝까지 유지해 결승점을 통과했다. 코너에서 약간의 실수를 의식한 듯 표정이 밝진 않았지만, 은메달이 확정되자 그제야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다.

차민규는 "은메달이어도 충분히 기분 좋다. 가족들과 도와주신 분들이 있었기 때문에 2연속 메달을 딸 수 있었다"며 "생각했던 것보다는 기록이 아쉬워서 조마조마했다. 그런데 좋은 결과가 나와서 기분이 좋다"는 소감을 밝혔다.

모두가 어렵다고 할 때 조용히 반전을 준비 중이었다. 차민규는 "월드컵 때 생각보다 기록이 많이 안 좋았다. 하지만 올림픽에 최대한 포커스를 맞혔고, 그 덕분에 좋은 성적이 나왔다"고 말했다. 자신을 믿고 자신감 있게 달린 게 2연속 올림픽 메달의 비결이었다.

차민규는 믿어주신 국민들께 감사 메시지를 전했다. "최근 성적이 안 좋았지만, 기대해 주신 팬 여러분 감사합니다. 덕분에 2연속 메달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감사드립니다"라고 인사했다.

차민규는 올림픽 데뷔전인 평창올림픽에서 '깜짝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금메달을 딴 호바르 로렌첸(노르웨이)과 기록 차는 불과 0.01초.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모태범의 금메달 이후 8년 만에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 메달이었다.

그러나 올 시즌 예상 밖 슬럼프에 시달렸다.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 랭킹이 11위까지 처졌다.

차민규의 500m 개인 최고 기록은 34초03. 베이징올림픽 출전 선수 가운데 33초대 기록 보유자만 5명에 달해 메달권 진입이 어려워 보였다.

하지만 차민규는 올림픽 개막에 초점을 맞춰 컨디션을 조율했고 고질적인 골반 통증도 깨끗이 멎어 조용히 반전을 계획하고 있었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