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베어스 홍건희(왼쪽)와 선동열 전 야구대표팀 감독 ⓒ 두산 베어스
▲ 두산 베어스 홍건희(왼쪽)와 선동열 전 야구대표팀 감독 ⓒ 두산 베어스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모처럼 뵙네요."

두산 베어스 우완 홍건희(30)는 지난달 27일 반가운 얼굴과 마주했다. 선동열 전 야구대표팀 감독(59)이 두산 스프링캠프 훈련지인 울산문수야구장을 찾았다. 두산 측의 요청으로 투수들을 살펴보며 조언해주기 위해 들렀다. 

홍건희는 "2012년에 KIA에서 프로 2년차였을 때 감독님과 1년 정도 함께한 뒤 군대에 갔다. 그리고 2015년 프리미어12 대표팀 상비군으로 갔을 때 뵙고 이번에 모처럼 뵙는다"고 반가운 마음을 표현했다. 

선 전 감독과 홍건희는 2012년 KIA 타이거즈에서 처음 인연을 맺었다. 선 전 감독은 2010년 시즌을 마치고 삼성 라이온즈 지휘봉을 내려놓은 지 1년 만에 프로팀 감독으로 돌아온 해였고, 홍건희는 프로 2년째 유망주였다. 

홍건희는 2011년 신인 시절 시범경기에서 배짱 넘치는 투구로 눈도장을 찍으며 '리틀 윤석민'으로 불렸다. 신인왕 후보로 거론될 정도로 시범경기 페이스가 좋았다. 그러나 프로의 벽은 높았다. 홍건희는 그해 1군 5경기에서 5⅓이닝, 평균자책점 6.75에 그쳤다. 

선 전 감독이 부임한 2012년에는 아예 1군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다. 홍건희는 절치부심해도 결과가 좋지 않자 2012년 시즌을 마치고 상무(국군체육부대)에 입대했다. 홍건희가 전역하고 팀에 복귀했을 때는 선 전 감독이 KIA 유니폼을 벗고 없었다. 그렇게 선 전 감독에게 홍건희는 아까운 원석으로 남아 있었다. 

세월이 흘러 홍건희는 어엿한 한 팀의 필승조로 성장했다. 2020년 시즌 트레이드로 두산 유니폼을 입은 뒤 선수 인생이 180도 달라졌다. 지난해는 65경기에 등판해 6승, 17홀드, 3세이브, 74⅓이닝, 평균자책점 2.78로 맹활약하며 팀 내 구원투수 가운데 고과 1위에 올랐다. 올해 연봉은 1억1000만원에서 127.3% 오른 2억5000만원에 도장을 찍었다. 

선 전 감독은 이날 홍건희의 불펜 피칭을 지켜본 뒤 미소를 지었다. 홍건희는 "내 예전 모습을 기억하시고 비교해서 말씀해주셨다. '하체가 안정되고, 힘 쓸 시간을 벌어줘서 좋아졌다'고 해주셨다"고 했다. 

홍건희는 옛 스승의 기분 좋은 칭찬을 기억하며 예정한 대로 차근차근 시즌을 준비하려 한다. 그는 "올해는 데뷔 후 가장 천천히 몸을 끌어올리고 있다. 지난해와 재작년에 많이 던진 여파 때문에 천천히 하도록 주문해주셨다. 지금은 어느 정도 올라왔다"며 올해도 필승조로 팀에 보탬이 되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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